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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dit May 19. 2019

에어비앤비. 왜 선택하시나요?

사람들이 원하는 여행이 너무 달라요

서울에 살면서 가끔 그러고 싶은 날이 있다.


자주 가는 곳이지만, 막차가 끊기기 전에 돌아와야 하기에 항상 아쉬움이 남는 날


새벽 2시에 동네 거리를 걸으며

맥주 한잔하고 싶은 날


이 곳에 사는 사람처럼 동네 빵집에 들러 빵과 커피를 사들고 아무런 음악 없이 주변의 소리들을 들으며 아침의 여유를 느껴보고 싶은 날


당신의 여행은 어떤 기대를

갖고 계신가요?

필자의 여행 타입은 대체로 '휴양'이다.

나의 첫 에어비앤비가 그러했다. 위치는 한남동. 내가 평소에 자주 가는 곳이다.


한남동에는 참 많은 것들이 있다. 이쁜 카페들도 많고 내가 좋아하는 편집샵도 많고 전시장도, 맛있는 곳도 많다. 이렇게 많은 것들이 있지만 뒤편으로 가면 여유로움도 느낄 수 있는 동네다.


한남동에서 살짝 올라가면 이태원이 있어 외국에 온 것 같은 색다른 풍경도 느낄 수 있고, 남산 언저리의 소월로로 가면 한껏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위치에 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 동네를 한번 정도는 온전하게 느끼고 싶어졌다.


이 곳에서 하루를 지내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호텔에 가면 무언가 마음잡고 가는 느낌의 거추장스러움이 있고, 모텔에 가자니 내가 원하는 느낌이 안 산다. 에어비앤비가 적절했다. 나는 그들이 내걸고 있는 슬로건을 믿어보기로 했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에어비앤비는 나의 기대를 200% 충족해주었다. 같은 서울이고 내가 자주 가던 지역이었지만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나는 간접적으로나마 이 곳에서 산다는 느낌을 받았다.(그 느낌에 이후에도 2번을 더 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경험은 내게 있어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에어비앤비 슬로건

여행을 갈 때 저마다의 기준은 있겠지만, 여행 준비 우선순위의 상위권은 숙소다. 낯선 여행지에서 여행자가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숙소이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여행을 갈 때 숙소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호텔만 찾아보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에어비앤비를 검색하는 것이 낯설지 않다. 고즈넉한 집을 빌려 동네의 여유를 즐기는 것이 필자의 여행 타입이기 때문이다. 덤으로 잘 찾아보면 가성비적인 숙소를 얻을 수도 있다.

에어비앤비는 거주지역에 숨겨져 있다.

에어비앤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게스트하우스의 도미토리, 개인실의 개념을 가지기도 하고 렌트하우스와 비슷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은 에어비앤비를 일반적인 숙소와 다르게 설명했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그들의 슬로건처럼 누군가의 집이 내가 머무는 동안에는 나의 집으로 느껴지게 하는 것이 그들의 브랜드 언어다. 옆집 아저씨가 사는 곳이 매일 다른 여행객들이 드나드는 숙소인 셈이다. 혹은 내가 집주인이 된 것처럼 커다란 독채에서 살아보는 집 전체 숙소 유형도 있다.

내 집을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줄 수 도 있다. 그것도 매우 쉽게. 에어비앤비가 가진 강점 중의 하나가 호스트와 게스트의 차이가 적다는 것이다. 누구나 여행객이 될 수도 있고 주인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에어비앤비가 공유경제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 에어비앤비가 숙박 업종의 강자가 되었다고 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에어비앤비는 도대체 무엇에 집중하였기에 사용자 만족도가 높은, 공유경제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사례가 된 것일까?



리뷰가 선택을 만들다


당신이 물건을 살 때, 맛집을 갈 때, 무언가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할 때 무엇부터 하는가? 아마 대부분 책상에 앉아 인터넷을 켜고, 관련 키워드를 포털사이트(구글, 네이버 등)에 입력하고, 정보를 찾고, 사람들의 후기글을 본다.


오늘날 우리는 너나 할 거 없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이런 루트를 따르고 있다. 하나의 통용화된 룰이 된 셈이다. 필자 역시 올 1월 도쿄를 갔을 때 인스타그램 검색을 통해 맛집을 찾아다닌 기억이 있다.

User Journey Map 예시

이 같은 검색법의 사용자 여정 지도(User Journey Map)에서 사용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바라보는 요소는 무엇일까? 이쁘게 찍힌 사진, 제공하는 종류 등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사용자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요소는 다른 사람들의 후기(혹은 댓글)다. 그리고 이 후기는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부터 그래 왔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을 무렵 우리는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 주변 사람들의 추천을 받고 결정을 하곤 했다. 추천은 사람들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괜찮은 곳일수록 소위 '입소문'이 났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괜찮다고 평가한 곳일수록 우리는 쌓여진 다른 사람들의 추천을 믿고 선택의 고민을 줄이게 되었다.

인스타그램 댓글 시스템

에어비앤비는 다른 무엇보다도 '리뷰(후기, 댓글)'에 집중했다.


에어비앤비는 왜 '리뷰'에 집중한 것일까? 그것은 에어비앤비가 제공하는 쉐어링하우스의 치명적인 문제점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공유경제, 쉐어링하우스는 겉으로 보기에는 무척 매력적인 개념으로 보인다. 게스트는 호텔보다 싼 가격에 숙소를 제공받고, 호스트는 자신의 집에 노는 공간을 게스트에게 제공함으로써 돈을 번다. 호스트와 게스트 모두 이득인 win-win 개념이다.


개념으로는 그럴 듯 하나 막상 실현되면 잘될 수 있을까? 게스트는 무엇을 믿고 모르는 사람 집에서 잠을 자며, 호스트는 누군지도 모를 사람을 자신의 집에 들일 수 있을까? 만약 범죄라도 일어나게 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즉 낯선 사람과의 신뢰도가 부족한 것이 쉐어링하우스의 가장 큰 단점이다.



만난 적 없는 사람들과

신뢰를 쌓는 디자인


그렇기에 모르는 사람들과의 신뢰를 쌓게 하는 것이 에어비앤비 사업의 주요 과제였다.


사람들은 나이, 지역, 지리가 얼마나 비슷한지를 기반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신뢰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자신과 다를수록 덜 신뢰한다. 그렇기에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추천을 모르는 사람보다 더 신뢰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익숙한 세대가 자라났고, 지구 반대편의 낯선 사람과 다양한 매체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오히려 그들에게 자신의 친구들보다 더 솔직한 자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리뷰가 많을수록 사용자는 더 신뢰한다

오늘날 우리는 무언가를 살 때 주변인의 조언을 얻기도 하지만, 제품 사이트의 후기글을 더 신뢰하고 있다.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들이고 면대면 평가가 아니기에 오히려 더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는 자신과 완전히 다른, 모르는 사람들일지라도 그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들은 신뢰하게 된 것이다.


에어비앤비의 논점은 이 것에 있었다. 사람들이 자신의 일부를 공유하고 그것으로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는 공유경제의 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자신들은 플랫폼을 만들고 다른 모든 것을 호스트와 게스트에게 맡기고 그들 스스로가 경험을 나누게 했다.


오늘날 집은 사생활과의 단절이라는 주제로 설계되고 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고립과 단절 대신에 공동체와의 연결을 가져오는 공유 거래를 통한 숙박시설의 미래를 본 것이다. 호스트와 게스트는 사용 후기 시스템을 가지고 신뢰를 쌓아가기 위한 설계를 진행한다.


에어비앤비는 이를 위한 사용 후기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낯선 사람은 위험하다는 편견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행은 계속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나는 것


에어비앤비는 기존의 호텔, 숙박업소와 다른 남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바로 '호스트와 게스트의 관계'이다. 호스트와 게스트는 게스트가 머무는 동안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한다. 마치 게스트하우스와 같이 지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같은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과 사람들을 '여행'이라는 단어 아래 연결시켜준다.


뿐만 아니라 To do list를 정해주는 호스트도 있다. 내가 머무는 곳 근방의 갈만한 곳, 맛집을 추천해주거나 "이런 하루를 보내면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거예요."와 같은 1일 전용 코스도 제안해주기도 한다. 이대로 하고 말고는 게스트의 몫이지만 아무런 정보가 없이 새로운 곳에 온 게스트에게 적어도 읽어볼 만한 괜찮은 제안서다.

에어비앤비 트립 페이지

에어비앤비가 제공하는 '트립'을 통해 머무는 지역의 가이드도 받을 수 있고 파티에도 참여할 수 있다. 새로운 곳을 방문한 게스트를 지역사회로 참여시켜 온라인으로 쌓은 관계를 오프라인의 관계까지 확장시킨다. 게스트는 계속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나고 반대로 전달해줄 수 있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다만 재충전의 개념이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겐 휴식이, 누군가에겐 맘껏 노는 파티가,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는 관광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저마다의 색을 가진 재충전을 에어비앤비는 다양한 물감을 제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색을 칠할 수 있게 도와준다.


다가올 여름휴가를 준비하며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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