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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실이하늘 Jun 01. 2024

직장생활 속 감정이야기_긴장감(2)

직장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감정들을 다루는 우연한 계기

출처 : Pixabay (LillyCantabile)



긴장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신감이 필요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텐션(Tension)과 긴장감(緊張感)은 비슷하지만 같지 않다. 하고자 하는 의욕과 같이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텐션’이라면 마음이 조여드는 느낌이나 불안함을 의미하는 것이 ‘긴장감’이다. 대부분의 직장생활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전쟁 중임에도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 보유자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긴장의 연속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긴장 좀 하자!”라고 독려인 듯, 채근인 듯 헷갈리는 말을 종종 하곤 한다.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며, 확인하는 철저함을 강조하는 의미임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지나치게 긴장을 하면 될 일도 안 되는 법이다. 반면 신입사원들에게는 “너무 긴장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해보세요.”라고 격려한다. 그렇다면 긴장 좀 하라는 잔소리를 듣게 되는 시기는 대체 언제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런 시기는 없다. 그나저나 긴장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듯싶다. 

    

서비스영업팀을 맡고 있는 강 팀장은 일과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이 팀원들을 한 명씩 불러 윽박지는 일이다. 팀원들은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그 폭격을 무방비로 맞아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강 팀장은 도 차장을 불렀다.     


“도 차장, 지난번에 내가 지시했던 일 마무리했어?”

“아, 그거 아직 마감일이 남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걸 굳이 마감일까지 가서 마무리하려고 하나! 하루라도 빨리 끝내면 그게 다 매출인데, 쯧쯧…….”

“네, 알겠습니다.”

“거기 라 과장 좀 오라고 해!”

“네.”

“라 과장은 경쟁사 가격조사 건 언제쯤 보고할 수 있어?”

“경쟁사들이 가격을 고객에게만 노출하고 있어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럼 그 고객들을 추적해보면 되잖아! 그것도 어렵나?”

“그 역시도 공개된 정보도 아니고, 개인정보보호법에도 저촉이 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 쉽지 않습니다.”

“그럼 못하겠다는 얘기야? 답답하네, 참…….”

“민 대리 좀 오라고 해!”

“부르셨어요?”

“민 대리는 신입사원 교육 잘 시키고 있나?”

“네, OJT 매뉴얼대로 하나씩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 팀은 사람이 부족하니 얼른 교육 마무리하고, 기초적인 업무부터 실전에 투입하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이런 광경을 매일 목격하고 있는 신입사원 오란 씨는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강 팀장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도 그러하지만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는 것만 있는지 매일 화제가 바뀌는 것도 놀랄 만큼 기이하기까지 했다. 이제 막 입사해서 팀원들과도 아직 서먹서먹한 상황에서 고작 확실하게 파악한 팀 분위기가 이런 것이라니 앞으로 살아갈 일이 걱정이었다. 말 그대로 긴장의 연속인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번에는 강 팀장이 오란 씨를 불렀다.     


“오란 씨! 오란 씨! 이리 좀 와봐요!”

“아! 네…….”

“회사생활은 어때요? 할 만한가요? 밖에서 볼 때와 많이 다르죠?”

“아, 네. 그래도 선배님들께서 많이 도움을 주셔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자기 일들이나 잘하지. 그 와중에 후배를 잘 챙기는가 보네. 허허. 알겠어요. 그럼 수고하구요.”

“네. 팀장님”     


긴장의 연속이지만 시간은 무심하게 규칙적으로 흘러 점심시간이 되었다. 오늘 오란 씨의 점심식사 파트너는 민 대리였다.      


“오란 씨! 점심 먹으러 가요!”

“네. 대리님”

“오란 씨! 뭐 먹을래요?”

“대리님 좋아하시는 걸로 먹을게요.”

“오란 씨, 직장인들의 가장 낙이 점심시간이에요. 맛있는 거 먹어요.”     

결국 민 대리와 오란 씨는 냉면을 먹기로 결정했다.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며 오란 씨가 민 대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리님, 팀장님께서 부르실까 봐 긴장되지는 않으세요?”

“하하. 처음에는 무척 긴장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오란 씨도 긴장이 되나 보네요. 걱정 말아요. 신입사원은 안 부르실 거예요.”

“저를 부르시지 않아도 괜히 제가 긴장이 되어서요. 당사자들은 얼마나 긴장되실까 싶어 여쭤보았어요.”

“사실 강 팀장님이 하시는 방식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곰곰이 되씹어보면 틀린 말씀이 아닐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오늘도 무언가 학습한다는 기분으로 팀장님께 가죠. 하하.”

“혹시 얼마 다니지 않고 조기에 퇴사한 팀원들이 많았나요?”

“왜요? 입사한 지 1주일도 안 되어 퇴사하려구요? 하하.”

“아니요. 그냥 궁금해서요.”

“글쎄요. 나도 입사한 지 4년 정도 되었는데, 그 사이에 신입사원이 입사해서 금방 퇴사한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아! 한 명 있었구나. 그런데 적어도 팀장님 때문에 그만둔 건 아니었어요.”

“아, 그랬군요.”     


오늘도 오란 씨는 강 팀장의 데시벨 높은 목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삼아 일하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 약이기는 하지만 언제나 동일한 간격으로 흘러갈 뿐이다. 실제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긴장감은 비단 상사와의 관계에서 오는 부담만이 아니다. 우선 업무를 부여 받을 때부터 긴장감이 몰려온다. 쉽지 않은 업무를 받았다거나 처리해야 할 일정이 촉박한 경우에 그러하고, 해당 업무가 무척 중요한 경우 그 긴장감의 강도는 높아진다.


한편 회의나 프레젠테이션 등에서 발표할 때도 어김없이 긴장감이 찾아온다. 이때 누군가 반론이나 이의를 제기하다면 극에 달하기도 한다. 또한 소위 진상 고객이 항의 전화라도 한다면 난감과 긴장감이 동시에 밀려올 수 있다. 그리고 인사평가 시즌에 상사와 면담을 할 때도 승진이나 연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많은 직장인들이 긴장할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과 상황들로 가득하다. 긴장감은 반드시 하위 직급의 직원들만이 겪는 감정은 아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긴장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신감이 필요하다. 실제로 걱정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상황임에도 긴장하는 경우가 많고, 달리 보면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들이 태반이다. 대체로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에게 당당한 자신감을 부여한다면 긴장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자신감이 아니다. 그저 무모함일 뿐이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최선을 다함으로써 자신감을 쌓아간다면 지금보다 긴장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끝으로 긴장감의 원인이 사람 때문일 경우 그 사람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다면 긴장감이 줄어들 것이며, 상황 때문일 경우 앞으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가면서 긴장감은 상당히 완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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