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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May 20. 2024

삶아야 보이는 것들

2024_이야시크릿_11



꼭 달걀처럼 매끄럽고

또 국수처럼 탱탱하고

혹 수건처럼 부드럽다면

어쩌면 좋았을지도 모를 일


두 번은 맞는 고장난 시계처럼

그런 때도 오기 마련이지만

쉬이 으깨지고 뚝 끊어지고

젖어가니 축축하게 남은 끝이

비집고 올라와 엉망으로 굴러

까지고 아파서 멈출지도 몰라


유독 더 깊게 파인 틈에

우거진 숲의 안개에 가려

내릴 수 없게 끌려가도

끌리지 않도록 들려오네

꼬끼오, 꼭이요!


약속된 여명의 울림으로

새로이 맞이하라 알리지

미혹된 어둠을 몰아내고

마땅한 시간으로 뻗을래


오래 끓여 푹 익은 채로 채우는

풍요로운 아침마저도

닮은 듯 반기는 햇살까지도

소박하게 이루고 꾸던 대로 이루는

뜨겁게 달아올라 찾았던 좋음처럼

말해줄 거야 삶은 따뜻하다고

삶을 기다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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