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기록해
어떤 날은,
바람 한 점 없는 듯
앙상한 나뭇가지마저 흔들림이 없는데
구름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흘러간다.
당장이라도 부서질 거 같은
오늘의 하루를 지탱하기 위한 나의 몸부림이
하릴없이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있는 나뭇가지처럼
저리도 평온하게 어느덧 훌쩍 지나가 있기를.
요즘은 조금
긴 생각이 힘들다.
생각이라는 건 길어지다 보면 깊어지는 법,
아마도 깊어지길 피하고 싶은 두려움이 자꾸만 뻗어나가는 생각의 고리를 끊어내는가 보다.
그렇게 한 달이, 두 달이 지나는 동안 의미 있는 찰나의 순간들조차 잊히는 것 같아
순간의 생각이라도 기록해보려 한다.
그렇게 모인 순간이 이 시간을 견뎌낸 나의 긴 이야기가 되어주길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