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북클럽 13기 가입, 커뮤니티의 재발견
인스타로 팔로우하고 있는 '오이뮤'라는 디자인 기업을 통해 '민음북클럽'을 처음 알게 됐다.
사실 출판사나 언론사에서 '전자책 쓰기'와 같은 장삿속이 보이는 상품들에 거부감이 있어서 제대로 알아보려 한 적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굳즈가 귀여워 둘러보기만 한다는 게 가입하고 커뮤니티 활동까지 해보게 됐다.
민음사는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로 유명하다. 한 때의 문학소녀가 잊고 살았던 <이방인>, <데미안>과 같은 책들이 떠올라 어쩐지 몇 년 전으로 돌아간 감정에 휩싸였다.
<싯다르타>, <라쇼몽>, <농담>과 같은 책들을 선택하고 시원하게 결제까지 하고선 벌써 그 책들을 다 읽기라도 한 듯 마음이 벅찼다.
그런 감정은 대개 저녁쯤 사그라드는데, 지금 이 순간까지도 설레는 감정이 남아있다. 이는 모두 '민음북클럽 커뮤니티' 덕분이다.
민음북클럽에 가입하면 커뮤니티 입장권이 생긴다. 다들 오만 원이라는 거금을 독서 생활에 투자한 만큼 책과 삶에 진심인 분들이라 그런지 유튜브 영상이나 뉴스 기사 하단에 가끔 보이는 '말 안 통하는'식의 글이나 댓글이 없다.
여기선 나이, 성별, 경제력, 학력 구분 없이 평어를 쓴다. 반말을 쓰되 상대를 존중하는 말투를 추구한다고. 게시판을 둘러보니 책과 삶에 대한 텍스트들이 오가며 생기는 인간의 존엄함이 나를 감동케 했다.
조심스럽게 '문장 추천'기능에 넣기 위한 각자의 문장들을 하나씩 남겨줄 수 있는지 글을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눈물 날 만큼 멋진 문장들을 남겨 주셨다.
개발하고 있는 독서 앱에서도 이런 공간이 기획되어 있다. 이번 민음북클럽을 계기로 독서 기반의 깊이 있는 커뮤니티가 독서 생활을 넘어 인간의 존엄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꽤 거창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설계해야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