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종류 중에서도 특히 '와인'을 좋아하는데 현재 남편은 좋은 와인이나 특이한 와인 등을 한두 병씩 사모으는 걸 취미로 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와인이 유행하면서 남편도 유행에 합류하여 슬슬 시작했던 것 같다. 특히 와인바나 와인샵에 가는 것도 좋아하는데 좋은 와인을 같이 먹을 수 있는 파스타도 자주 간다. 다들 예약하기도 어렵다 하는 파스타바를 예약해서 이른바 '서울 3대 파스타바' 중 2곳을 다녀왔다.
그 외에도 주변 지인들 중 와인을 잘 알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추천받거나 모임에 초대받아 종종 와인 커뮤니티도 다녀오곤 한다.
와인을 좋아하고, 와인을 공부하고, 와인과 함께 먹는 음식을 만들고 먹는 것도 잘하는 남편은 와인을 먹을 때마다 항상 향을 맡고 한모금한 뒤 그 맛에 대해 설명하곤 한다.
와인바에 처음으로 같이 갔던 날,
와인을 선택해 주문한 후 직원이 직접 와인을 설명해 주는데
당시 나는 어떤 느낌인지도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라, 멍하게 쳐다보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남편은 직원의 설명에 맞장구치며 자신 있게 이야기를 진행해 가며 한껏 와인에 대한 즐거움을 뽐냈었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무슨 맛이 나는지 그런 걸 어떻게 알지?"라는 나의 질문에
"나도 그냥 들어보고 먹다 보니 그런 거 같아서 말하는 거야"
라고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남편은 말했다.
그 이후로도 가끔 같이 와인바를 가면 와인 선택은 전적으로 남편한테 맡긴다. 그가 선택한 와인은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기에.
와인을 바라보는 남편의 눈빛은 항상 진지하고 뜨겁다.
와인을 사랑하고 아끼고 애지중지하는 남편을 보며 나도 함께 그런 마음이 생겨 그런지 오늘도 다 마신 와인병을 버리지 못하고 한쪽 구석에 모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