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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희 Apr 26. 2022

귀농 다큐가 우리에게 끼친 영향

다큐를 보며 키운 귀촌의 꿈


'귀농 다큐 살어리랏다'는 남편과 내가 즐겨보는 유튜브다. 한때는 매일 저녁 식사 때마다 단골 반찬 느낌으로 꼬박꼬박 챙겨 봤다. 약 30분 가량의 단편 영상으로 회차마다 다양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데, 젊은 부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할 때면 우리 둘의 동공은 평소보다 확장된다. 우리에겐 그저 선망의 대상들. 저들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만 실재했던 시절, 대리만족의 구실로 꼬박꼬박 챙겨 봤다. 시즌 1~4까지 무려 100개가 넘는 영상을 과자 까먹듯 하나씩 챙겨보다보니, 더 이상 볼 영상이 없어지는 시기가 도래하기도.





그리고 아주아주 오랜만에 주말 저녁 반찬으로 귀농 다큐 영상을 얹었다. 한참 흥미롭게 보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보. 우리 한창 귀농 다큐 볼 때 저들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만 했었잖아. 근데 우리 진짜 귀촌하네? 감회가 새롭다!"


'와 저렇게 사는 사람들 너무 부럽다.'

이전에는 그들을 향한 부러움이 감정의 주였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우리에겐 어쩐지 판타지 같은 장면들로만 느껴졌다. 자연을 가까이 두고 사는 그들의 삶을 구경하며 대리만족하는 걸로 마음을 채워냈던 시간들. 하지만 시간이 더해질수록 귀촌에 대한 열망은 짙어져갔고, 우리는 결국 귀촌을 실행하는 과정 중에 있다.


'저렇게 잘 살아주는 사람들이 있어 용기 난다.'

귀촌을 결심한 지금은 그들의 삶을 구경하며 안도감과 용기를 얻는다. 막연하게 꿈만 꾸며 보던 영상들이었는데, 어느덧 그 꿈에 가닿는 과정에 놓여있으니 귀농 다큐 영상들 또한 귀촌을 결심하게끔 일조한 좋은 귀감들이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다 정리가 되었을 때 내가 사는 곳을 옮기는 것보다는 살짝 꼬여있을 때 새로운 곳에 가서 그 실타래를 풀어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본 영상 말미 주인공이 나지막이 읊조렸던 말이다. 혼란스러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듯 따듯하게 와닿았다. 부족한 게 제일 많은 지금, 우리는 귀촌을 결심했다. 현명한 선택일까 하루에도 수십번 내 자신에게 질문하며 회고한 결과, 부족한 게 많은 지금 이 순간이 오히려 성장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시기일수록 생각을 확실하게 하리라. 생각이 흐려지면 마치 안개가 낀 듯 우리의 삶 또한 흐려질 것만 같다. 아무런 형태도 없는 불확실한 걱정들로 우리의 새로운 삶을 흐릿하게 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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