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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dia Noon 미디어 눈 Apr 18. 2021

젠더랩-영화로 보는 젠더 <거꾸로 보는 남자>by제인

나다울 수 있는 사회를 바라며

이번에 젠더랩에서 함께 본 영화는 프랑스의 <거꾸로 보는 남자> 

하지만, 나는 프랑스 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

< Je ne suis pas un homme facile. I am not an easy man. 나는 쉬운 남자가 아닙니다.>


평소 남성 우월적인 성향이 강한 주인공은 어느 날 전봇대에 머리를 박아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그리고 그 이후 세상은 여성 중심적인 사회로 변해있다. 그 사회 속에서 사는 남성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그 사회에 순응하여 사는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가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이와 비슷한 소재의 책도 있다. <이갈리아의 딸>이다.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봐야겠다.

이번 영화와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젠더랩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왔던 이야기는 왜 영화는 굳이 여성중심의 사회에서까지 여성들이 극단적으로 남성적인 모습,예를 들면 복싱을 하거나, 양복을 입거나, 얼마나 많은 남자와 관계를 가졌는지 수를 세기 위해 모으는 구슬들, 돈으로 남성을 유혹하는 모습들 등등. 이러한 부분들을 편하게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감독의 의도를 추측하자면,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남성들이 (모든 남성들이 아니다!) 그들이 행하는 언어나 행동이 상대방인 여성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는지 모를 것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사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영화나 드라마 등 잡지에서 표현되는 남성의 모습이 그렇지 않은가. 나는 이것도 사회, 다시 말하면 남성 중심적인 사회가 만들어낸 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남성성'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남성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심리적인 억압과 압박을 주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대상은 여성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혹은 충격적인 장면은 주인공의 친한 친구의 아들과 주인공이 식당에서 나누는 대화다.

십대인 아들은 주인공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평소에 좋아하던 여자 친구였기에 저항하지 못한 면도 있었지만, 주인공이 왜 저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 아이는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럴 수 없었다고. 이 장면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성폭행, 성희롱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여성과 남성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권력관계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참 많은 생각이 드는 장면이어서 지금도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나니 '역지사지'라는 말이 생각났다. 남성성, 여성성 이런 것 말고 그냥 인간으로 대할 수 없을까. 과연 '남성성' 혹은 '여성성'이 있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관습적인 문화를 누가 만들어냈을까.

그냥 우리는 우리답게 살면 안될까. 나는 남성성이라는 것도 여성성이라는 것도 사실 없는 것 같다. 

우리는 모두 다 다르다. 나와 같은 사람은 세계에서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소중하고 귀한 존재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존중해야한다. 그렇지 못해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차별, 혐오, 폭력이 계속 끊이지 않는 것이 아닐까.


나는 우리가 모두 우리일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그게 언제 올 수 있을까.

오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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