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항해일지 2일차
스타트업 항해일지 2일차.
투자는 받기 힘들고, 작업은 잘풀려나가지 않는다.
앞에 대회라는 보급처가 있다. 잠시 쉬었다 갈까?
초기 스타트업이 바로 투자로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곧바로 투자를 받는 케이스는 두가지로 귀결되는데, 첫번째는 수익이 이미 나고 있는 스타트업이고, 두번째는 기술이 완벽하여 사업적으로 시제품제작까지 마쳐 양산만 하면 되는 경우이다.
이런 두가지의 경우가 아니라면, 스타트업이 곧바로 투자를 받는 경우는 없다.
적어도 3개월정도의 고객인터뷰와 사업 아이템에 대한 구체화의 과정을 거치고, 이렇게 만들어진 IR제안서를 가지고 시드투자를 유치하게 된다.
이 3개월동안 스타트업의 구원줄이 되어주는 것들은 정부지원사업(예비창업자패키지나 청년창업사관학교), 각종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대회이다.
이중 정부지원사업의 경우에는 보통 상반기에 집중되어 있어 때를 놓친다면, 지원을 받기 어려운 타이밍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수시로 있는 대회들중, 마일스톤을 해치지 않으면서 사업 아이템에 대해서 돈을 받거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대회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렇게 우리 팀은 대구에서 진행하는 한 대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무박으로 이틀동안 진행하는 해커톤 대회였는데, 신청부터 참여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공지가 바뀌기도 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서 참여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무박으로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여 개발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참가하게 되었다.
그렇게 대회 당일, 오전 7시에 일어나서 대구의 대회장으로 향했다. 대회에서 진행할 것은, 우리 팀의 IR자료 재검토와, VR공간위에서 개발된 것들의 영상 촬영하기, 두가지를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오전 10시부터 밥시간을 제외하고는 개발을 진행하고, 회의를 하며 일을 해나가고 있었다. 내가 VR공간위의 촬영계획을 팀원들에게 넘기고, IR자료를 완성한 뒤 발표문작성만을 남기고 잠시 눈을 붙이러 새벽 6시쯤에 잠시 눈을 붙이러 갔다.
그리고 곤히 자고 있던 오전 9시쯤, 팀원이 다급하게 깨우러왔다.
"야 00이 형 맥북 터졌어."
이게 무슨 소리인가, 맥북이 터지다니, 일어나서 우리 팀의 개발 부스로 가서 확인한 상황은 맥북 os가 다운된 상황이었다.
맥북 os가 다운되는 상황은 정말 처음 보는 상황이라서 놀랐던 동시에, 한마디의 말이 더 문제를 키워줬다.
"개발한거 백업 안해뒀는데 어떻게 하냐..."
상황은 그러했다. 내가 잠든 7시경, 이제 공간적인 개발은 마무리가 되었고, 영상촬영만을 남기고 있던 이 시점에서, 갑자기 개발했던 것들이 모두다 날라가는 그런 상황을 겪다니...
그렇게 남은 기간동안 맥북을 살리기 위해서 이런저런 시도들을 해봤는데, 결국, 대회 제출 시간을 30분 넘겨서 맥북이 복구되었다.
그렇게 영상을 넣지 못하고 대회는 마무리 되었다.
이번 대회를 겪으면서 여러가지를 느낄 수 있었는데, 가장 큰 부분은 리스크관리에 대한 것이었다.
대표로, 맥북이 터지는 상황을 겪었다면, 맥북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보다 살아나지 않았을 때에 대한 대처를 했어야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발한 게임은 그 안에 있었지만, 게임 외적인 부분은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그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라도 준비를 진행하서 발표했어야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진행할 수 있게 팀원을 이끌어나가는 자세가 대표에게는 필요했는데, 그부분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 있을 대회도 1달 뒤에 진행되는데, 이 대회에서는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