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가공 종류
북디자인을 독학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지식을 정리하는 글입니다.
책 재킷과 속표지를 포함한 표지 제작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후가공이 들어갑니다.
후가공 단계가 늘어날 때마다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에 독립 출판이라면 접근성이 높지는 않죠. 그래도 알아두면 좋으니 일단 공부해보겠습니다.
후가공 종류 가운데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건 '코팅'입니다.
▲ 코팅
표지 바깥 면에 라미네이팅(laminate)을 진행하는 가공법입니다. 기계로 뜨거운 온도와 압력을 가해 코팅 재질을 물체에 점착시킵니다.
코팅은 한 마디로 두꺼운 표지 용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책의 수명을 늘려주는 것이죠. 가장 단순하게 구분하자면 유광 코팅과 무광 코팅이 있습니다. 유광 코팅은 스크래치에 강하지만 에폭시나 유광박 등을 같이 적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하네요. 무광 코팅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벨벳 코팅도 최근 꽤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벨벳 코팅은 고무 코팅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원단처럼 보이기 때문에 고급스럽죠.
도료 바니쉬를 사용해 인쇄기계로 막을 입히는 바니쉬 코팅의 경우 건조가 빠르고 부분적인 코팅도 가능합니다. 이 밖에 책에 경화액을 바르고 자외선(UV) 램프를 통과시켜 진행하는 UV 코팅까지 있습니다! UV 코팅은 가격이 싸고 가공 과정이 빠르지만 잘 찢어지고 잘 썩습니다. 환경을 생각해 UV 코팅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그렇다면 책 제목이나 이미지, 로고 등 주로 표지의 일부분만을 특정해 진행하는 후가공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박'(箔)이 있습니다.
▲ 박
박은 원하는 문자 또는 이미지 등을 따 동판을 제작, 열과 압력을 가해 필름을 입히는 가공법입니다.
동판을 제작해 찍는 것이니 지나치게 얇은 선이나 작은 글씨에는 사용하기가 어렵겠죠. 인쇄 사이트를 보니 7pt 이상의 폰트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안내도 나와 있네요.
구체적으로 종류를 따져볼까요? 대표적으로는 은박, 금박, 청박, 적박, 먹박, 홀로그램박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연청박, 적금박, 동박, 백박 등 다양한 색깔의 박이 있고 유광 또는 무광으로도 나뉩니다. 유광과 무광의 중간 정도인 반무광도 있습니다. 투명박이나 은박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좀 더 은은한 펄박, 안료를 사용해 찍는 안료박도 있습니다. 안료박은 일반 박에 비해 찌그러짐이 있다는 설명도 있네요.
▲ 형압(型押)
동판과 수지판을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해 압력을 가하여 돌출시키거나 들어가게 하는 후가공입니다.
글이 돌출하도록 찍는 것을 엠보싱(양각), 글이 들어가도록 찍는 것을 디보싱(음각)이라고 부릅니다. 색박과 형압을 같이 진행하는 경우도 많죠.
▲ 에폭시
전용기기를 이용하여 투명 잉크를 덧입혀 돌출시키는 후가공입니다.
부분 유광 코팅을 진행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도 두께감이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인쇄하는 과정과 비슷하기 때문에 디테일한 작업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고급 후가공이라고 불리나 봅니다.
이런식으로 다양하게 입체감을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아예 책의 형태를 자르고 뚫는 방법도 있습니다. 타공(打孔)부터 얘기해볼까요?
▲ 타공
말 그대로 원형의 구멍(孔)을 뚫는 가공법입니다.
스프링 제본을 할 때나 끈을 달아야 할 때 주로 사용되는데요, 이를 책의 재킷 또는 띠지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 커팅
칼선을 제작해 프레스기로 찍어내는 가공법입니다.
책 재킷의 특정 위치에 구멍을 뚫어 속표지의 일부가 드러나도록 하는 디자인에 많이 쓰입니다.
▲ 귀도리
책 모서리를 둥글게 가공하는 기법으로 라운딩이라고도 불립니다.
뽀족한 부분이 사라지니 찔릴 염려가 없습니다. 어린이 도서에 사용되는 걸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평범한 후가공을 거부한다면 이런 것들도 있습니다.
▲ 렌티큘러
가늘고 긴 볼록 렌즈를 빼곡히 나열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이미지가 보이도록 만드는 기법입니다.
어린시절 장난감 카드에서 많이 볼 수 있었죠. 마치 3D 화면을 보는 것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유용할 것 같습니다.
▲ 실크스크린
빛을 이용해 실크스크린에 특정 모양의 구멍을 만들고, 그 구멍으로 잉크를 투과시키는 일종의 판화 기법입니다.
소량 제작이고, 핸드 메이드의 느낌을 주고 싶다면 한번쯤 시도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 실크의 밀도에 따라 상당히 빈티지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책을 만들 때 별도 패키지를 제작하거나, 삽지를 제작해 책에 끼우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도 넓은 의미의 후가공이죠. 다음은 종이...색...또 타이포...이런 것들을 공부해 보겠습니다. 너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