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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철 Jul 14. 2019

좋은 마케팅 덕분에 3kg 감량했습니다.

샐러드 브랜드 스윗밸런스의 마케팅 사례

바야흐로 여름충의 계절이 왔다. 여름충이란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휴가철 반짝 몸을 만드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최근 1~2년 사이 20kg 가까이 체중이 불었고, 슬슬 건강 적신호를 느낀 나 또한 다이어트 및 운동 대열에 합류했다. 물론 살을 조금 뺀다고 해서 웃통을 까고 다닐 만큼 몸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여름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 조절이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닭가슴살과 샐러드를 떠올릴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문제는 내가 극단적인 육식주의자라는 점이다. 다만 닭가슴살은 육식으로 치지 않는 편이라, 내 입맛을 저격할만한 샐러드 브랜드를 찾기 시작했다. 


스윗밸런스의 메뉴 이미지 *출처: 스윗밸런스 페이스북

그렇게 선택한 브랜드가 스윗밸런스였다. 2주간 배송되는 식단 상품이 있어, 그 상품을 선택했다. 그리고 스윗밸런스의 식단과 운동을 병행한 결과 일주일 만에 3kg 감량에 성공했다. 내가 해당 브랜드를 선택하고, 일주일간 식단에 성공하고 체중을 감량하기까지, 이 브랜드는 나를 어떻게 움직였을까. 그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1. 샐러드 마케팅은, 샐러드를 먹게 만드는 일로부터 시작한다. 
보통 특정 시장의 마케팅 난이도를 나눌 때, 나는 시장의 파이를 가장 먼저 살펴본다. 시장의 파이가 크면, 이미 커진 파이를 우리 브랜드가 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하면 된다. 만약 파이가 작다면, 시장의 파이를 키우면서 우리 브랜드까지 강조해야 한다. 샐러드는 어떨까? 요식업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그중 샐러드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즉 샐러드를 팔기 위해선 사람들로 하여금 샐러드를 먹게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럼 스윗밸런스는 어떻게 나에게 샐러드를 전파했을까? 우선 맛있다는 입소문, 다음은 진짜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이다.


예전 직장에서 직장 동료들의 추천으로 처음 이 브랜드를 접했다. 그때 직장 동료들은 "이 집 샐러드는 다이어트 때문이 아니라, 그냥 맛있어서 먹는다"며 이 집을 추켜세웠다. 그 뒤로 직접 먹어보고 나서는 '아 내가 나중에 다이어트를 하면 이 집에서 샐러드를 먹으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나중에'가 다가왔을 때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집이 아직도 샐러드를 잘 만들고 있나 찾아봤다. 스윗밸런스 해시태그로 검색해보자 9천 장에 가까운 사진들이 올라왔고, '이 브랜드 더 좋아졌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주저리주저리 길게 설명했지만, 결국 이 브랜드는 맛있는 음식이라는 본질로 나를 움직였다. 샐러드를 먹게하려면, 다른 음식보다 맛있게 만들면 된다. 그리고 그걸 느낀 사람들이 소문을 낼 수 있도록 사람들을 유도해야 한다. 직접 시켜먹어 보면 알겠지만, 참 소문내고 싶도록 잘 준비한 게 느껴진다.


2.  건강한 식단을 선택한 사람들이 바라는 점. 

결국 다양한 음식 중 샐러드를 선택한 사람들은 건강한 식단을 원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그들도 맛있는 음식을 원할 것이며, 그 부분은 위에 이야기했으니 다른 점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우선 신선한 음식을 원할 것이다. 건강을 위해 샐러드를 선택했는데, 신선하지 않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스윗밸런스는 2주간 총 4회에 걸쳐 샐러드를 배송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새벽 배송 서비스를 선택하면, 매번 새벽시간에 직접 신선한 샐러드를 배달해준다. 물론 서울 경기권 이외에는 택배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지만, 샐러드의 유통기한을 4일로 설정해두고, 매번 신선한 음식을 배달해주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쿠팡의 로켓 배송처럼 친절한 문자메시지까지 보내준다. 주요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캐치하고,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스윗밸런스의 새벽 배송 서비스. 서울 전 지역에서 주문 가능하다.

스윗밸런스팀의 진정성 또한 이 샐러드가 정성이 담긴 음식이며, 믿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생각을 심어준다. 첫 패키지를 받고 포장을 뜯어보면, 수기로 적힌(것처럼 보이는) 편지가 함께 동봉되어있다. 스윗밸런스 브랜드의 시작부터, 어떤 마음가짐으로 샐러드를 만들고 전달하는지 상세하게 적혀있다. 아무래도 마케팅이 직업이다 보니, 이렇게 동봉된 편지를 받아보면 '아 배민 장사 잘하는 집들 사례에서 영감 받으셨나 보다'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읽어보면 진심이 느껴진다.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먼저 신중한 메시지를 던지는 상대들은 아무래도 믿음이 간다. 나처럼 삐딱한 시선으로 읽은 사람도 느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오죽할까. 캡처해서 올리고 싶지만, 만약 내가 쓴 편지를 누가 여기저기 올리면 상당히 부끄러울 것 같아서 그러지 않기로 했다.

맛있는 음식이라는 본질과 그 본질을 소문내기 위한 효율적인 요소들. 고객이 스스로 소문내고 싶도록 만드는 요소들.


3.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

스윗밸런스의 정기배송 서비스가 샐러드 식단을 선택한 사람들이 원하는 캐치한 서비스라면, 다음은 다이어트를 위해 샐러드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다이어트의 생명은 지속성, 꾸준함이다. 누가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의 싸움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과 함께 다이어트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야 서로 다짐을 되새겨주며 더 오래갈 수 있으니까. 그런데 만약 그게 쉽지 않다면, 스윗밸런스의 삐약이와 함께하면 된다. 사실 2주 정기배송 샐러드의 상세페이지에서 삐약이에 대한 내용을 봤을 때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상품 리스트에서 웬 url이 있어서 눌러보니, 생각보다 괜찮아 보여 대화를 시도해봤다.

상품 목록 페이지에 웬 url이 보여서 들어가 봤다. 그렇게 삐약이 서비스를 처음 접했다.

삐약이는 우선, 다이어터의 다짐이 무엇인지 물어본다. 그리고 샐러드가 먹기 싫을 때마다 그 다짐을 다시 읽어주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짐을 말하고 대화하는 것이 조금 부끄러울 수 있으나, 그냥 챗봇이다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또한 매일매일 어떤 샐러드를 먹어야 하는지 상기해주며, 만약 도시락처럼 챙겨 다니는 사람들이 샐러드를 잊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다짐을 되새겨주는 삐약이 (좌)와 식단을 알려주는 삐약이(우) 삐약이라는 이름은 다이어터들의 치킨 사랑을 식게 만들기 위한 전략적 네이밍이 아닐까?

뿐만 아니라 2주 식단을 선택한 사람들은 다음 2주까지 도전할 마음이 생길 수 있도록 재구매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삐약이와 간단한 미션 몇 가지만 진행하면 된다. 그렇게 첫 2주는 9만 9천 원에 먹고 나면, 다음 2주 차는 N페이 포인트와 쿠폰으로 2만 원 저렴한 7만 9천 원에 먹을 수 있다. 할인 때문이라도 2주를 더 진행하면 총 한 달간 식단 관리가 가능해진다. 물론 길어진 만큼 의지가 꺾이기 쉽다. 그럴 땐 삐약이한테 찡찡대자. 생각보다 더 친절하게 받아주셔서 상당히 도움이 된다. 


꼴랑 일주일 식단 관리하고,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글을 썼다. 이렇게 다이어트한다는 소문을 여기저기 퍼트려야 스스로 다짐이 잘 유지될 것 같기도 하고, 마케터의 입장에서 많은 걸 배웠다는 생각으로 적었다. 만약 다이어트를 결심한 마케터라면 직접 스윗밸런스를 경험해보고 그들의 마케팅 전략을 배워보는 건 어떨까? 매번 캠페인 유형, 타겟팅 등 광고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하던 마케터라면 더욱 추천한다. 이 기회에 건강도 챙기고 머릿속도 환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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