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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arling Jul 10. 2021

즐겁게 공부하라!

프롤로그

즐겁게 공부하라? 말이 쉽지,,,,아이들이 열정을 가지고 즐겁게 공부하기를 바라는 모든 부모들의 마음과 기대를 모두 버리고 비웠을 때, 비로소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지 조금이나마 이해해 가기 시작했다. 어떠한 규칙이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놀이를 이용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지? 이 질문에 몇 년을 골머리를 썩였었는가! 아이들이 커갈수록 나의 의문들을 점점 더 커져갔고, 아이들과 실험하고 경험해가며 실수도 하고, 작은 깨달음을 받기도 하며 아이들과 함께 배워가며 성장해 간다.


코로나를 계기로, 지금 현재 4 가족이 커뮤니티를 형성해서 함께 지낸지 약 1년 반이 되어간다. 말인즉슨, 우리들의 아이들은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시간이나 장소의 제한 없이 많은걸 함께 공유하고, 함께 성장해 나간다. 이 커뮤니티가 형성됨과 동시에 뼈 속부터 아이들과 지내는 게 타고난  Daniela와 나는 아이들이 살아가며 소리 없이 배워가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의 증인이 되기로 자청했다.


무더운 날씨를 피해 호수에서 수영을 하고 나온 아이들과 책을 읽고 있는 Daniela와 아이들


Daniela와 내가 아이들 프로젝트를 함께 시작한 지 약 8개월 쯤 되었을 무렵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단체 이주,(집시의 집으로의 초대 브런치북 참고 https://brunch.co.kr/brunchbook/gypsydarling ) 40도에 가까운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모든 가족들이 여름 시즌 일을 마치고 각자 길게 혹은 짧게 멀리 혹은 가까이 여행을 떠났다가 다들 모였다. 여태 지낸 8개월 동안의 아이들 프로젝트가 어떠했는지 자가 점검을 할 시간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장소적 제한이라던가, 재료나 자제의 부족함 등을 논의하였다. 원체 아이들이 제안하는 프로젝트들과 어른들이 제안하는 프로젝트들이 항상 있어왔다. 다만,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한 두 차례에 끝나는 단기 프로젝트들이 많았었다. 아이들이 성장함과 동시에 읽기 실력이나, 흥미, 요구 사항들이 한층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로써, 자연히 우리는 길게 꾸준히 이어가는 장기 프로젝트를 생각해 보기로 했다. 한 달에 한 테마를 아이들이 관심 있어하는 흥미를 바탕으로 정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그 주제를 심층적으로 끌어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우리들은 아이들 가까이에서 아이들의 흥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여러 가지 주제들을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실험하고 체험해나갔다.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러 다른 프로젝트들이 생겨났고, 2달 혹은 더 긴 일정으로 프로젝트들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우리 커뮤니티 안에서 실험하고 놀면서 공부하는 여러 프로젝트들과 개별적으로 함께 진행해나가는 첫째 아들 율이와 둘째 딸 가이아와 함께해 나가는 프로젝트들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혼자서 배워서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여럿이서 놀면서 배우는 게 더욱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함께 배워 나갔을 때 많은 걸 놀라우리만치 기억하고, 이렇게 배운 것을 바탕으로 자유 놀이 속에 함유시켜, 놀이를 더욱더 복합적이고 다양하고 다이내믹하게 만들어 간다. 특히, 정보 지식에 넓은 레이더 망을 귀에 달고 다니는 첫째 아들 율이와는 달리, 정보보다 음악과 춤, 환상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둘째 딸 가이아가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자신에게 흡입시키는지를 가까이서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렇다. 아이들은 스펀지처럼 주변의 모든 자극 요소들을 훅훅 흡입시킨다. 나이의 제한을 두지 않고 열은 이 프로젝트 속에서 아이들은 각자의 그릇만큼 더도 덜도 아닌, 적당하게 자기만치 채워서 간다. 그렇게 아이들은 놀면서 성장해간다.


조바심 나고 욕심이 앞서서 먼저 주도하고 싶은 잘난척하는 엄마의 마음을 몇 번이나 버렸는지 모른다. 이게 정말 옳다는 것은 아는데, 이를 실천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아이들이 숫자를 아직도 헷갈려한다고? 수학은 언제쯤 잘하려나? 글씨는 언제쯤 읽을 수 있는 거야? 왜 아직도 철자를 틀리는 거지? 숫자는 왜 아직도 거꾸로 쓰지? 속으로 얼마나 애를 탔었는지,,,,이렇게 나 또한 자식들 잘 키우고 싶은 한 평범한 엄마일 뿐이다. 이렇게 속이 타고 마음이 급해질 때면, " 12살 되면 자연스럽게 다 할 수 있는 것인데, 왜 지금 좀 서툴다고 발을 동동 구르니?" 하고 나 자신을 달랜다. 그렇다. 시간이 자연스레 해결해 줄 것인데 말이지,,,,이런 나의 쉴 새 없이 엎치락 덮치락 하는 마음에 나침반이 되어주는 말이 있다.


“핀을 꽂아 놓은 ‘박제된 나비’처럼 자기 자리에 늘 고정돼 있는 아이들…. 교육은 박제된 나비들에게 덧셈과 뺄셈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나비의 날개에 꼽힌 핀을 뽑아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 마리아 몬테소리
산책 중에 발견한 폐허가 된 건물에서 전쟁 놀이 중인 Federico, Lorca, 율 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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