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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떨어지면 지방에서 벌어질 일

-지방 부동산시장의 가격 하락 전조 현상과 예상되는 결과-

정부 왈, 아파트 가격은 이미 하락 반전으로 돌아섰다


정부가 연일 아파트 가격 하락 가능성을 설파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근 주택시장 안정화 흐름이 보다 확고해지는 양상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서울 매매시장의 경우 일부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 진입 직전 수준까지 안정됐다고 언급했다.


아파트 가격 하락 가능성을 점치면서 최근 부동산시장에 대해 안정화 흐름 가능성을 정부관계자로서 다시금 확인한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를 필두로 정부와 여당이 ‘집값 고점론’을 언급한 시점이 2020년 6월경부터이니 벌써 반년 가까이 된다.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아직 확고하게 꺽이지 않은 상태이고 지역 간 시장 상황이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이 가격하락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궁금할 수 있다. 그러나 궁금할 게 없다. 최근까지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지적과 부정 여론이 높게 나타난다. 2030세대라고 할 수 있는 MZ세대들의 경우에는 정부 정책 추진에 조사대상자의 70% 가량이 여전히 ‘부정적’이다.


정부 부동산정책 추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속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회복은 고사하고 나빠진 여론으로 인해 정부 불신이 더욱 커질 수 있겠다는 정부 관계자의 현실 인식이 반영된 언급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부동산 전국 상황이 일단 거래가 대폭 줄어든 상태에서 매도자 보다는 매수자 중심으로 시장 여건이 바뀌면서 가격 상승세가 보합 또는 일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 자체가 정부가 걱정하는 ‘대세 상승’의 ‘불장(불붙은 시장)’이 아니라 조정국면을 거치면서 지역에 따라 하락 가능성이 엿보이는 시장으로 변화되고 있어 정부의 앞선 주장과 언급에 조금씩 힘이 실리기 분위기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의도대로 하향 안정화 또는 일부 지역에서 가격 하락이 이루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지방 부동산시장에는 그럼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단정할 수 없는 가정과 시장에서 전개되지 않을 수도 있는 시나리오이겠지만 일단 가정을 전제로 언급해보고자 한다. 미친 듯 오르던 아파트 가격이 멈춰 선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그리고 서울과 지방 구분 없이 어쩌면 다행스런 일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이유야 어떻든 아파트 가격이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에만 아파트가격이 전국적으로 19.85% 서울 17.81%, 부산 26.55%, 양산 4.02%(2019년 –1.98% 하락) 등 지역 구분 없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러한 상승세가 최근 얼마 전까지 전국적인 현상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상승세가 멈춰서가 아니라 떨어질 경우이다. 1%나 2~3% 떨어지는 것은 지역적으로 조정 받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폭이 더 커진다면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시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두렵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가격이 오르는 시장에서 영혼까지 끌어 모아 패닉바잉해서 겨우 아파트를 샀는데 이제부터 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면 소위 지금 막차 탄 지방 실수요자들에게는 예상하지 못한 청천벽력과 같은 상황들이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최근에 산 아파트 가격이 거래절벽으로 인해 매수한 가격을 기준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영끌’로 대출한 이자는 이제부터 오른다. 그래도 조정국면 거치면서 조금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이때 아니면 내집 마련 어려웠을 수 있으니 그렇다 치부하고 조정국면이 짧아지기를 기대했는데 집값 떨어진다는 뉴스가 전국적으로 커지면서 하락폭이 더 커진다.


오른 이자와 떨어지는 시세 속에서 지역 실수요자들은 정신적으로 다시 패닉에 빠질 수 있다. 만약 가격 하락폭이 더 커지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더욱 상승한다면 힘들게 매입한 아파트가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되팔려고 시장에 내나봐야 가격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수록 집은 팔리지 않는다. 팔려면 가격을 더 낮춰야 가능해진다.


이쯤 되면 시장은 하락시장이 아닌 시장 마비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언제 나타날지, 어떻게 전개될지 그 누구도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정부는 가격 하락을 얘기할 게 아니라 정부말대로 집값이 떨어진다면 대비해야 한다. 정부가 원하던 가격 하락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때부터 제기될 시장 혼란에 미리 대비해야 하며 상황에 대처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정부의 역할이다.



출처 : 양산신문(http://www.yangsanilbo.com)

(copyright. 서정렬) 부산에서 아파트 가격을 리딩하고 있는 대표지역 가운데 한 곳인 센텀지구 내 신세계백화점 센텀점과 주변 주거용 건물 들. 수영강백사장의 산전벽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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