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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 Nov 13. 2022

나는 누구인가?

나를 소개하기

왜 이 글을 쓰는 가?

브런치에서의 첫 글을 나에 대한 소개로 하려 한다. 점차 나는 글을 쓰면서 불특정 다수에게 나의 생각, 나의 경험을 꺼냄을 통해서 나라는 사람의 단편의 조각을 제시할 것이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갈 수 있는 퍼즐 조각을 쓰는 것이다. 퍼즐 조각을 읽어 가다 보면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여러분은 맞추어나갈 것이다. 독자 여러분이 나에 대해서 한 문장으로 정리해서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줄 수도 있을지 모른다. "시아라는 브런치 작가가 있는데, 과학하고 사회랑 엮은 재미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야"라는 식으로. 하지만 나는 저런 식으로 나를 소개하고 싶지 않고, 나에 대해서 알아갈 여러분들이 나를 잘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첫 글에서 퍼즐 판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자기소개란...

여러분은 가장 최근에 자기소개를 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하는가? 나는 약 4개월 전 대학에서의 한 수업에서였다. 이 소개는 살짝 색다른 소개였다. 나라는 사람에 대한 나의 관심사, 나의 선호, 나의 지위... 그 이상을 담은 나의 꿈과, 나의 생각에 대한 소개였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나라는 자아가 어떤 방향으로 가장 많이 생각하는지를 소개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할 다양한 기회를 얻게 된다. 개학한 뒤의 학교에서, 소개팅에서, 교수님이 시킨 자리에서, 입시에서, 면접에서, 채용후 첫 출근에서, 이직하게 된 회사에서, 거래처에서...

각각의 소개에서 우리는 사회의 탈을 쓰고, 우리를 소개한다. 때로는 누군가의 아들로, 누군가의 부모로, 직장에서의 직위로, 학생의 직위로 '나'를 소개한다. 이러한 자기소개는 보통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무엇을 알고 있고,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하게 보여주지는 못한다. 나는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고, 카뮈의 소설을 좋아하며, 쳇 베이커의 음악을 즐겨 듣고...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쉬운 선호조차 나타나지 않는 자기소개이다. 우리가 이러한 자기소개를 서로 하고, 이렇게 밖에 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것에 원인이 있다. 나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 꿈은 무엇인지 등의 나의 총체를 구성하는 것을 나조차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나를 소개하는데 이렇게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저는 000이고, 000 학과 00학번입니다"정도의 소개나, "000 회사의 00과에 000 팀장입니다."정도의 소개만 해도 문제는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누군가 자기소개를 시킨다면, 꺼려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을 것이다. 특히, 면접 때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인위적인 자기소개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하게 된다. 저는 소금 같은 사람입니다. 등의 진부하고, 의미 없는 소개들이 판치는 이유는 나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근거이다.


'나'는 '나'에 대해서 이해하고 '나'의 삶을 살아갈 권리와 의무가 있는 존재로 규명 지어진다. 그 첫걸음으로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나, 과거의 나를 모두 하나의 인격으로 묶어서 소개하는 것, 이것을 나는 자기소개라고 하겠다.


나를 소개하는 방법

우선 나를 소개하기 전에, 나는 나에 대한 소개에 뭐가 들어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마침 글을 쓰는데 바로 앞에 신라면이 있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신라면을 무엇이라고 소개할 수 있을까?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자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라면입니다." 이런 소개가 될 것이다. 이런 소개도 가능할 수 있다. "식품유형은 기름에 튀긴 유탕면이고 농심이라는 회사에서 소개되며..." 그리고, 영양소를 기준으로 소개한다면, "120g에 500kcal이고, 나트륨은 1790mg이며..."

농심 본사에서의 제품 소개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라면이 있습니다. 누구라도 좋아하는 맛이 있습니다. 세상이 다 아는 신라면의 맛! 맛있는 신라면 한 그릇, 맛을 보면 역시 신라면입니다." 이런 소개가 적혀있다. 또 광고에서는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 혹은 "농~심 신~라면"이라는 소개를 하고 있다. 이것들은 모두 핵심적으로 '라면'이라는 본질에 더해서 신라면을 소개하고 있다. 이 소개는 모두 라면이라는 본질을 담고 있다. 그러면 우리의 가장 핵심적인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는 회사원, 누군가의 부모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사람이라는 단어만큼 우리의 본질 중 가장 근본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나는 "사람입니다."라는 자명한 사실을 자기소개의 말미에 굳이 넣으려고 한다.

계속 신라면으로 이어 나가보자. 그러면 신라면이라면 저 소개들 중 어떤 소개를 가장 선호할까? 아마 신라면은 국민라면이라는 소개가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낸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내가 국민라면이 된 이유는 무엇이고, 핵심 맛은 무엇인데, 누군가 나를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나, 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나를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신라면은 최초로 매운맛을 가장 앞에 내세운 기념비적인 라면이다. 이러한 광고는 한국인들에게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국민라면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매운맛인 동시에, 소고기 장국 베이스의 맛, 표고버섯향이 들어간 라면이다. 그리고 신라면 보다 매운 맛은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매운맛이라는 것을 선택한 이유는 매운맛이 신라면의 아이덴티티이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기소개를 써보자면, 신라면은 매운맛을 앞세워 한국의 라면 시장의 판도를 바꾼 기념비적인 라면이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한국의 맛을 대표하는 판매 1위의 국민라면이다.라고 소개할 것이다. 자기소개는 짧다. 그렇기 때문에 표고버섯향이며, 다양한 정보를 모두 날리고 소개한 것이다.

자기소개는 나를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나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의 고정관념을 깨고, 동시에 사람들이 알고 있던 사실을 언어화하여 기억하게 하는 역할이 있다. 나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기억하게끔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소개는 나에 대한 너무나 세부적인 정보를 담을 필요가 없다. 핵심적인 내용과, 나를 확실하게 소개할 수 있는 내용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상대방이 나에게 관심을 갖게 할 만한 요소도 있어야 한다. 한국의 맛을 대표하는 국민라면이라면, 이 라면을 먹어봐야지만 한국인의 음식에 대해서 이해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음식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멘트에 끌릴 수밖에 없다. 결국, 자기소개는 본질을 담아야 하고, 동시에 나에 대한 매력적인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


신라면에 대한 소개를 실컷 했으니, 나라는 사람의 소개로 넘어오자.

나라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나는 000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이름에 대한 소개는 상대방이 나를 이렇게 불러달라는 부탁인 동시에, 그 이외에는 아무런 정보를 갖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름이라는 그 상징성 때문에 가장 앞에 온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사람이다. 사람이라는 사실을 재서술 하는 것은 마지막에 올 것이다. 중간에는 무엇이 와야 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에 대한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나의 본질을 무엇이라고 했으며, 여러분은 나라는 사람에서 어떤 매력을 느끼게 했을까? 우선 나의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써보았다.

나는 000이다. 나는 세계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물리학과 철학,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자,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다른 사람에게도 알리기 위해서 내가 공부한 내용을 다양하게 글을 쓰는 작가이다.

이 소개에 대해서 조금 부가적으로 더 해보고자 한다.

우선 이름에 대한 소개로, 나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에 대해서 밝혔다.

나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세계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갖고 살아간다.라는 부분을 배치했다. 이는 나라는 사람을 다른 사람과 다르게 하는 본질인 동시에, 나라는 사람의 삶에서 저 질문을 빼게 되면, 내가 기존까지 살아온 과정을 부정하는 동시에 지금의 나를 부정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본질로 꼽았다. 동시에 이 질문을 해결하는 것은 나의 꿈이기도 하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도 이 질문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간단하게 질문에 대한 설명을 더했다.

이 질문을 해결하는 지금의 과정을 중간에 담았다. 나라는 사람은 결국 지금 무엇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중요한 정보이다. 나는 물리학적인 지식을 공부하면서, 물리학이라는 것이 세계의 본질은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따라서 철학이라는 사유의 방식이 동시에 존재해야지만 세계를 이성과 지성으로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끝부분에 학생, 그리고 작가라는 나의 직업으로의 지위를 담아서, 사회적으로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밝혔다. 학생이라는 지위는 내가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하는 직접적 지위고, 작가라는 지위는 꿈과는 필연적이지 않지만, 사회 안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2차적인 지위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소개한 것처럼, 나는 앞으로 브런치에서 쓰는 글에서 다양한 학문을 오갈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세계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고자 하는 과정에 대한 글을 쓸 것이다.

이 글의 여정의 끝에 나의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나를 이렇게 소개하고자 한다. 세계의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해가는 사람.



끝으로

결국 세상에는 수많은 자기소개가 존재할 수 있고, 이보다 더 나은 형태의 자기소개가 가능할지 모른다. 나는 이러한 자기소개를 무조건적으로 어떠한 자리에서 하자는 것은 아니다. 면접 때, 소개팅에서 등등 다양한 자리에서는 상대방이 궁금해하는 정보에 대해서 전달하는 것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상대방과 더 깊은 관계가 되고, 나라는 사람이 진짜 누구인지를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러한 자기소개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타자화된 나라는 자아와 만나기 위해서 나 스스로에게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소개할 때, 나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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