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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Flight Jun 05. 2020

# 승무원과 '안전 훈련 (TE)'

- 써먹는 일 없기를 바랍니다만, 만일을 대비해 훈련합니다 -

출처 : 구글 검색 / 박사무장님, 김사무장님, 최사무장님...사진 제공 감사합니다. ^^


승무원으로 입사해 비행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신입 승무원 기초훈련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훈련은 안전과 서비스 과정으로 구분되는데 약 3개월간 진행된다. 기본훈련을 이수하고 승무원이 되었다고 해서 교육이 끝난 것은 아니다. 비행 횟수가 늘수록 필요한 업무 지식도 증가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수많은 교육 중 하이라이트를 뽑자면 당연 TE를 꼽을 수 있다. TE는 '정기 안전 훈련'을 의미한다. 항공법에서도 '승무원이 승무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정 기간 내에 반드시 TE를 이수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즉, TE 이수 후 일정 기간 (13개월) 내 재이수하지 않으면 비행을 할 수 없다.


TE교육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온라인 교육은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항공기 특징과 기내 비상장비 사용법, 항공기 도어(door) 작동법, 비상시 승무원들의 대응방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습한 내용들은 객실 훈련센터에서 실습을 통해 체득하게 된다.


탈출 훈련 때는 탈출 명령 샤우팅 (SHOUTING, 고함)을 해야 한다. '머리 숙여, 자세 낮춰'. 탈출 명령 구호에는 높임말, 존댓말이 없다. 죽느냐, 사느냐의 순간에 공손한 표현은 사치다. "뛰어, 내려가, 멀리 피해" 짧고 단호하고 명료하게, 생존에 필요한 말 만한다. 평소 나긋나긋하고 연약해 보이는 여승무원들도 이때만큼은 목청이 터지도록 소리를 외친다.  


화재 진압실에서는 실제 화재 상황을 가상해 호흡보호 장비를 착용한 후 소화기를 사용해 실습한다. 종종 비행 중 기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는 승객들이 있는데 기내 화재는 이런 사소한 것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화재는 항공기 안전에 치명적이다. 비행 중 담배를 피울 생각을 하는 승객이 있다면 다시 한번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그밖에도 심폐소생술, 자동 제세동기 (AED) 사용법 등 응급처치술, 운항 승무원과의 업무 협조(CRM), 항공보안, 난동 승객 발생 시 제압 등에 대해 실습한다. 이런 교육은 비행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기에 1년에 한 번씩 훈련을 받으며 비상사태를 대비한다. 물론 앞으로 내 비행 생활 동안 실제로 사용할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말이다.


* TE승무원들은 습관적으로 '티이'라고 부른다. 'TE'의 훈련 목적과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이 어떤 단어의 약자인지에 대해서는 지난 20년 동안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다. 구글에 검색을 해봤지만 나오지 않는다. 훈련원에 전화해 볼까? 고민도 해봤지만 그냥 쓰기로 했다. 혹시 아시는 분이 계시면 리플 달아주세요.


* 2016년 5 월 27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가는 대한항공 여객기의 왼쪽 날개 밑 엔진에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활주로를 이동하는 중이었고 탑승했던 승객 253명은 비상탈출을 통해 큰 부상 없이 모두 빠져나왔다. 하지만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비상탈출시키는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된 내용 중 하나가 '객실 승무원들이 소리만 지르고 조직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항공기 탈출이 필요한 비상사태 발생 시 승무원들은 소리를 질러 (그래서 SHOUTING이라고 한다) 승객들에게 탈출을 '명령'하게 돼있다. "손님, 비상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밖으로 나가 주시겠습니까?"가 아니다.


* 항공기 이 착륙 시 갑작스러운 '충돌 (CRASH)'발생


- 머리 숙여, 자세 낮춰(충격으로부터 머리와 몸을 보호)

- 벨트 풀어, 나와, 짐버려(항공기 정지 후 탈출이 필요한 경우)

- 탈출구 정상, 이쪽으로 (비상구 개방 후 슬라이드 팽창 확인

- 뛰어, 내려가, 멀리 피해....(항공기 폭발에 대비해 안전 지대로 이동)


* '90초 룰'이라는 것이 있다. 항공기 사고를 대비한 항공기 제작 기준과 관련된 규칙으로 비행기는 사고 발생 시 모든 승객이 90초 이내에 탈출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90초 룰 시뮬레이션을 합격한 항공기만이 상용 항공기로 인증을 받을 수 있다.


90초 룰 시뮬레이션은 모든 승객과 승무원이 90초 이내에 항공기에서 안전하게 탈출하는 시범으로 사용 가능한 출구의 절반이 막히고 바닥 근접 조명이 제공하는 최소 조명 상태, 그리고 특정 연령대에 한정하지 않고 고르게 분포된 승객들로 가득 찬 만석 상태에서 실시된다.


'객실 승무원 탑승 수' 규정있다. 승객 50명당 승무원 1명이다. 비상시에 승객들을 안전하게 탈출시키기 위해서는 승객 50명당 최소한 1명의 승무원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국제적인 기준이다. 현존하는 가장 큰 항공기는 A380. 최대 853명까지 태울 수 있다. 그렇지만 서비스 공간을 고려해서 그렇게 많이 태우지는 않는다. 대한항공의 A380 좌석 수는 407석이다.


380 운항을 허가받기 위해서는 853명을 90초 내에 탈출시켜야 한다. 관련 동영상은 아래 클릭

https://www.youtube.com/watch?v=XIaovi1JWyY


https://www.youtube.com/watch?v=UqYAai6Ea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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