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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호 Feb 22. 2023

브랜딩에 진심이다. 뉴진스

디자이너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아이돌 그룹

데뷔하자마자 뜨거운 관심과 큰 사랑을 받으며 각종 부문에서 신기록 및 대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는 뉴진스. 일각에선 이를 '뉴진스 신드롬'이라고도 칭한다. 멤버들의 음색이 뛰어나면서도 또 각자 다른 개성이 있어 다른 스타일의 여러 발표곡들이 모두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요즘 걸그룹이 하도 많아서 멤버 이름은 커녕 그룹명도 몰랐던 내가 뉴진스만큼은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을 정도다. 물론 성공요인에는 좋은 노래, 좋은 가수들이 주축이 되겠지만 그들을 표현하는 방식이 놀라울 만큼 전문적이고 일관적이라 디자이너 입장에서 정리해보려고 한다. 


먼저 전체적인 비주얼 콘셉트는 "자연스러움" "레트로"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처음 뉴진스를 접한 건 지난여름, Attention 뮤직뱅크 무대 영상이었다. 현재(23년 2월 기준) 2,400만 회를 웃도는 조회수를 자랑하고 있는데 뭔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청량함' '청순함' '자연스러움'은 가히 충격적이였다.





1. 로고


보통 로고라 하면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뉴진스는 틀에 박혀있지 않은 그래픽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Y2K 세기말 감성을 잘 표현하고 있으며 이런 콘셉트는 단순히 1020세대의 호기심뿐만 아니라 3040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도 충분했다.


뭔가 옛날 IT 기업들의 로고들 같기도 하고




2. 앨범커버


변화무쌍한 로고에 비해 앨범커버는 현재까지 컬러로만 변주를 주고 있다. 사실 뉴진스는 토끼에 진심인 편이다. 데뷔 당시부터 멤버들을 신나게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다섯 마리 토끼로 홍보했으며, 뉴진스의 공식 팬클럽명도 토끼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버니즈’(bunnies)다. 뿐만 아니라 베이커리 브랜드 누데이크의 팝업 스토어에는 사람 키보다 더 큰 대형 흰 토끼를 배치하고 토끼 모양의 케이크를 판매하며 뉴진스와 콜라보를 장식했다.

뉴진스 앨범커버 이미지
팬클럽 버니즈 로고
누데이크 x 뉴진스




3. 홈페이지

https://newjeans.kr


사실 아이돌 그룹에게 홈페이지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다른 아이돌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뉴진스는 홈페이지에서도 콘셉트가 일관되고 확실한 편이다. 앞서 언급한 토끼(bunnies를 상징하는 듯하다)와 레트로한 UI, 팬들과의 추억을 저장한 데스크톱 같은 구성들, 상호작용할 수 있는 도구들까지. 단순한 생각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퀄리티라고 본다.


홈화면
Winter comes 카드를 누르면 친구에게 음악이 담긴 카드를 보낼 수 있다.
New Folder를 누르면 뉴진스의 사진과 영상들을 확인할 수 있다.




4. 굿즈


아이돌 시장에서 가장 발달한 사업 중 하나가 바로 굿즈 사업 아니겠는가, 뉴진스도 굿즈가 여러 버전들이 있지만 그중에 2023 SEASON'S GREETINGS를 소개하고 싶다. 패키지에는 Welcome to Room 722라고 쓰여있는데 뉴진스의 기숙사 722호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하는 듯한 콘셉트이라고 볼 수 있다. 왜 하필 722호일까 해서 찾아봤더니 역시 데뷔일이 7월 22일이었다. 아무튼 찐 레트로 콘셉트에 구성품까지 알차서 인기가 대단했다.


알찬 구성품
개인적으로는 달력 표지가 눈에 띄었다. (뭔가 미국 잡지같달까..?)





5. 포닝


특이하게도 뉴진스는 데뷔와 함께 전용 소통 앱 '포닝'을 출시하여 화제가 되었다. 포닝은 뉴진스와 팬들이 하나의 폰을 공유한다는 콘셉트로 개발됐으며, 멤버의 일상을 나누고 밀도 높은 친밀감을 쌓는 데 최적화돼 있다. 뉴진스와 팬들은 포닝으로 소통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를 뛰어넘는 친구와 같은 사이로 발전하게 도와준다.


포닝에는 실시간 라이브, 채팅, 사진첩, 캘린더 기능이 탑재됐다. 실시간 라이브는 영상 통화처럼 진행되며 팬들은 뉴진스에게 걸려 온 전화를 받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실시간 라이브를 감상하는 동시에 채팅을 할 수 있고, 하트 리액션으로 응원 메시지도 전달 가능하다. 이미 종료된 실시간 라이브는 부재중 통화 목록에 올라가 다시 보기 형태로 제공된다.








파면 팔수록 이렇게 일맥상통한 시각적인 부분들의 디테일은 음악적 부분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모든 방향성을 디렉팅 했을 민희진 대표의 감각뿐만 아니라 실제로 구체화시킨 디자이너들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디테일들이 하나 둘 쌓여 뉴진스가 단순히 아이돌, 가수가 아니라 아티스트로 보이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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