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에서 주목 할당과 편향
정책에서 주목 할당과 편향
정치와 정책에서는 특정 이슈에 대한 대중의 주목이 급작스럽게 집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행동 과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주목 연쇄(attention cascade)’라고 합니다. 이는 특정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 대중이 집중하면서 다른 사람들 역시 해당 이슈가 중요하다고 인식하게 되어 더욱 강력한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주목의 변화는 정책에 필연적인 부분이지만, ‘이용 가능성 편향(availability bias)’으로 인해 정책 반응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이용 가능성 편향과 대중의 과잉 반응
주목의 연쇄는 정부와 정책 결정자들이 이슈에 과잉 반응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1년 9.11 테러 이후 항공 안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많은 미국인이 비행 대신 자동차를 이용했고, 그 결과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사람들은 비행기 사고보다 자동차 사고가 훨씬 흔하지만 뉴스에 잘 다뤄지지 않기 때문에, 항공이 더 위험하다고 오인할 수 있습니다.
이용 가능성 편향은 미디어 주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1968년에서 2002년 사이의 5,000개의 자연재해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기근이나 가뭄은 천천히 진행되지만 큰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지진이나 화산 폭발보다 뉴스 보도를 받기 위해 수천 배의 사망자가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대중과 미디어의 주목이 반드시 중요한 영역에 집중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책 결정에서 주목 연쇄가 초래하는 문제: 과잉 반응과 과소 반응
정책 결정자들도 주목의 연쇄에 의해 영향을 받아, 갑작스럽게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이슈에 과잉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테러리즘 예방에 관한 법률은 테러 공격 직후 급하게 제정되지만, 이러한 과잉 반응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한 문제는 ‘정책 과소 반응(policy underreaction)’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정부는 해당 이슈를 간과하다가 문제가 크게 불거지면, 과잉 반응으로 급히 대처하려고 합니다.
정책 ‘버블’의 위험
때로는 정책이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과잉 반응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정책 버블(policy bubble)’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범죄 정책은 범죄율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감률에 투자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는 초기 문제에서 벗어나 정책이 자체 동력을 얻어 과도하게 확대된 예시입니다.
정책 전파와 ‘정책 폭발’
주목의 연쇄는 다른 정부 기관이나 국가에서 이슈에 빠르게 반응하고 정책을 채택하게 하는 ‘정책 폭발(policy outbreak)’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1995년에 한 곳도 사용하지 않았던 AMBER Alert 시스템(실종 아동 경보 시스템)은 2003년까지 미국 50개 주 가운데 47개가 도입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이러한 급속한 정책 전파는 정책의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도입할 위험이 있으며, 각 지역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선택인지 고민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정책 결정에서 주목의 할당과 이용 가능성 편향은 정책 반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과잉 반응과 과소 반응은 정책의 일관성과 효과성을 저해할 수 있으며, 특히 정책이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하거나, 반대로 과도한 주목을 받을 때 이 편향을 경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책이 대중의 관심을 중심으로 변동하기보다는, 문제의 중요성과 긴급성을 고려하여 균형 잡힌 접근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Source: The Behavioural Insights Team / Behavioural Govern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