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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이작가 Aug 09. 2018

내 삶의 이유가 너이고 싶진 않다.

나 자체로 행복할 것이다.

아이 낳은 걸 후회한다.

돌아갈 수만 있다면 나는,

영혼을 팔아서라도 아이를 낳기 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아이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함께 타고 가던 차에서 사고가 난다면

기꺼이 나는 아이를 끌어안고 죽음을 택할 것이다.


나를 가장 웃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숨이 턱턱 막히는 바깥 날씨에

땀을 줄줄 흘리면서 걸어도

휴대폰 너머로 아이 목소리가 들리면

두 톤, 세 톤은 목소리가 올라간다.


너무 소중하다.

기침 한 번에도 가슴이 철렁하고,

어떻게 하면 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한다.

도서관에 가서도 육아코너를 떠나지 못하고,

내 삶의 최대 기쁨도 너,

최대 고민도 너다.


그렇기때문에 후회한다.

너무 큰 존재여서.

아이를 낳은 후부터 내 삶의 모든 것이 바뀌어서,

그래서 후회한다.


사라진 나.

아이 엄마로서 중심에 항상 아이를 두고 생각하는,

모성 짙은 나를, 나도 어쩔 수가 없다.


아이를 낳고도 제 삶을 살 수 있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누군가에 맡긴 채 제 할 일을 하며 산다해도,

온전히 아가씨때처럼 마음이 가뿐하지 않다.


나 없이 잘 일어났는지,

밥은 잘 먹었는지,

등원을 하다 넘어지지는 않았는지,

매사 전전긍긍이다.


내 삶에 절대 떼어내지 못할 걱정거리를

얹은 기분이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딩크족이거나 비혼을 택할 것이다.

이것은 아이를 낳아봤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그 크기가 얼마나 큰 지를 알기 때문에,

억지로 할 것이라면,

혹은 잘 하지 못할 것이라면

나는 아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라고

늘 당부한다.


아이도 결혼도, 이젠 선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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