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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문작가 Oct 07. 2021

구름빵과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의 '클라우드'는 어디에서 왔을까?




클라우드 컴퓨팅, 출처 : https://pixabay.com




플로피 디스크 → 클라우드 스토리지


 클라우드 서비스 (Cloud Service).

 사용자에 따라, 그리고 제공받는 서비스에 따라 클라우드 서비스의 종류도 천차만별이지만 개인이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가장 흔하게 보는 형태는 '스토리지' 저장 형태가 아닐까 싶다. USB 메모리가 보편화되기 훨씬 이전에는 플로피 디스크(디스켓), 메모리카드 등 다양한 형태로 '이동식' 저장장치를 들고 다녀야 했다. 하지만 현재는 USB 메모리 대여섯 개를 모아두는 파우치를 들고 다니기보다는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플로피 디스크(디스켓), 출처 : pixabay.com

 

 애플 유저들에게는 낯익을 iCloud부터, Google Drive, Microsoft의 Onedrive 등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 스토리지들이 현재 보편화되고 있으며, 실제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서비스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동기화도 쉽게 가능하기에 사용하는 기기들 간의 연결도 매우 편리하다. 이제는 다양한 형태의 문서, 이미지, 영상 데이터들을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다운로드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워졌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사례 (로고 출처 : wikipedia.com 등)


 물론 클라우드는 주로 데이터의 저장을 위해 사용하는 스토리지 서비스 이외에도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이름으로 컴퓨팅 서비스, 네트워크 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시 말해, '인터넷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의 컴퓨팅 리소스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가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깊이와 넓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차근차근 더 이야기를 해보겠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클라우드' 알아보기 (구름빵?!)


"그렇다면, 이런 클라우드 서비스의 이름은 왜 '클라우드' 일까?"


 

 필자는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을 배우고 있는데, 이번 학기에는 정재화 교수님의 '클라우드 컴퓨팅' 수업을 듣고 있다. 강의 도중 '클라우드 컴퓨팅'의 '클라우드'를 설명하기 위해 교수님은 '구름빵'이라는 소재를 가져오셨다. 재미가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동안 한 번도 '클라우드'라는 이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름빵 이미지, 출처 : https://www.yna.co.kr/view/AKR20200408171400005

 

 교수님은 왜 '클라우드' 서비스를 설명하시기 위해 '구름빵'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오셨던 것일까? 먼저, '구름빵'이라는 제목부터 따뜻한 동화 이야기를 살펴보자. 구름빵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의 동화책이다. 나뭇가지에 걸린 구름으로 반죽을 만들어 구름빵을 만들고, 그 구름빵을 먹은 고양이 남매(홍비, 홍시)가 하늘로 두둥실 떠오르는 이야기이다. 그 누구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아이디어와 따뜻한 시선이 녹아 있는 이야기다. 


 홍비와 홍시는 아침도 먹지 못한 채 출근한 아빠 고양이에게 구름빵을 전달해주기로 한다. 둘은 하늘을 날아서 버스에 타고 계시던 아빠 고양이에게 구름빵을 전해준다. 아빠 고양이는 그 구름빵을 먹고 똑같이 하늘을 날아 늦지 않고 회사에 잘 도착하게 된다. 매일 출근길을 힘들게 다니고 있는 나로서는 비 오는 날, 꽉 막힌 출근길에 이 '구름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부터 먼저 들었다. 지하철도 버스도 아닌 '구름'이라니. 푸근하고 아름다운 소재가 아닐 수 없다. 


구름빵을 먹고 날아가는 아빠 고양이의 모습 (출처 : https://youtu.be/JYEv0C6R7zI)


 필자는 이 구름빵과 클라우드의 공통점을 교수님의 소재 제시에 더해 생각해보았다. 첫 번째는 바로 '공간/이동의 자유'였다. 홍비와 홍시는 '구름빵'을 통해 집에서부터 아빠 고양이가 있는 곳까지 날아갈 수 있었고, 아빠 또한 구름빵을 먹고 먼 거리를 날아 회사 사무실에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클라우드' 역시 근거리 통신망으로 연결된 '로컬' 서비스를 넘어 원거리에 있는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리소스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이 된다. 


 이러한 공간의 자유는 곧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아빠 고양이가 비가 오는 날, 꽉 막힌 출근길에서도 늦지 않고 제시간에 출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구름빵이 지녔던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가 가진 '이동의 자유' 역시 '힘'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은 그들의 집 또는 사무실에 값비싼 비용을 들여 서버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공간의 제약 없이 사무실을 벗어나 지구 반대편에서도 서버를 통해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공간/이동의 자유'와 더불어 '클라우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신속성'이다. 이는 몇 번의 마우스 클릭 만으로도 신속성 있게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클라우드'와 반대로 모든 서버를 직접 구축하는 형태를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온프레미스 형태의 경우 서버 업체를 선정하고, 대금을 지급하고, 배치를 하기까지 길게는 수 주일이 걸리기도 한다. 

On-Premise (온프레미스)로 구축하는 서버실 (출처 : unsplash.com)


 이러한 On-Premise(온프레미스)의 형태와 대조되는 형태로 신속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서비스가 바로 클라우드 서비스인 것이다. '구름빵'의 사례에서도, 홍비와 홍시, 그리고 그들의 아빠까지도 모두 '구름빵'을 먹자마자 하늘로 떠올랐다. 그들은 버스 정류장 혹은 기차역에 갈 필요도, 차에 시동을 걸거나 공항으로 이동할 필요도 없이 바로 '구름'이라는 운송 수단에 올라탄다. 이처럼 신속하게 바로 우리가 원하는 H/W나 S/W를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구름빵'처럼 '클라우드'가 가진 특징으로 볼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진짜 유래


 두둥실 떠오르는 '구름빵'이라는 직관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클라우드' 이름의 유래는 한 가지로 정의되어 있지 않다. 첫 번째 유래의 가능성은 '클라우드'라는 단어가 "과학에서 구름처럼 먼 거리에서 시각적으로 보이는 물건들의 커다란 집합체를 기술하기 위해 사용되며 주어진 문맥에서 세세한 부분이 더 이상 관찰되지 않는 물건들의 집합을 의미"하여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복잡한 네트워크들의 집합이 인터넷을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사용되었고, 이것이 발전되어 '클라우드'의 형태로 표현한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또 다른 유래의 가능성은 네트워크 도식들을 그려낸 오래된 프로그램들이 "서버 아이콘을 원으로 둘러쌌으며 네트워크 도식 안의 서버 클러스터가 여러 겹치는 원들을 가지면서 클라우드(구름)와 닮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이나 정보 통신망을 구름의 형태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인터넷으로 연결된 서비스를 통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컴퓨팅 서비스를 공급받는다는 뜻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클라우드'라는 이름을 본떠 부르기 시작했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네트워크 도식 예시 (출처 : https://bit.ly/3A6Obxa)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떼어내기는 어렵지만 복합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는 네트워크의 집합체의 의미로, 혹은 서버라는 원이 겹치고 겹쳐 구름의 형태가 된 것에서 시작된 것의 의미로 '클라우드'가 되었을 수 있다. 다만, 물리적인 서버실이 아닌 그 너머의 보이지 않는 공간에 존재한다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이미지는 구름빵의 '구름'의 이미지와 매우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우리의 공간과 시간을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힘을 가진 대상이 곧 '클라우드(구름)'이기 때문이다.




결론


 이 글을 읽고, 혹자는 '클라우드'라는 용어에 너무나도 많은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니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구름빵'과 '클라우드'는 큰 관련이 없다며 딴지를 걸지도 모른다. 마지막 한 방으로, 클라우드라는 모양은 네트워크의 복잡한 형태를 구름 모양으로 표시했기 때문에 등장한 것이니 이제 그만하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구름빵'으로 클라우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클라우드'의 이미지를 더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친근하게 느끼고 싶었던 노력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물론, '구름빵'과 '클라우드'가 일대일로 정확하게 대응되지는 못한다. 하지만, '클라우드'라는 형태가 실제로 만질 수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만질 수 있는 형태로 구체화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구름빵이라는 소재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떠올리신 교수님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교수님 강의를 열심히 수강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서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해보고, 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브런치를 통해 더 많이 나누고 싶다. 


 이 글에서 '서버'라는 말이 매우 많이 등장했다. 수강 신청을 할 때 수많은 접속 인원이 몰리면서 우리는 종종 '서버가 다운되었다'라고 이야기하며, 접속 장애 현상을 겪곤 한다. 그렇다면 이 서버가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많이 언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서버 장애 현상을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해결할 수 있는 것일까? 

다음 편에서는 이 서버와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자.




[참고]

구름빵 관련 내용 참고 : https://ko.wikipedia.org/wiki/%EA%B5%AC%EB%A6%84%EB%B9%B5

구름빵 관련 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JYEv0C6R7zI

클라우드 이름의 유래 참고 : 

https://ko.wikipedia.org/wiki/%ED%81%B4%EB%9D%BC%EC%9A%B0%EB%93%9C_%EC%BB%B4%ED%93%A8%ED%8C%85

교재 : 『클라우드 컴퓨팅』, 정재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문화원, 20.7.25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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