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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용규 Feb 27. 2020

첫 만남

필름 카메라

가족모임 때 작은아버지께서 선물을 하나 주셨다. 무려 Nikon의 FM2를 선물해주신 것이다. 그때 즈음 주변에서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친구들이 있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던 상태였다. 필름 카메라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다면 들어봤을 법한 카메라가 바로 FM2였고, 나도 언젠가 장만하게 된다면 FM2로 정하고 싶었다. 그런 카메라가 우연히 내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받자마자 이리저리 만져보고 뷰파인터를 들여다보았다. 필름이 들어 있지 않은 상태였지만 셔터음이 얼마나 경쾌했던지 몇 번이나 눌러보았다.


Nikon의 FM2는 1982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필름 카메라이다. 빛을 측정하는 노출계를 제외한 모든 부품들이 기계식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극한의 조건에서도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사용자의 편리함을 위한 자동카메라와는 달리 초점부터 조리개까지 직접 컨트롤을 해줘야 한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불편할 수 있겠지만 이점 또한 수동 카메라의 매력이기도 하다. 이뿐만 아니라 여러 장단점이 있는 카메라겠지만 전문가가 아닌 나는 일단 생김새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인터넷을 여기저기 뒤져보면서 내손에 들어온 녀석이 언제 생산이 되었는지를 한참이나 찾아보았다. 정확한 생산연도를 가늠할 순 없었지만 대략적으로 86년도 정도로 추측할 수 있었다. 내가 88년 생이니 나보다 2살이 많았다. 보통 물건을 10년이 넘게 사용하게 된다면 낡거나 싫증이 나서 버리기 마련인데, 이 카메라는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꾹꾹 짓누르고 지금까지 당당하게 자리를 지켜온 것 같다.


겉모습은 굉장히 투박하지만, 그게 바로 기계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FM2의 매력이다. 필름 카메라를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다면 아마 가장 비슷한 형상이지 않을까 싶다.

나의 FM2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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