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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Dec 03. 2021

런던 호텔: The Birch Community

일하고, 먹고, 마시고, 자고  



런던 시내에서 북쪽으로 30분 정도 차를 타고 움직이다 보면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고속도로 한 편에 ‘Brich’라고 하는 표지판을 발견하게 된다.


The Brich Community는 ‘호텔’이다.


좋은 레스토랑과 바를 갖고 있으며, 야외 수영장에 헬스장까지 갖추고 있는 호텔이다.

영화관도 만들어 놓고, 저녁에는 호텔 뒤편 마당에서 캠프 파이어도 즐길 수 있다. 반려견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 인스타그램 세대에게 가장 ‘핫’ 한 호텔이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개장이 조금 미뤄지고 늦어져 2020년 여름이 되어서야 오픈할 수 있었다고 한다.


The Birch Community는 도시 외곽에 위치한 회사 연수원을 호텔로 개조해 오픈한 공간이다. 스트레스 가득한 도시에서 멀어져 쉬면서 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 전 Ace Hotel London의 전무이사 Chris Penn과 사업가 Chris King 이 함께 만들었다. 호텔이라고 하면 화려함을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 호텔을 조금 더 자세히 드려다 보면 낡아서 먼지가 앉은 것 같은 구석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재밌는 점은 이러한 부분들도 계산된 인테리어라는 점이다.  망가지면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해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이러한 자연스러움이 이곳의 매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호텔이라고는 하지만 물이 필요하다면 호텔 곳곳에 비치되어있는 물을 한 병 집어 들고 방에 들어가야 하는 것처럼 룸 서비스를 하지는 않는 호텔이다. 하지만 그 어떤 부대시설 보다도 좋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신 시설도, 좋은 침대, 깨끗한 화장실도 아닌, 호텔 곳곳의 공간을 이용해 만들어 놓은 넓은 오피스 데스크와 미팅룸 그리고 작업 공간이다. 반려견과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렇듯, The Birch Community는 ‘호텔과 공유 오피스’를 함께 하는 곳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마찬가지였겠지만, 영국은 이례적인 국가 록다운에 들어갔었다. '2020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록다운은 일상의 작은 부분들 마저 변화시켰다. 록다운이 길었던 만큼 삶의 방식을 바꿔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마스크를 쓰고라도 출근을 해야 했던 한국과 달리 영국은 마스크 쓰는 것과 상관없이 한 동안은 모두가 집에 있어야 했으며 외출은 하루에 한 번만 가능했다. 이렇듯 기존의 삶의 방식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니 그 또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인지 2021년 7월 'Freedom Day'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했다. 코로나 Friendly 한 시설을 (ex, 거리두기) 갖추고 있지 않은 회사들의 경우 월, 금은 재택, 화, 수, 목은 출근을 한다던가 자유 출근 혹은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시스템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일상의 변화는 The Birch Community와 같은 호텔 겸 오피스 공간을 더 돋보이게 한다.


Movie room - 매일 5편 정도의 영화를 상영하는 이곳은 예약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호텔 방 내부의 모습

자칫하면 ‘기숙사’라고도 느껴질 수 있는 이 호텔의 방에는 책상도 티브이도 없다. 방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호텔의 곳곳에는 작은 공예품들이 놓여있다. 호텔 방의 세라믹 열쇠고리, 개성 가득한 세라믹 컵들과 다양한 미술 작품들까지 하루는 부족한 볼거리들로 가득한 공간이다.  


Library라고 이름 지어진 이곳은 호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공간으로 저녁이 되면 모닥불을 피워 준다.
호텔 곳곳에 위치한 오피스 공간
호텔 곳곳에 위치한 오피스 공간

크고 작은 회의실부터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카페와 분위기 있는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모닥불 앞에서 즐길 수 있는 혼자만의 작업 시간 및 공간까지 이상적인 오피스를 연상케 한다. ‘워라벨’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 일 하는 공간만큼이나 이곳에서 꼭 해보면 좋을 것은 '요가', '요리' 그리고 '세라믹' 교실이다. 하루 3번 각 교실들이 열리며 예약 후 이용가능하다. 호텔 내외부에 위치한 레스토랑도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이다.


호텔에서 지내야만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건은 아니다. 멤버십*을 구입해 공간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멤버십은 가입비 £200에 월 £130 (6개월 기준)/ £120 (12개월 기준)이다. 멤버십 가입 시, 호텔에서 이뤄지고 있는 행사 및 클래스를 제약 없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으며, 2명   의 게스트를 초대할 수 있다.


세상 행복해 했던 반려견 '토요'


새로운 영국을 느껴 볼 수 있는 곳으로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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