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뿌리 Mar 04. 2022

01. 무언가를 쓴다고 말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안 읽으면 시무룩할거면서

일단 한 번 집 밖을 나오면 나온지 5분 만에 ‘도대체 집은 누가 만들었는지’,

‘집이란 단어는 왜 그렇게 정감이 가냐’며 생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동물인 인간으로 태어난지라

집 밖의 세상은 어떻게 잘 돌아가는지 눈에 불을 켜고 체크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게다가 일단 한국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드러내고 자랑하는 것을 극도로 지양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벌써 드러내고 자랑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 좀 보세요.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러내고 본인을 표현하는 이들을 보면서는  신기해하고  용감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다가 생각했습니다. 직업이 말과 글로 드러내고 자랑하는 일이면서, 왜 내 이야기를 하는 건 어려울까 하고요.

물론 회사 혹은 물건 혹은 서비스와 같은 것을 열심히 알리는 사람입니다만,

어쩌면 나는 내 이야기를 너무 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서 이러한 직업을 선택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대리만족 같은 거 있잖아요. 그렇지만 대리만족은 안되는 것 같습니다.


전 아직도 저에 대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일과 달리 나를 알아가는 것에는 밤새 들여다보고 공부하려는 노력 따윈 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알아지겠지 생각하기도 했고요.


이렇게 글로라도 풀어내야 하겠다 생각한 건 나에 대한 선물이라고 해둬야겠습니다.

내 이야기를 쓴다고 말하는 것도 너무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인 나를 들여다보는 일을 조금씩 시작해보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