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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llochen Mar 13. 2024

스노우보딩 후 사우나 즐기기

아, 다른분들의 알몸을 볼 거란 예상은 못했는데..

오후에 호텔에 들어왔다.

산 꼭대기는 추웠고, 사우나 하기에 너무나 완벽히 피곤에 쩔은  나의 상태였다.

아이들에게 같이 호텔 안 사우나 가자고 하니, 즉시 오케이 하다가(한국의 찜질방을 생각 한 듯)..갑자기

어떨지 모르니 다음에 가겠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좋은 선택이였다.

하마터면 11살, 딸 아이가 사우나 안에서 소리도 질렀을 수도 있었다.



 남편은 독일에서 내가 사우나 가자고 할 때 마다

"사람들이 알몸이여서 아마 니가 불편할 꺼야 그리고 나도 그게 좋진 않아"라고 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겨울스포츠를 즐긴 후 였고, 남편은 수건으로 몸을 감싸고 들어가면 된다고 했다.

출처 구글


이런 느낌. 사진과 같이 발을 나무위에 올릴려면 수건 필수!!


사우나실은 작은 방들이 4~5개 정도 있었고, 그 옆 사이 사이에는 샤워실이 있었다.


사우나실- 샤워공간- 사우나실 -샤워공간 -사우나실-


이런 구조이다.

우리는 목욕 가운을 벗고 수건을 몸에 두른 채

 첫번째 사우나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남편이 "Oops" 하더니,

"저 사람 알몸인데??다른 방으로 가자" 라고 했다.

창문넘어로 방들을 보니 수건은 나무 바닥에 깔고 알몸으로 들 누워계셨다.

자세히는 안봤지만 무튼 전부 살색만 보였다.

출처 구글이미지

이런 느낌.


우리는 비어있는 사우나방으로 들어가 앉아있었는데

사우나실에 몇 분 앉아 있자니 이분들이 왜 알몸인지 이해가 갔다. (사우나 이용 연령층은 40대에서 60대 정도로 보였다. 호텔비용이 저렴하지 않기에 젊은층은 없었다.)


사우나실은 덥고, 수건은 두껍고 불편했다.


유럽은 몸뚱이는 몸뚱이지 이런 마인드여서 뭐 서로 쳐다보고 할 것도 없다.

심지어 스페인에서는 바닷가 모래사장에 누워있노라면, 여자분들도 탑은 누드로 다니는 분들이 꽤나  있어서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했었다. 헛!


다른 스팀사우나로 가려던 중 어떤분이  정중히 우리를 보며 "할로우"를 해서 약간 놀랐다. 아..나는 상대방이 수건없이 살만 보이면 바로 시선을 바꾸느라 나름 바빴다.


'저기..알몸인데 할로우가 듣기 좀 불편합니다만..'



님편이 사우나실에서 조용히 나에게 말했다.

"There are many 고추s"

(여기 고추들 많네)


"Ja, I can tell. but one 고추 is enough for me"

(응, 그러네. 근데 나는 고추 한개면 됐어)


* 우리는 종종 영어,독일어,한국어를 섞어쓴다. 자연스레 그냥 그렇게 되어버렸다.


하니, 남편은 환하게 웃으며

"I am so glad to hear that!"



저기..이게 그렇게 기쁜 타이밍인가요??


사우나실에서 나오면 무조건 바로 물로 가볍게 샤워를 한 후 다른 사우나실로 갈 수 있다. 아니면 휴게실에 비치되어있는 선베드에 누워 책을 읽거나,차를 마시거나, 휴식을 취한다.


집에 와서 독일 사우나에 대해 더 알아보니,

알몸이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적혀 있었다.

수영복을 입고 사우나실에 가면 수영복은 금새 땀에 젖고 그러면 위생상 좋지 않기에 수건을 가지고 사우나로 들어간다. 그리고 내가 앉을 곳은 무조건 수건을 깔아서 피부가 나무에 닿지 않게 해야한다. 다리를 올리더라고 수건이 깔린 부분에만 올려야한다고.


나는 남편하고만 사우나실에서 있었기 때문에 뭐 많이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사우나실 밖에 나가면 알몸으로 사람들이 샤워하고(샤워 커튼따위는 없다) 있어서 괜히 긴장이 되기도 했다.


집에 와서 시어머니에게

"나 사우나에서 다른사람들 알몸 봤어!" 했더니


그녀 왈

"Das ist nomal" - 응, 당연한거야!라고 한다.


역시 유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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