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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 Hoult Dec 07. 2015

Fun. 그리고 솔로로 돌아온 네이트 루스

55회 그래미 2관왕에 빛나는 밴드 펀.(Fun.)


55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4대 본상으로 꼽히는 신인상과 올해의 노래상을 받은 밴드 Fun.입니다. 올해의 노래상 'We Are Young'은 엄청난 인기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광고 음악으로 쓰여 아주 친숙한 곡이고요.


멤버는 네이트 루스(Nate Ruess, 보컬), 앤드류 도스트(Andrew Dost, 드럼, 키보드, 기타), 잭 앤토노프(Jack Antonoff, 기타)이고,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디 팝, 인디 록 밴드입니다.  


음악의 꿈을 안고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던 1982년생 네이트 루스는 19세에 절친 샘 민즈(Sam Means)와 인디 밴드 더 포맷(The Format)을 결성해 몇 년 동안 작은 클럽 등에서 공연을 했기 때문에 마니아 층이 꽤 된다고 합니다. 보통 밴드의 리드 보컬이라면 기본적인 악기는 다룰 줄 아는데 네이트는 악기를 거의 다루지 못함은 물론, 한 인터뷰에서 한 번도 음악 레슨을 받은 적 없으며 노래를 배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차에서 따라 하기 힘든 보컬의 노래를 크게 틀어놓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1984년생으로 스틸 트레인(Steel Train)의 보컬이었던 기타 잭 앤토노프는 스틸 트레인 시절 투어 중 더 포맷과 알게 되는데, 네이트가 펀 결성을 먼저 제안했다고 하지요. 1983년생인 앤듀류 도스트 역시 아나탈로(Anathallo)에서 활동하였고 보컬, 키보드, 베이스, 드럼 심지어 트럼펫과 호른, 글로켄슈필(이건 어떤 악기??)에 이르기까지 1인 밴드를 해도 손색이 없는 수재라고 합니다. 투어 멤버로는 네이트 해롤드(Nate Harold, 베이스), 윌 눈(Will Noon, 드럼), 에밀리 무어(Emily Moore,  키보드)인데요, 네이트 루스와 네이트 해롤드의 이름이 같아 해롤드를 'Nattie'라는 애칭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2008년 더 포맷이 해체하고 앤드류 도스트, 잭 앤토노프와 함께 Fun. 을 결성합니다. 멤버 모두의 이전 경력을 본다면 신인상을 받았지만, 중고 신인? 이겠네요. 더 포맷과 아나탈로는 해체하였고, 스틸 트레인도 2010년 3집 정규앨범 발매 후 2013년까지 활동하였습니다.  

차례대로, The Format -  Anathallo - Steel Train




데뷔 앨범 Aim And Ignite (2009)입니다.


2008년 펀 결성 후 이듬해 데뷔 앨범을 발표하였지만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빌보드 200에 71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앨범입니다.


앨범의 타이틀 곡 3번 트랙 'All The Pretty Girls'를 듣고 처음에 영국 밴드인 줄 알았습니다. 엇? 이건 퀸?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싱글 커트된 곡은 아니어도 충분히 매력 있는 오프닝 트랙 'Be Calm',  이별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유쾌하고 신나는 멜로디와 독특한 뮤비의 7번 트랙 'Walking The Dog', 9번 트랙 'The Gambler'는 네이트 루스가 만든 곡 중 가장 잘 만들었다고 하는 곡입니다. 가사 내용 또한 루스의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로 매우 따뜻하지요. 




많은 사랑을 받은 두 번째 앨범 Some Nights (2012)입니다.


데뷔 앨범 발매 당시 소속 레이블인 'Nettwerk'에서 아틀란틱 산하 'Fueled By Ramen'으로 옮겨 발매한 첫 앨범입니다. 


이 앨범에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제프 바스커(Jeff Bhasker)가 참여했는데, 알려진 바로는 '힙합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밴드와 록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프로듀서의 결합'이라고 하여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지요.

 당시 상당한 인지도로 비욘세의 앨범 작업 때문에 바빴던 제프 바스커와 거의 무명의 네이트 루스의 만남은 쉽지 않았는데요, 지속적으로 미팅 요청을 했지만 그때마다 제프 바스커가 펑크를 내는 등 어려움이 많았고 몇 번의 설득 끝에 드디어 만나게 되는데, 그것도 딱 10분만 허락한 만남이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네이트는 작업해 오던 'We Are Young'을 불렀고 신기하게도 상황이  급진전되어 제프 바스커와 작업에 들어갑니다.

 

'We Are Young' 피처링에 참여한 자넬 모네도 바스커가 소개해 준 것이라고 하지요. 록과 힙합이라니... 쉽게 섞이지 않을 듯한데, 5번 트랙 'It Gets Better'나 7번 트랙 'All Alone'을 들어보면, 오올~ 어울려 어울려!

올해의 노래상을 받은 리드 싱글 3번 트랙 'We Are Young', 앞서 말한 R&B 가수 자넬 모네(Janelle Monae)가  피처링하였고, 2012년 슈퍼볼 하프타임 때 자동차 광고에 쓰이며 곧바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에 1위를 기록하였는데, 캐나다 출신 밴드 니켈백(Nickelback)이 2001년에 1위, 2008년 콜드 플레이(Coldplay)의 'Viva la Vida' 이후 오랜만에 록 밴드가 1위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전에 인기 미드 'Glee'에 삽입되어 원곡과 편곡된 곡 모두 사랑받았고요. 오프닝 곡 'Some Nights (Intro)'와 2번 트랙 'Some Nights'는 퀸을 연상케 하여 매우 좋아하는 곡이고, 세 번째 싱글로 발표되었던 4번 트랙 'Carry on'은 앨범의 수작이라고 불리는 만큼 완성도 또한 높습니다. 


슈퍼볼은 프로미식축구 내셔널 컨퍼런스(NFC) 우승팀과 아메리칸 컨퍼런스(AFC) 우승팀이 겨루는 챔피언 결정전인데, 매년 시청률이 70%가 된다고 하니 미국 내에서의 인기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여러 가지 괴담도 있고.. 슈퍼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주식 투자자라면 경기 결과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저는 경기에 그리 관심이 많지는 않지만 전공과도 무관하지 않아 매년 어느 팀이 이겼구나 정도만 알고 있어요), 이유는 일명 '슈퍼볼 주가 지표(Super Bowl Stock Indicator)' 즉, 승리팀과 그 해 주가 상승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으로 NFC 소속팀이 이기면 그 해 증시가 호황이고, AFC 소속팀이 이기면 증시가 내린다는 징크스가 있다고 하지요. 정확한 근거는 없지만 실제로 적중률이 높다고 합니다. 


또 재미있는 한 가지가 '슈퍼볼 광고 지표'입니다. 경기 전후 방송되는 광고 중 최고의 광고 10개 그리고 최악의 광고 10개는 광고 상품의 판매량과 주가 상승률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광고주들은 슈퍼볼에 나갈 광고를 따로 제작한다고 하고 그만큼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헐 1초에 2억... ) 어설픈 광고들은 그냥 잊혀... 지는... ㅠ 차라리 하지 말걸... 이렇듯 많은 관심이 쏠리는 프로그램에 붙는 광고 배경 음악으로 쓰인 'We Are Young'은 펀에게 예상치 못했던 굉장한 인기를 안겨줍니다.



We Are Young 어쿠스틱 버전




2집 활동 이후 네이트 루스는 데뷔 싱글 'Nothing Without Love'를 시작으로 올해 6월, 솔로로는 첫 번째 앨범 Grand Romantic을 발매합니다. 앨범 제목에서 이미 짐작하셨듯이 루스의 개인적인 감정을 담아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루스가 사랑에 빠졌을 때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은 3번 트랙 'Nothing Without Love', 활발한 분위기의 2번 트랙 'AhHa', 그래미 시상식 올해의 앨범에 빛나는 벡(Beck)이 피처링 한 6번 트랙 'What This World Is Coming To', 앨범의 타이틀이자 관악과 합창이 어우러진 극적인 후반부가 인상적인 10번 트랙 'Grand Romantic' 등 밴드에서는 시도하지 못 할(개인적인) 음악으로 채웠습니다.






2012년 2집 활동 후 공백기가 길었고, 올해 초 네이트 루스가 솔로 싱글 'Nothing Without Love'를 발표하자 펀의 해체 얘기가 나돌았지만 잠정 휴식기인 것으로 알려졌지요. 이에 대해 펀은 아래와 같이 밝혔습니다.

앨범이 성공한 뒤 스튜디오로 곧장 돌아가 상업적인 일을 하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그런 이유로 음악을 하고 싶지 않았다


밴드에게 위기는 오랫동안 빛을 못 보고 어려웠을 때가 아니라 큰 성공을 거둔 후인 것 같습니다. 큰 성공을 거두고 나면 모든 주위 상황은 밴드를 중심으로 역전되고, 수년 동안 겪었던 무명의 설움은 기억조차 나지 않게 될 거예요. 2집 앨범의 엄청난 성공을 뒤로하고 루스는 '펀.'의 음악이 아닌 '나'의 음악으로, 잭 안토노프는 프로젝트 밴드 블리처스(Bleachers) 활동을 그리고 앤드류 도스트는 영화 'The D Train'의 사운드트랙 작업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들의 행보에 응원을 보내며, 반드시 다시 뭉쳐 멋진 음악을 선보이리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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