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에게 수업은 중요하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교사의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교직 경험이 더해갈수록 교사의 수업은 너무 많은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신규 교사일 때 왜 선배 교사들께서 교직원회의에서 학교장과 언쟁을 하는지 몰랐다. 내 수업을 잘 준비하고 학생과 학부모님을 잘 섬기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교실에는 너무 많은 사회의 기준과 요구, 개인의 아픔과 상처, 법과 국가적 입시제도나 교육 정책들이 따라 들어온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침묵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삶의 모범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과서이기도 하고, 우리의 교실 현장을 지키기 위해 사회가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질문과 의문을 제기하는 소임을 다해야 한다.
교사에게 수업은 중요하다. 그 모든 사회적 차별과 모순 속에서도 교사가 학생에게 가르치고 싶은 가치와 생각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실 속에서는 적어도 교육적 신념을 관철하며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일부 학부모는 그 교실 속의 상호작용을 교실 밖에서 통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교육은 가정과 학교가 서로 신뢰하며 협력할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학교는 단순한 지식 전달의 장이 아닌, 다양한 가치와 문화가 만나 새로운 관점을 배우는 사회화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수업은 교사에게 마지막 남은 보루이다. 그 수업의 가치와 의미가 훼손된다면, 교사는 더 이상 설 곳이 없을 것이다.
교사의 정치기본권도 허락하지 않고, 교사에게 그 누구도 교육에 대해 묻지 않고 듣지 않으면서, 이제 수업마저 세세하게 관여하고 통제하려 한다면, 교사는 교육적 열정과 사명감을 잃게 될 뿐이다.
우리는 이제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사회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교실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투명성과 책임을 함께 추구하는, 그래서 모두가 신뢰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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