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챌린지 도전기
모양새 빠지는 왕초보 발레챌린지
안녕하세요? 글이 뜸했네요.
그동안 발레를 그만둔 건 아닙니다.
2023년 여름, 전 세계를 유행시킨 발레챌린지를 아시나요?
https://www.youtube.com/watch?v=wA29MyTBbXk
발레 영상을 가끔 보니 인스타 알고리즘이 어느날 저에게 던져 준 영상이 있습니다.
바로 #발레챌린지 라는 이름의 영상인데요.
처음에는 경쾌한 음악과 시원 시원한 동작에 다른 발레 영상들처럼 "우와~멋있다~" 하고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다양한 #발레챌린지 영상이 저에게 전달되었어요.
발레좀 한다는 사람에서부터 시작해서
취미로 발레를 하는 분
스*벅스색의 앞치마를 두른 남자분
청바지에 나시티를 입은 분
발레 전공생과 한국무용 전공생의 발레챌린지 춤사위 비교 영상까지 말이예요.
거기에
발레 스튜디오을 비롯하여 집, 바닷가, 시내 한복판, 리조트, 일터 등등
혼자, 남녀, 친구랑, 단체 군무까지
곳곳에서 #발레챌린지 영상들이 올라왔어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나도 한번 해 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레챌린지 영상은 그래도 대부분 발레 또는 무용 좀 하시는 분들이었어요.
그런데, 거기에 감히 '나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단순하게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2023년 나의 여름 프로젝트는 #발레챌린지 도전하기
다행히 저에게는 든든한 빽이 있었습니다.
바로 큰 딸아이가 초등학교때까지 발레를 해 왔기에 동작을 물어볼 수 있었어요.
영상을 아무리 다시보고 다시보아도 동작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른발, 왼발도 헷갈리고 오른손이 올라가는 건지 왼손이 내려가는건지도 헷갈리더라고요.
그동안 배운 모든 발레 이론과 지식을 동원해도
도대체
내가 배운 동작하고 매칭이 잘 되지 않더라고요.
그냥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는 동작 하나하나가
내가 하려니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큰 아이에게
"밖으로 나가자"
하고 제안했습니다.
아이에게 하나씩 배우면서 동작을 배웠습니다.
처음으로 공원에 나가서 동작을 배우면서 자존감이 확~~ 떨어졌습니다.
스스로 '나 나름 그래도 직장인 왕초보 발레 클래 에서는 에이스인데 이건 내 수준이 아니야~. 내가 잘못 골랐어.' 라며 단념했습니다.
첫날에는 '그래 처음이라 그럴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에도 전혀 발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딸 : 엄마는 몸에 힘이 너무 없어. 너무 흐느적거려~
엄마 : 그래? 다시 해볼게~
딸 : 엄마 너무 뻣뻣해.
엄마 : 힘 주라며~~
딸 : 발레는 온몸에 힘을 주지만, 힘을 안 준것처럼 하는거야~
엄마 : 엥??? 무...슨...말???
딸 : 발레는 몸으로 느끼는 거야~
엄마 : (버럭) 난 몸이 안되서 머리로 해야 한다니까 ~~~
머리로는 한 스텝 한 스텝 배우며 이해해도 몸이 따라올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내린 결론이 '포기' 였어요.
이건 내 수준이 아니야~
그렇게 며칠이 지났는데...
갑자기 발레 클래스 선생님께서 여름학기 마지막 영상을 #발레챌린지도 결정했습니다.
맙소사....
어쩔 수 없이 다시 공원에 딸이랑 나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앞서 배운 동작이 몸에 익혀지고
빠른 템포의 음악을 따라가더라고요.
훨~~ 다시 해봐야겠다.
라는 마음이 다시 생겼습니다.
그렇게
하나. 딸아이가 #발레챌린지 선생님이 되어주고
둘. 남편이 모니터링 영상을 찍어주고
셋. 인스타에 올라온 영상을 무한반복해서 보고
넷. 왕초보 직장인 발레 클래스의 마지막 영상은 #발레챌린지 로 한다는 선생님의 강요까지
나의 의지를 도와주며
남 보기에 너무나 엉성하고,
자세도 엉망이고
심지어 이게뭐야~ 라며 웃긴 #발레챌린지가 완성되었습니다.
딸 아이는 #발레챌린지를 찍기 하루전에 내품을 떠나 미국으로 갔습니다.
딸 아이와 함께 #발레챌린지를 찍고 싶었는데 가기 전까지 동작이 제대로 완성되지 못해 찍지 못했습니다.
큰 아쉬움으로 남지만 2023년 여름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준 딸 아이가
원하는 공부를 실컷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길을 스스로 개척하며
안전하게 생활하고 돌아오길 기도하며
그때까지
발레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려 합니다.
#왕초보 #취미발레 #발레챌린지
뭐 이런 #발레챌린지 영상 하나쯤은 있어야지.
다들 너무 잘하는 사람만 있으면 슬프잖아 ㅠ
선생님들이랑 축제 때 해볼까?
아님 아이들이랑? 남학생들인데 절대 안하겠네.
다시 축제 무대 욕심이 꿈틀거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