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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훈 Jun 07. 2024

맨발걷기Q&A(1) 오해와 부작용

맨발의사가 알려주는 맨발걷기의 모든 것(15)


맨발걷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첫 번째 이야기


맨발걷기를 하면서 통증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우선은 지면을 빌려 먼저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제가 일일이 답을 다 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틈날 때 답을 달기도 하는데 그렇지만 역부족입니다. 가급적 다양한 질문을 묶어서 영상으로 대답을 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미 여러 번 말씀드린 내용인데 영상으로나 댓글로 계속 남기기는 어렵습니다. 저희 채널의 재생목록에서 맨발걷기와 관련된 내용들만 따로 묶어두었으니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맨발걷기 부작용

https://youtu.be/vfAGwQMKBPk?si=JMeZ4GUxFmTMquUF


인터넷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내용은 개인의 경험에 관한 것입니다. 개인의 경험은 참고사항은 될 수 있지만 완전한 의학적 기준이 될 수 없음을 이해하시고 자신의 상황을 감안하여 적절하게 조정하여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 내용 중 일부는 논문을 참고한 것이며 나머지는 제가 진료실에서 환자를 볼 때의 경험을 그대로 살린 의학적 조언입니다. 그러나 제가 직접 환자를 진찰하지 않은 상태에서 드리는 정보이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저의 조언을 환자분들이 과도하게 절대적 지식으로 믿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길로 갈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니 증상이 나빠질 때는 가까운 전문 병원을 찾아서 진찰을 받고 조언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Q&A 1. 맨발걷기에 대한 오해와 이상반응


맨발걷기에도 부작용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좀 있습니다.



맨발걷기에도 부작용이 있는가?


맨발걷기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므로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편한 증상들은 부작용이 아니라 몸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응이므로 명현 반응이라고 해야 한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명현 반응이라는 게 사실은 한의학계에서도 별로 쓰이지 않는 단어입니다. 실제 의학적으로 쓰는 단어가 아닌데 중국 고서에 나오는 내용을 차용해서 쓰는 것이기에 이 책에서도 명현 반응이라는 용어는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일반적인 통념으로는 치료를 했을 때 원하는 결과가 나타나기 전에 예상치 못한 불편한 증상이 나타날 때 명현반응이라고 많이들 씁니다. 그래서 명현 반응은 일종의 호전 반응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불편한 증상이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저는 이 책에서는 이상반응이라고 부르겠습니다.


Q) 맨발걷기를 5일째 했는데 종아리가 아픕니다.


Q) 맨발로 1시간 걸었는데 발이 아프고 열나는 것 같습니다. 


Q) 맨발걷기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뒤꿈치 통증이 있어요. 


이런 분들이 있었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제가 만난 맨발걷기 매니아 중에는 이런 이상반응을 극단적으로 참아가면서 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족저근막염이 있어서 발바닥이 아픈데도 석 달간 참고했더니 다 해결되더라."라고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분은 굉장히 의지가 강하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권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단계를 낮추면 이상반응은 대체로 좋아져


대체로 맨발걷기 후에 나타나는 이상반응은 단계를 좀 낮추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단계는 걷는 시간과 걷는 바닥을 말하는 겁니다. 걷는 시간을 줄이시거나 좀 더 부드러운 바닥을 선택하신다면 이상반응이 대체로 해소됩니다.



만일 1시간 걸어서 불편했다면 아예 한 10분이나 15분 정도로 걷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바닥도 조금 더 부드러운 바닥으로 바꾸면 발에서 생기는 통증과 열감 등이 대체로 좋아집니다. 이렇게 시간을 줄이고 부드러운 바닥에서 서서히 적응해 나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맨발걷기 후에 피곤하다거나 발이 아프다는 것이 가장 흔한 이상반응입니다. 지금껏 발이 신발 속에 갇혀서 완전히 맨땅하고 만난 적이 없다가 만나니까 당연히 처음에는 적응과정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은 일주일 내에 좋아지고 길어도 적응과정이 한 달 넘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잘 적응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습니다. 


정리하자면 시간을 줄이든지 아니면 조금 더 부드러운 바닥에서 맨발걷기를 하신다면 이런 이상반응은 대부분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맨발 걷기 하고 난 다음에 피곤한 상태에서 이어서 계속 일을 하시는 것은 별로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맨발로 걷고 좀 피곤하면 할 수만 있다면 잠깐이라도 한숨 주무시거나 좀 쉬시면 훨씬 더 회복이 좋습니다. 그다음 맨발걷기 할 때 훨씬 부담도 적고 할 때마다 기분이 더 좋아져서 꾸준히 할 수 있게 됩니다.


면역력이 낮은 분들도 단계를 좀 낮춰서 시작하시기를 추천합니다. 당뇨가 심해서 혈당 조절 안 되는 분이나 인슐린 주사를 많이 맞아야 되는 분들,  감염성 질환에 자주 걸리는 분들은 부드러운 바닥에서 5분 정도 맨발로 서는 것부터 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이런 분들은 반드시 파상풍 주사를 먼저 맞고 맨발걷기 하시기를 바랍니다.



"당뇨환자는 맨발걷기를 하면 안 된다고?"



어떤 의사선생님들은 "당뇨가 있으면 맨발 걷기를 하면 안 된다."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분도 있는데 제가 보기에 그건 좀 과한 얘기입니다. 


의사들이 당뇨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첫인상이 있습니다. 인턴 시절에 내분비내과와 정형외과에서 심한 당뇨로 인해 발에 상처가 생겼는데도 잘 알아채지 못해서 점점 상처가 깊어져 결국 발가락이나 발의 일부를 잘라낸 분들을 드물지 않게 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당뇨환자의 발에 상처가 나도 잘 낫지 않는 경우를 '당뇨발'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의사들이 당뇨에 발이라는 단어가 따라오면 직관적으로 끔찍한 모습의 당뇨발을 떠올리게 됩니다. 당뇨가 있는 분들에 대한 의사선생님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확률적으로 본다면 맨발걷기는 고지혈증 약이나 진통제보다도 오히려 부작용이 훨씬 적고 가볍습니다.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약을 아예 먹지 말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혹시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부작용을 알려주고 잘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왜냐하면 맨발걷기를 꾸준히 하면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무척 다양하고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당뇨가 있는 분들은 조심은 해야 됩니다. 한 번 상처가 나면 정말 당뇨발처럼 그렇게 상처가 심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분들은 맨발걷기를 할 때 바닥을 더 잘 살피고 더욱 조심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험할 정도로 당뇨가 잘 조절되지 않는 분들이라면 꼭 파상풍 예방접종을 하시기를 권합니다. 접지 신발이나 접지 양말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맨발로 걷는 것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접지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뇨가 잘 조절되시는 분이라면 맨발로 걷고 난 다음에 발을 씻으면서 자기 발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정도만 하더라도 큰 무리 없이 맨발 산책을 즐기실 수가 있습니다.



당뇨가 조절이 안된다든지 면역이 떨어지시는 분들도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맨발로 걷는 이 축복을 누릴 수 있는 어떤 좋은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맨발걷기를 통해 발을 튼튼하게 하고 균형감각을 기르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통해 전신적인 건강을 회복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의사생활 20년이 가까워지니까 갈수록 크게 다가오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스트레스입니다. 의사생활 초기에는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일반인들의 인식이 그냥 막연한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 그 당시는 의학교과서나 논문에서도 스트레스가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목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뇌과학과 심리학이 발달하면서 스트레스가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끼지 않는 곳이 잘 없을 정도로 현대인의 질병에는 스트레스가 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반드시 논문에서 찾아 보지 않더라도 수만명의 환자를 직접 치료하고 보니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너무 많다는 것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낍니다. 맨발걷기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내가 자연의 일부임을 피부로 느끼는 분들은 확실히 자신의 병에 대해서도 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 제 환자분들 중에는 맨발걷기를 하면서 몸도 좋아지지만 삶이 평화롭게 되었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당뇨가 있으니까 나는 맨발로 걸으면 안 돼" 이렇게 생각하신다면 잠시 왔다가 가는 이 지구별 여행을 하는 동안 큰 축복을 하나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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