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을 나서며
오늘 한국어 교육능력 검증시험 면접을 보았다.
세 명의 면접관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답변을 시작했을 때, 문득 20대의 내가 떠올랐다.
그때의 나는 이런 순간들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면접관의 표정에서 불안한 기운을 읽어내려 애쓰면서도, 입을 열자 생각지 못한 말들이 흘러나왔다.
시험이 끝나고 답을 찾아보니 완전히 반대로 설명했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들과의 감정 싸움으로 마음이 흔들렸던 어제,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나 보다.
그래도 '내년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기에, 후회보다는 담담함이 더 컸다.
퇴근길에는 아이들의 학교 연극을 보러 갔다.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잠시나마 시험에 대한 생각을 잊을 수 있었다.
따스한 햇살, 문화전당 마켓을 구경하며 걷다 보니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생각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때로는 실패도, 미숙함도 우리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