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을 도전할 수 있는 이유
'우리는 젊고, 갓 결혼을 했고, 햇볕은 공짜였다.'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문장이다. 수많은 고민들이 부유할 때마다 누군가 나지막이 읊어주는 듯 위로가 되어주는 따듯한 한 줄. 귀촌을 결심하는 과정 속에서 수십 번 되뇌인 문장이기도 하다. 창녕 귀촌에 대한 선전포고 후 양쪽 부모님들의 반응 패턴이 얼추 비슷했다.
"뭐?! 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온 너희가 시골에서 어떻게 살려고 그래?"
젊은 딸과 아들이 갑자기 덜컥 시골로 가겠다니 온갖 걱정과 염려가 쏟아졌다. 예상한 시나리오다. 부모님을 걱정시키는 미성숙한 자녀가 되고 싶진 않으니 우리의 마음을 촘촘하게 잘 엮어 설명드렸다. 생각을 정리하고 말로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남편이 양가 부모님의 걱정과 염려를 잘 상쇄시켜드린 덕일까. 단시간에 그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너희 둘의 의견을 존중한다. 근데 너희들 진짜 대단하다!"
감사하게도 우리 둘의 선택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주셨다. 여동생이 전해준 후일담을 들어보니 본인들도 머릿속에만 잔잔하게 남겨두는 꿈들을 행동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하셨단다.
우리가 대단하다고? 우리 두 사람은 그저 잃을 게 없을 뿐이다. 잃을 게 없기에 도전할 수 있다. 잃을 게 없기에 우리 둘의 희원을 생각이라는 틀에 가둬만 두지 않을 수 있다. 부모님들의 경우는 어떠한가. 그들은 밟아 온 세월만큼이나 지켜야 할 많은 요소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린 잃을 게 없는 빈털터리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
우리는 그저 우리가 원하는 것에 대해 진솔하게 응답하고 결심했을 뿐이다. 내면의 소리를 외면하며 살고 싶진 않다. 무엇을 하던 진솔하게 살고 싶다. 진솔하면 결과가 어떻든 후회할 일은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