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지역 정하기
2021년 하반기는 제2의 고향을 찾기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 수준으로 돌아다녔고, 2022년을 한 달여 남겨둔 시점 드디어 귀촌할 지역을 선택했다. 우리에겐 그저 미지의 세계인 이 지역과 심적 거리감을 천천히 좁혀가며 친해질 일만 남았다는 사실이 아직까지 크게 실감 나진 않는다. 그냥 코앞에 놓여있던 큰 숙제 하나 완수한듯한 해방감에 젖어있을 뿐. 사실 시골살이에 문외한인 30대 신혼부부가 귀촌 지역을 정하는 것은 100% 완벽한 정답이 있을 수 없는, 난제인 것 같다. 그저 주체성 깃든 우리의 선택에 맞춰 노력하고 적응하는 과정이 중요하겠지.
우리가 선택한 제2의 고향은?
남편과 내가 선택한 지역은 창녕이다. 평소 익숙하지 않았던 지역이라 의외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실 현명한 선택인 지에 대해 100% 확신하지는 못하겠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고, 우리가 선택한 영역 안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하려고 한다. 어떤 선택지에서도 자유롭게 우리만의 방법을 찾아갈 수 있다는 유연한 사고가 제일 중요할테니까.
우리가 창녕을 선택한 이유는,
1. 접근성
: 접근성이라 함은 우리가 지역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였다. 가족들로부터 너무 큰 물리적 거리를 두고 싶진 않았기에 귀촌 지역을 경상남도 내로 한정했다. 음, 그렇다면 양산과 김해로부터 접근성이 좋고 그나마 우리에게 익숙한 밀양? 밀양을 후보지로 두고 몇 차례 방문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동하지 않았다. 앞으로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로 무궁무진하게 발전해나갈 밀양이 왠지 부담스러웠다. 좀 더 시골적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곳, 그리고 1시간 내 물리적 거리가 충족되는 곳을 탐색해 본 결과 마지막 남은 후보지는 두 곳이었다. 함안군과 창녕군. 그리고 우리는 그중에서도 좀 더 시골스러운 창녕군을 선택했다.
2. 기초 생활 인프라 구축
: 알다시피 우린 30대 신혼부부이다. 구체적이진 않지만 자녀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에 대한 조사도 필요했다. 지역별 인구수, 학교 수, 병원 수 등을 알아봤는데 생각보다 창녕의 인프라가 나쁘지 않았다는 것도 선택에 한몫을 했다. 전년도 대비 8.9% 상승된 예산안으로 각종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는 눈에 띄는 기사들도 많았다.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많은 센터들이 건립될 예정이라고 한다.
3. 사회복지 지원정책
: 사실 이 부분은 언급할까 말까 고민했던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급하는 이유는 타 지역에 비해 '그나마' 지원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이다. 함안군, 밀양시의 경우 귀촌에 대한 사회복지 정책이 한 페이지 내로 끝나지만 창녕군은 2페이지를 넘어간다. 모두 지원받을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나마의 지원 혜택 범위가 타 지역보다는 넓다.
4. 드넓은 평야
: 우리의 경우 단계적 귀촌을 계획 중이다. 읍내에서 1~2년간의 적응기를 가져보고 시골살이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면 이후 시골집을 구매할 예정이다. 막연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만약 시골집을 사게 된다면 주위에 드넓은 평야가 존재했으면 하는 나의 귀여운 소망, 그래서 지역별 농경지 면적도 조사해 봤다. 적다 보니 웃음이 난다. 아무튼 내가 좀 더 원하는 풍경이 많은 지역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선택에 아주아주 작은 한몫을 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제2의 고향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귀촌 지역을 탐색했다. 우리가 나고 자란 지역만이 꼭 고향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고향도 있을 수 있음을 우리가 증명해 보일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내비치며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