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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하 May 31. 2023

어린이 없는 어린이날

사교육걱정없는 세상 기고 칼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글을 실었다. 유아교육은 성인에 대한 서비스가 주 목적이 아니다. 저출생 해법은 양육친화적 노동환경을 만들고 기관교육을 하더라도 늦어도 저녁 6시가 되면 영유아도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느 부모가 일하자고 2살짜리 3살짜리 자녀를 하루 12시간, 심지어 밤 12시까지 기관에 아이를 맡겨 두고 싶겠는가. 노동환경은 그대로 두고 돌봄서비스란 미명하에 영유아를 12시간씩 18시간씩 기관에 짐짝처럼 맡겨두는 현재 방식으로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지도, 어린이 및 양육자 혐오를 개선하지도 못한다. 적어도 자녀가 다섯살 까지는 탄력근무와 재택근무, 양육수당 등 물리적 경제적으로 양육친화적인 노동환경이 구축될 수 있어야 한다.



“어린이와 그들의 부모, 교사에 대한 정부 기만은 이 정도면 명확하다. 겉으로는 “어린이가 행복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그럴듯하게 외쳐대면서 실상 이 나라의 교육정책은 어린이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권리로서의 교육이 아닌 자본과 노동을 위한 서비스가 주 목적이다. 양육자가 자녀와 함께 보내야 하는 시간을 축소하여 노동력 결핍을 막고, 어린 시기부터 영유아를 인지교육에 내몰아 더욱 경쟁력 있는 노동자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출생한지 2-3개월 밖에 안 되는 영아는 기관에 맡겨놓고 산모를 다시 노동 현장으로 내모는 노동환경이, 노동 현장이 문제없이 움직일 수 있도록 거추장스러운 자녀는 하루 12시간이든 24시간이든 원하는 데로 국가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발상이, 발생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전사고인데도 노동자의 이른 출근을 포기할 수 없어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어린 영유아를 통학차량에 한꺼번에 실어 나르도록 하는 것이, 그 어디에 영유아를 위한 행복과 안전이 있다는 것인가.


자녀를 낳고 기르는 부모를 존중하거나 귀히 여기지 않는 노동 문화, 노동하는 부모를 방해하는 짐짝처럼 취급받으며 어린 영아기부터 기관에 맡겨지는 양육 문화, 인지 중심의 경쟁교육을 부추기며 경쟁력 있는 도구만이 의미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하는 사회 문화, 그 속에서 성장한 이들은 어떤 말로 포장해도 유년기를 부정당한 것이고, 그렇게 성장한 이들 중 일부가 자신이 겪었던 삶을 투사한 것이 노키즈존이나 맘충과 같은 어린이와 양육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아닌가. 노키즈존과 맘충의 기저에 흐르는 영유아와 양육자에 대한 무시와 모멸은 자본과 노동을 앞세우며 영유아와 양육자를 존중하지 않는 지금의 노동환경과 양육문화가 양산한 또 다른 그림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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