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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osumer Jul 22. 2022

[육아일기 20220721] 배가 아파

가끔은 아픈 아들

 달리기 강습에 갔다가 집에 밤 9시 10분쯤 돌아왔다.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한 강습을 받고 스트레칭과 마무리를 생략하고 급하게 돌아왔지만 늦었다. 아들을 밤 10시에 자게 하려면 그전에 잘 준비가 끝나야 하기 때문이다. 아내 옆에 누워있던 아들이 난데없이 말했다.


“배가 아파!”


아픈 것에 대해서는 엄살을 부리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에 배가 어떻게 아프냐고 물었는데, 아직 어떻게 아픈지를 묘사하지는 못한다. 그냥 아프다고만 하니 참 답답했다. 배 어느 부위가 아픈지 알아보기 위해서 배 여기저기를 눌러보는데 아프다고 누르지 말라고 한다.

 아내가 ‘엄마손은 약손~’ 노래를 부르면서 배를 좀 문질문질 해주고 등도 천천히 좀 쓸어주었다. 한참이 있으니 괜찮다고 해서 바로 침대로 데려갔다. 평소처럼 장난이 심하지 않고,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 누구?’ 이렇게 물어도 ‘아빠, 나 졸려’라고 이야기하더니 아들은 금방 잠이 들었다. 별일이 아니어야 할 텐데 걱정이 되었다. 아들이 이제까지 많이 아팠던 것은 거의 다섯 손가락으로 꼽으면 충분하다. 영아산통부터 고열, 복통까지 가장 답답한 것은 왜 아픈지를 모를 때이다. 원인을 모르니까 이에 대한 치료법도 불완전하고 무엇보다 아픈 아들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무기력함이 제일 싫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배가 아프다고 하면 어떡하지 걱정을 했는데, 아들은 다행히 괜찮아 보였다. 장난감 상자를 뒤져서 소리가  나지 않는 미니카를 가져오더니, ‘아빠, 소리가  안나라고 했다.

미니카는 아마도 건전지를 갈아주면 소리가   것이다.  건전지를 구해서 넣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픈 인간의 몸을 소리가  나지 않는 미니카와 비교해보면 훨씬 복잡할 것이다. 아이의 경우에는 자신이 아픈 부위와 증상에 대해서 정확히 묘사하기가 어려우니 치료가  어려울 것이다. 건강해서 고마운 우리 아들, 너도 거짓말도 하고 괴병을 부릴 날도 오겠지? 오늘 하루도 신나게 뛰어놀면서 재미있게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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