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현 Jun 10. 2020

오늘회 로고가 손인 이유

일상생활에서의 회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온 오늘회 김재현입니다.

지난번 오늘회 종이패키지에 대해서 글을 쓰고 나서 몇개월이 지났네요. 그때 예고했던 오늘회 로고가 손인 이유에 대해서 이제서야 겨우 정리가 되어 이렇게 글을 써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내용은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마케팅을 총괄하시는 박성재님에 의해서 정리되었습니다.



특수한 상황의 음식과 남성적인 메뉴

오늘회 시작계기는 제가 엄청 이야기하지만, 별다른 계기가 있지 않았습니다. 정말 우연이었고 그 우연을 사업으로 끌고갈 것이냐는 오로지 선택에 달린 문제였어요. 다만 저는 오늘회를 이어나가건 이어나가지 않건 몇가지 문화적으로 바꿔보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회라고 하는 음식은 언제나 특별한 날에 먹는 특별한 음식이었어요. 잔치가 있거나 여행을 가야지 먹을 수 있거나 회식으로 먹어보거나. 그 어떤 "계기"가 만들어져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의 추천이 매우 필요한 음식이기도 했습니다. 주변에 회를 잘아는 사람이 있어야 맘 놓고 먹을 수 있고, 혹은 레스토랑의 주방 추천으로 불안감을 해소하는 음식이죠.


제가 오늘회를 시작하고 받았던 질문 중에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 있는데 "회는 분기에 한번 먹어야 많이 먹는거 아닌가?" 였습니다.


회라는 음식은 재구매율이 떨어질 거라는 가정이 담긴 질문이었죠.


회는 꽤나 남성적인 문화의 산물이기도 했습니다. 왜냐면 여성분들이 회를 접하는 주기보다 남성분들이 회를 접하는 주기가 훨씬 잦았어요. 아마도 그것은 생활패턴, 사회생활과 소득(혹은 법카)와도 관련이 있었을 겁니다. 회를 먹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두가지 장면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부둣가(시장)에서 회를 막썰어 소주를 털어넣는 장면

고급스시야에서 실장이 내어주는 코스요리를 먹는 장면 이요.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면은 아니죠.



오늘회는 쉽게 접하고 쉽게 소비한다.

오늘회의 편이성과 구매장점은 "배송시스템"에 의해서 실현되고 있습니다. 아직 [저녁]시간에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회라고 하는 특수한 메뉴를 생활 속으로 꽤나 끌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상품적 특성이 이를 뒷받침하는 것도 있었요. 1인용 회를 처음으로 시도하고 계속해서 종류를 늘려나가는 행위는 생각날 때마다 쉽게 회를 소비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많은 접점과 쉬운 구매편이성은 오늘회에서는 [일상성]을 만드는 중요한  key factor입니다. 그리고 일상성을 넓혀나가는 것이 오늘회의 성장, 회 소비시장의 성장, 오늘회만의 독특함이 될 것이라 확신했고요. 왜냐하면 일상성은 항상 카테고리를 막론하고 시장을 혁신해오고 키워왔거든요.


하루에 원두로 내린 커피를 3-4잔씩 마시듯이,

스마트폰으로 책상에 앉지 않아도 하루에도 수백번 인터넷으로 접속하듯이,

이제는 파스타를 집에서 만드는 것이 더는 특별한 일이 아니듯이요.


일상성이라고 하는 것은 얼마나 재구매와 재사용을 빈번하게 일으키는 원동력인지,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상황에서 더 많은 용도로 더 편하게 회를 이용해서 회의 일상적 이용행태를 이끌어낸다면 그 때야말로 오늘회는 성공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고객들의 일상적인 경험을 다시 고객의 기대로 만드는 것

그러나 일상성은 반드시 기능의 편이로만 만들어지진 않습니다. 오후 3시에 주문해서 저녁 7시에 도착한다는 것이, 그리고 1인용 회가 있다는 것이 일상적인 경험을 상상할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니죠. 내가 구매할 수 있냐, 아니냐는 그리 합리적인 이유로만 결정하지 않습니다.


내가 오늘회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 구체적인 상상은 구매허들을 쉽게 뛰어넘게 합니다. 오늘회의 서비스가 고객님들의 예측가능범위 안에 들어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아직 오늘회를 구매하시는 고객님들은 얼리어답터의 성격을 띄고 계세요. 상품이 확실하지 않고, 서비스가 처음보는 브랜드인데 구매를 합니다. 구매의 포인트는 상품의 독창성과 배송속도의 신기함때문이죠. 얼리어답터 수용의 단계를 지나면 '캐즘 : 단절' 의 위기가 찾아올 것입니다. 일반 고객님들은 엄청 깐깐하시든요. 불확실성에 지갑을 열지 않는 정말 "대중"의 단계인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회의 신기함만으로 구매욕구를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일반 고객님을 오늘회의 신규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다른 가치를 전달해야해요. 


그런데 아직 얼리어답터 단계까지도 못간 것 같기도 하고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늘회는 회의 일상적인 행태를 고객님들에게 제시(주입)해드리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요. 이렇게 드셔보시면 어떨지 제안을 엄청 많이 하기도 하고, 기존 고객님들의 경험을 보여드리기도 하죠. 아직 회와 수산물에 대해서 잘 모르시고, 그리고 앞으로도 잘 모르실 고객님들이 훨씬 많으실 거라서 이런 접근으로 상상가능 조그마한 단서만 던져드리는 것입니다.


오늘회 고객님들의 진짜 후기


성게알과 감태를 같이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제철이라서 한치회가 투명하고 달달해서 물회육수에 넣어서 시원하게 드시라고 구체적인 상상을 하실 수 있게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부부의 세계 드라마를 기다리면서 스파클링 와인과 1인용 회를 준비하는, 오늘회의 해산물 덮밥을 주문해서 배우자 몰래 그릇에다 세팅해놓고 맛있는 것을 준비했다며 생색내는 그런 일상적인 상상이요.


오늘회는 지금 고객님들이 잘 생산해주시는 일상 경험을 재생산하고 다시 잠재고객들의 기대로 이끌어내는 것이 앞으로의 큰 숙제일 것입니다. 숙제를 잘 해결한다면 감사하게도 오늘회에 매출로 돌아오겠지요.



물고기는 일상생활을 상상케 하지 못한다

그래서 기존 수산물 브랜드의 로고들이 일편천률적으로 추구하던 바다의 파란색을 반영하고, 물고기 이미지를 형상화한 형태는 오늘회가 추구하는 일상성을 표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계속해서 제안받았던 로고과 이미지들은 바다를 표현한 것들이었어요.


바다와 물고기는 생산지와 생산자의 전문성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회의 정체성은 전문성에 있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물고기를 대체할 다른 것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러다보니 오늘회가 이제껏 생산했던 컨텐츠에 집중을 하게 되었고 오늘회의 상품 사진들을 보면 항상 손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상품의 특징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소비하는 주체(고객)와

그 주체가 어떻게 이 음식을 대하는지(이용행태)를 표현을 해왔었더라고요.

이거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손"을 디벨롭한 것이 지금의 오늘회 로고입니다.

로고만큼도 참 생산자와 산지가 아닌 고객지향적 형태로 나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오늘회 손 로고가 사진화된 대표적인 컨텐츠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회는 B2C 서비스를 다른 업체보다 더 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존 수산 판매업체들이 이야기하는 신선함은 오늘회에서는 당연한 것입니다. 합리적이고 경쟁력있는 가격도 당연하고요. 오늘회는 계속해서 집요하 고객들의 일상생활을 찾아내 파고들 것입니다. 일주일에 2-3번 배송시킬 수 있는 오늘회만의 상품과 경험적 혜택을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기존 수산시장이 하지 못했고 생각할 수도 없었던 방법으로 오늘회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그러한 의지가 담기 위해서 오늘회의 로고가 "손"이었던 것입니다.






다음번에는 오늘회 배송시스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4시간 만에 서울 전역 뿐 아니라 파주, 화성시까지 배송하는 독특한 배송시스템을 오늘회만 할 수 있는지 소개해보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회, 포장재 다이어트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