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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랜스 Jul 15. 2020

유효기간 1년짜리 유러피언이 되어보자

체코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다.

#1. 유럽 체코로 살러갑니다.

종로의 체코 대사관에서 1년짜리 비자를 받아 돌아오던 날이 생각난다.

여권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나의 사진이 붙은 체코 비자.

대한민국 국민이면서 동시에 2019년 1년 동안은 유러피언이기도 한 나의 신분(?) 변경에 감동하면서 해외 살이를 준비했다.


단순한 단기 여행이 아닌 장기 거주로 가는 비행이기에 챙겨야 할 짐도, 알아봐야 할 정보도 많았다.

블로그에는 정말 다양한 정보들이 있었고, 많은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읽고 나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정리해가며 나는 유럽 워홀을 준비했다.






그래, 5년을 마음먹었던 일인데

어떻게 한순간에 뚝딱! 이루어질까.

워킹홀리데이를 가기로 마음먹고 나서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적어보았다.

"비자"만 있으면 다른 건 뭐, 껌이지!라고 생각하면서 작성한 할 일은 A5 사이즈의 미니 공책 한 권 분량을 채웠고, 약 3개월을 준비했다.


@나랜스 체코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면서 쓴 스케쥴러


적다 보니 확인해야 할 것들이 서른 가지가 넘어갔지만, 역시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은 이 4가지였다.

 비자, 보험, 돈, 항공권






나를 유러피언으로 만들어 줄 비자

신청부터 발급, 수령까지

유럽에서 3개월 이상 장기 체류를 위해서 꼭 필요한 비자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1년짜리로, 체코 대사관에 각종 서류와 지원서를 제출하여 발급받을 수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발급되는 것이 아니라 신청 후 기약 없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빠르면 3~4주, 늦으면 3~4개월까지도 걸리는 발급 시간 때문에 나는 최대한 빠르게 준비했다.


@나랜스 체코 워킹홀리데이 서류 준비


 1. 인터뷰 신청

우선 체코 워홀 비자는 메일로 비자를 신청한다는 간단한 신청서를 제출 후, 서류제출 및 대사관 방문 인터뷰 일정을 회신받아야 한다.

메일 작성 가이드는 체코 워킹홀리데이 사이트에 있는데, 아주 간단하게 출국일과 연락처 등을 작성해서 메일을 보내면 된다.

인터뷰 날짜 회신도 길어질 수도 있다는 말에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확히 3일 뒤 회신을 받아 10일 뒤에 대사관을 방문했다.



 2. 서류 준비

간단한 메일 인터뷰 요청과는 달리, 비자 신청을 위해 제출해야 할 서류는 꽤 많았다.

하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정리해나가면 모두 하루 반나절만에 준비할 수도 있다.


1. 비자신청서 (양식 프린트하여 수기로 작성)

2. 여권 원본 지참, 여권 사본 1부

3. 여권 사진 3장 (1장은 신청서에 부착, 2장 뒷면 이름 작성하여 봉투에 넣어 제출)

4. 항공권 OR 항공 예약증 OR 비행기 비용 담긴 통장 잔액 증명서(왕복 120만원)

항공권을 예약해서 제출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나, 비자가 언제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결제 전 예약 확인증도 제출이 가능하며, 그도 어려울 경우에는 통장에 항공권 비용 120만원 포함한 잔고증명서를 제출하면 됨.

5. 은행 잔고 증명서 (항공비용 제외, 600만원 이상)

은행에서 유로 기준으로 발급받아서, 체코어 번역을 따로 맡겨 제출 (체코어 번역은 아포스티유 코리아에서 4만원을 주고 3시간 만에 받음.) 제일 중요한 것은 인터뷰 날짜 3일 전에 발급해야 함!

6. 통장 6개월 거래내역서 (한글본 제출 가능)

7. 해당 계좌에 연결된 카드 앞/뒷면 사본 (뒷면 사인 필수, 체크카드도 가능)

8. 범죄경력 진술서, 서약서 : 양식 프린트하여 자필 서명 후 제출

9. 워킹홀리데이 의료보험 증명서 사본 1부


해당 내용은 2018년 10월의 기준으로, 2020년인 현재는 바뀐 사항이 있을 수도 있다. 체코 워킹홀리데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인 신청사항을 꼭 확인하길 바란다!



3. 대사관 방문 인터뷰

체코 대사관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해 있는데, 인터뷰 시간에 맞춰 7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벨을 누르고, 워킹 홀리데이 비자 인터뷰를 보러 왔다고 하면 안내를 해주는데 작은 방 안에서 못다 쓴 서류나 혹은 틀린 서류를 수정 작성할 수 있다.


준비가 되고, 차례가 되면 바로 옆에서 투명 칸막이를 두고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준비하신 서류, 개인 연락처 신청서, 여권 원본, 사진까지 제출 후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데 내가 받은 질문은 아래와 같았다.



(1) 워킹홀리데이로 가는지

(2) 살 곳은 어디인지, 적어낸 주소지가 어디인지

(3) 일은 구했는지, 어떤 일을 할 계획인지, 어디서 일거리를 찾았는지



간단한 질문을 해주셨고, 는 솔직하게 대답하고 마무리했다.

서류에 문제가 없으면 비자 신청비용 124,560원(환율에 따라 변동)을 현금으로 결제하고 영수증을 받으면 끝!

여권에 비자 영수증 같은 것을 붙여주시면서 돌려주는데, 나중에 비자 수령 시 필요하다.



4. 비자 수령

약 3주 후에 비자를 수령하라는 연락을 받고, 비자 신청 시 받았던 영수증과 여권 원본을 지참하여 비자를 부착받았다.


그렇게 나는 1년짜리 유러피언 자격을 획득하였다!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워홀 여행자보험

(*비자 신청 필수 서류)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서 제출해야 하는 서류 중 하나로 워킹 홀리데이 홈페이지에 가면 신청할 수 있는 사이트 링크가 있다.

굳이 거기서 하지 않아도 되지만, 가장 믿을만하고 가장 후기가 많은 곳이라 나는 해당 사이트를 통해 빠르게 신청했다. 신청 직후 이메일로 보험증서 파일을 받아볼 수 있다.

(쉥겐 국가 지역이 포함된 것으로 신청하였고, 사망/사고치료/질병치료/본국송환 각 항목 최저 보장액 60,000 Euro 이상에 대해 명시된 보험 증서여야 한다.)


신청비용은 1년 기준 약 30만원이 조금 안되었는데, 학생인지 일반 성인인지에 따라 금액 차이가 있다.

꽤 비싼 비용이지만, 해외에 살면서 꼭 필요한 서류이기에 잘 챙겨야 한다.


@나랜스 국제우편으로 수령한 유럽 워홀 여행자 보험 증서 원본


신청 후 국제 전화로 연락이 한 통 오는데, 영어로 증서를 우편으로 받아보겠냐는 문의를 해서 주소를 이메일로 보내주었고, 1~2주 뒤에 국제우편으로 증서를 받아볼 있었다. (전화를 받아도 따로 금액이 청구되지는 않았다.)

무슨 일이 생길 것을 대비하여, 유럽에서 증서 원본을 지갑에 꼭 넣고 다녔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환전과 금융거래를 위한 신규 카드 발급

체코는 EU 국가지만, 유로가 아닌 코루나를 사용한다.

때문에 한국에서 유로를 환전해서 체코에서 코루나로 또 환전을 해야 하는데,

1년 동안 쓸 비용을 모두 가져갈 수 없으니 괜찮은 해외 카드를 미리 발급받아 가는 게 좋다.


나는 기존 하나카드를 사용하면서

가기 전, 기업은행에서 발급받은 국제 청소년증 겸용의 카드와 신한 멀티카드를 추가로 발급받았다.

기업은행 카드는 청소년임을 (만 26세 이하) 증명하면서, 여러 관광지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으며, 결제 수수료가 저렴했다.

신한 멀티카드는 코로나는 없지만, 유로와 달러가 저렴할 때 결제해서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이 있었다.

인출 시 수수료도 저렴한 편이어서 예비용으로 발급받았다.





@나랜스 ISIC의 항공권 페이지


만 26세 이하의 청소년이라면

스카이스캐너보다 더 저렴하게 항공권 GET 가능!

항공권 구매는 보통 스카이스캐너나 네이버 항공권을 이용해서 결제하는데, 청소년이라면 ISIC 사이트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만 26세 이하)이라면 구매가 가능한 YOUTH 전용 상품으로 가끔씩 오픈되는 프로모션이 있는데,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LOT항공으로 편도 30만원에 유럽행 항공권을 구매했다. (WOW!)

물론 국제 청소년증을 발급받아야 하고, 나이도 꼭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혜택도 없다.




이 4가지가 해결되고 나니 마음이 여유로워지며, 일상적인 부분들을 하나씩 정리하게 되었다.

미뤄두던 짐들도 싸며 출국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출국 시 짐 초과되서 다시 짐꺼내고 택배보내고.. 좌충우돌이 많았던 그 날의 사건..



유럽 체코로 살러갑니다.

유럽에서 필요한 것들 말고, 한국에서도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집을 비워야 했기 때문에 본가로 이사를 했고, 전입신고와 우편물 주소 변경도 진행해야 했다.

또한 중도 퇴사를 했기 때문에 내년에 있을 연말정산(종합소득세 신고)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야 했고,

국민건강보험이나 들고 있던 금융, 보험들도 일시정지를 하거나 혹은 자동이체 설정을 해야 했다.


어찌 보면 길고, 또 어찌 보면 짧은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나는 대한민국을 비우고 낯선 타지에서 살게 된다.

그냥, 살아왔던 순간들인데 1년 잠깐 정리하기 위한 이 과정 속에서 생각보다 내가 살면서 챙겨야 하고, 알아야 할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출국 하기 하루 전

짐도 다 쌌는데 신나는 마음 위로 약간의 겁이 불쑥 올라왔다.



"내가 혼자서 잘할 수 있을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지?"

"외국어로 내 의견을 잘 피력할 수 있을까?"



여러 번 여행을 다녀보았지만, 출국 전 이렇게 걱정되기는 처음이었다.

이렇게 준비를 했어도 어디서, 어떻게, 누구를 만나며 살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기에 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잠 못 드는 나에게 누군가 한 마디를 던져주었다.



"너무 걱정하지마. 해보고 힘들면 바로 돌아와.

실패해도 괜찮아, 뒤돌아 생각해보면 경험이고 추억이야."



별거 아닌 것 같은 말 한마디에 든든한 뒷배가 생기게 되고,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만 가진채 유럽행 비행기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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