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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르쮸 May 31. 2023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인생에 눈 부신 날은 언제일까?


2019년, JTBC에서 방영된 '눈이 부시게'라는 드라마를 유튜브에서 짧게 짧게 요약본으로 본 적이 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대단하다는 호평과 함께 그 해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김혜자 선생님께서 대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던 작품이다.


요약본만 봐도 이미 눈물, 콧물이 되어버릴 정도라 첫 화부터 제대로 봤다면 한 동안은 그 감동과 감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극 중 김혜자 선생님은 젊은 딸을 연기하는데 가끔 딸의 연기를 하면서 엄마를 표현하는 부분들이 등장한다.

딸과 엄마, 그 어딘가에서의 연기를 볼 때마다 '어떻게 저런 감정들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엄마를 연기하면서 극 중 아들을 대할 때는 '역시 엄마는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위로와 위안이 된다'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무튼 눈이 부시게 작품에서는 마음을 울리는 많은 대사들이 나오는데 특히 김혜자 선생님께서 대상 수상 소감으로 말씀하신 대사가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나는 이 대사가 가장 좋았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 것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충분히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우선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너무나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우리 아빠, 엄마의 자식으로 태어난 것.

- 많은 나라 중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

- 태어나보니 여자고 오빠가 있다는 것.

- 무엇보다 살아있는 생물 중 사람으로 태어난 것.

태어난 그 순간부터 나의 가족과 친구들과 그리고 남편과 수많은 지인들과 인연이 되어 살아간다는 것.

특히 사람으로 태어나 많은 것을 누리고 기쁘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

이런 것들에서 오는 굉장함과 대단함. 그리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경외감이 무척이나 소중하다는 것을 느낀다.   

 

또한 우리들은 모두 오늘을 살고 미래를 살아간다.

사람인지라 후회도 되고 지난날을 돌아보며 그 당시의 행복에 자꾸 집착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이미 지난 과거는 경험으로 삼아 오늘과 미래에 밑거름으로 사용할 뿐 후회나 집착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런 생각들로 하루를 보낸다는 건 너무나 아까운 일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과거는 과거일 뿐, 정말 중요한 건 지금과 바로 오늘이니까.

오늘이야말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면 이것도 굉장하다.

- 오늘이 가장 젊고 예쁜 날이라는 것.

- 가족, 친구들의 오늘도 볼 수 있는 것.

- 오늘의 날씨, 자연 등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것.

- 무엇보다 오늘 내가 숨을 쉬고 살아간다는 것.


세상에 태어나서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만큼 '눈이 부신 것'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눈이 부신 날을 찾는다는 건 눈이 부신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 것 같다. 오늘을 살아가고, 오늘을 감사하고, 오늘을 기뻐하면 된다.


죽음을 앞두고 '나의 눈부신 날이 언제였을까' 생각한다면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 마음먹은 바로 그날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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