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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Jul 06. 2024

사장의 셈법이 달라야 하는 이유

스타트업 전성시대


사업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돈은 필요하다. 그것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사업을 하는 동안에는 돈이란 내가 추구하는 그 무엇이 아니고 카지노의 칩 혹은 게임 머니로 생각하는 게 좋다. 돈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사업을 하려면 무조건 투자를 해야 한다. 그 투자된 돈이 내가 진실로 갖고 싶은 것이 되면, 절대 투자는 없고, 돈에 집착하게 된다. 사업을 하려면 투자를 해야 한다. 운영자금 외는 필요 한 곳에 투자할 때는 아낌없이 뿌려야 한다.




중국에는 재물신이 둘이 있다. 관우와 범려다. 범려는 춘추전국시대 월나라의 재상으로 금융업과 도매업을 통해 큰 돈을 벌었다. 하루는 그의 둘째 아들이 객기로 살인을 하게 된다. 사형 선고를 받은 둘째의 구명을 위해, 범려는 왕의 존경을 받고 있는 장생에게 뇌물을 주려고 했다. 막내에게 황금 1,000냥을 들고 가게 했다. 그러자 장남이 적극적으로 자신이 가야 한다고 고집한다. 


기어이 장남은 황금을 들고 장생에게 가서 동생의 구명을 부탁한다. 그리고 장생은 왕을 설득하여 전국 사형수의 사면령을 받아낸다. 그런데 이런 내막도 모르고, 왕의 사면령이 있을 거라는 소문을 들은 첫째는 장생에게 준 황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첫째는 장생을 다시 찾아갔고, 이를 눈치챈 장생은 황금을 되돌려준다. 수치스러움을 느낀 장생은 왕을 다시 찾아가서 범려의 둘째 아들 관련 이야기를 한다.


[버릴 줄 아는 진정한 용기가 있는 자유인 범려]


결국 둘째는 사형을 당하고, 첫째는 동생의 주검을 들고 범려에게 돌아온다. 이에 범려는 허탈하게 웃으며 말한다. 


이렇게 될 것 같았다.
내가 구명하러 막내를 굳이 보내려고 한 이유는
막내는 형편이 풍족할 때 태어나서 돈을 거리낌없이 쓴다.
하지만 첫째는 힘들게 살 때 태어나서 돈에 항상 인색하다.
그래서 아낌없이 돈을 써야 하는
뇌물성 구명 활동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업을 하든 R&D 투자는 필요하다. 미래의 잠재 수익을 현재로 당겨서 오늘 쓰는 것이 투자다. 투자에 들어가는 돈은 그냥 숫자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사장도 직원도 달릴 수 있다.


사장은 돈 쓸 때 가끔은 술에 취한 것처럼 기분을 낼 수 있어야 한다. 회식이 끝나고 직원들이 2차 간다고 할 때 내어준 법인 카드에 단서를 달지 말아야 한다. 


월급쟁이들은 일반적으로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면 들어온 월급 내에서 생활하기 위해 한도를 정해놓고 생활한다.


하지만 사장의 셈법은 선 입금 후 결제가 아니다. 내년에 벌 것 같은 돈을 오늘 먼저 당겨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사장이란 존재는 케어하는 주체이지 케어받을 대상이 아니다. 소소한 식사도 주체와 대상을 명확하게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사장님들이 착각을 한다. ‘선배들 있는 자리인데 신세 좀 져도 돼’. ‘이 업종 경기 안 좋은 것 세상이 다 아는데 오늘 계산 안해도 나를 이해해 주겠지’, 하지만 그건 정말 혼자만의 생각이다.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봐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장이란 존재는 미래 가치를 함의한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받은 근검절약 교육과 직장인의 삶에 익숙해져 사장이 된 후에도 사장의 셈법을 따르는 건 매우 어렵다. 


어찌 보면 사업이란 나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세팅해 가는 과정이다. 그러니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껴서는 안 된다. 


사장은 어떤 자리에서도 빼앗아 가기보다 베풀어주는 것이 좋다. 결국 남는 장사다. 넉넉한 셈법에 익숙해지자. 솔직히 나는 이런 셈법에 대해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크든 작든 사장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으면 기본적으로 주위에서 바라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런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려면 꼭 필요한 자리만 찾아 가는 선구안이 있어야 한다. 


아주 부유한 집에서 성장하지 않은 한 우리들 대부분은 ‘거지 근성’이 내재돼 있다. 거지 근성을 가지고는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주위에 영향을 주려면 사장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도 주눅 들어서는 안 된다. 당당해야 한다. 당당하다는 것은 자유롭다는 뜻이다. 이것 때문에 사장이 된 것이다. 빨리 돈 벌어 경제적인 자유도 얻고 싶고, 나의 시간을 내가 조정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내가 원하는 일에만 몰입할 자유, 우리는 이걸 위해서 조직을 박차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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