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공포영화보다 무서웠다.
그리고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크게 세 가지 빈부격차, 선, 불쾌한 설정에 대하여.
표현방식이 좋았다. 반지하 방과 홍수 날을 뉴스 이외에 이런 식의 콘텐츠로 접해 본적이 처음이었다. 나도 반지하에 살던 적이 있었고, 태풍으로 집에 물이 찼던 적도 있었다. 가난을 전시한다고 지적하는 평론도 있었는데 막상 나는 좋았다. 이런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게, 눈으로 보고 이입할 수 있게 해 주는 게 콘텐츠의 강점이 아닐까.
또 홍수 이후 두 가족의 차이도 극명했다. 비가 세차게 내려주니 미세먼지도 없어 가든파티를 열자는 부자. 살림살이가 다 젖어 망가지고 체육관 바닥에서 잠을 자고 출근을 하는 빈자.
집이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에게 자연현상은 공평하지만 공평하지 않다.
강 사장이 말하는 선은 고용관계, 자본의 논리에서 갑에게 을이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이다. 그리고 그 선 밖에서 ‘냄새’가 거슬리게 된다. 리뷰 중에 그런 글을 봤다. 강 사장이 선을 넘은 것이 아니냐고. 사람 사이의 최소한의 선을 건드려서 이런 파국을 초래한 것이 아니냐고. 그 해석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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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냄새는 지울 수 없고 가릴 수 없는 것의 상징이다. 의도하든 아니든 그 냄새에 대한 지적과 코를 막는 행위는 사람 사이의 최소한의 예의, 선을 넘은 행동이 아닐까. 다양한 사람이 함께 사는 현대에는 다름과 차이를 의식하고 무의식 중에서라도 차별을 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상처 받는 사람의 수가 줄 것이다.
지하실의 가정부 남편 역할이다. 무섭고, 자극적이고, 징그럽게 표현된다. 홍수 다음 날 상황이 빈부격차를 비꼬는 블랙코미디라면, 가정부 남편 역은 부자들의 블랙코미디 같다. 사업실패로 지하에 살게 된 상황, 살다 보니 적응하고 안주하게 된 현실, 자본가에 충성하는 모습까지는 이 시대 노동자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듯해서 좋았다. 하지만 캐릭터를 과하게 징그럽게 표현한 점이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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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부자들은 잘 속고 냉정한 정도로만 묘사되지만 빈자는 너무 기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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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나에게 영화 기생충은
몰입할 수 있게 잘 만들었지만 기분 나쁜 영화.
그럼에도 본 것을 후회하지 않는,
하지만 다시 보기는 싫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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