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라는 것만 주기
남동생이 한국에 와 있는 동안 ‘비폭력 대화’를 접하게 하고 싶었다. 남동생은 여러 면에서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에 내게 좋은 것이 남동생에게도 좋을 거라는 마음이 있었던 거 같다.
나는 비폭력대화 모집글을 보내며 이렇게 톡을 했다.
나: 내가 다른 사람한테만 추천하고 너에게 추천할 생각을 못했다. 다행히 줌이라서 서울 아니어도 괜찮은데 해보면 어때? 너는 교재비만 내. 내가 참가비 내주고 싶어.
동생은 하루 동안 답이 없었고, 그다음 날 오전에 톡이 왔다.
동생: 아직은 뭔가 좀 준비가 안 된 느낌이랄까?
나는 일단 실망스러웠고 아쉬웠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아냐, 너 준비되어 있어. 이거 진짜 좋은 거야. 나중에 나에게 고마워하게 될 걸!! 하지만… 나를 표현하기 전에 일단 동생에게 먼저 공감하기로 했다. 공감 모드 ON)
나: 좀 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잘 배우고 싶은 거야?
동생: 아니, 그냥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할까? 지금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아. 그래서 표현이 준비가 안 된 거 같다고 한 거야.
나: 이런 건 생각도 해본 적 없으니 뭔가 훅 들어온 느낌이야?
동생: 음… 일단 음…
나: (여기서 못 참고 내 표현을 했다.) 이 선생님 내가 넘 좋아서 추천하고 싶어서… 맛있는 거 먹어봐 하듯이 꺼낸 거야.
동생: 뭐랄까. 정말 좋은 거 알겠고, 기회도 좋고, 다 알겠는데… 필요의 문제라고 할까? 아직은 지금 충분히 느끼기에 불편함이 없달까, 아니 불편함을 못 느낀다고 할까 그런 느낌?
나: 내가 굳이 배워야 하나 이런 느낌?(동생의 말을 워딩 그대로 듣고 공감하려 애썼다.)
동생: 나는 내가 필요하면 어떻게든 찾는 성격인데, 듣고 나서 느껴지는 게 없어.
나: 그래.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동생: 응.. 하지만 진짜 고마워. 나중에 내가 꼭 필요할 때 이런 게 있구나 하는 게 제일 좋은 기회인 거 같아.
나: 응. 너에게 좋은 기회에, 그리고 적당한 때에, 스스로 선택하고 싶은 거지?
동생: 응응!!! 그래야 더 와닿기도 할 거 같고.
나: 그래. 언제나 너의 선택을 응원 지지!
동생: 응응 고마워~
누구에게나 그런 마음이 있을 거 같다. 내게 그렇듯.
자신에게 적당한 때에, 적당한 방법으로 스스로 선택하고 싶은 욕구
동생의 마음에 자신만의 힘이 있다는 것을 믿고 그대로 지켜봐야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할 때는 아낌없이 정확한 그 도움을 주고.
결과적으로는 자기에게 맞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갈 것이라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