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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문작가 Jul 04. 2021

[디즈니+] 1.디즈니 플러스의 전신

넷플릭스보다 디즈니 플러스가 먼저다?



 


넷플릭스보다 디즈니 플러스가 먼저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OTT 시장 점유율을 보면, 여전히 넷플릭스가 50% 이상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디즈니에 비해 12년 먼저인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했고 계속해서 가입자를 증가시키며 굳건한 1위의 위치에 올라섰던 것이다. 이렇게 넷플릭스가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을 먼저 장악했고, 디즈니 플러스는 후발 주자임이 너무나도 분명한데 넷플릭스보다 디즈니 플러스가 먼저라니?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디즈니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는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먼저 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온라인 전환의 측면을 놓고 봤을 때는 감히 디즈니가 넷플릭스보다 먼저 온라인 서비스를 '시도'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디즈니는 넷플릭스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기 이전인 2003년부터 온라인 서비스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성공에 가려 디즈니가 과거에 실패했던 경험들은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것만 같다. 하지만 디즈니는 홈시네마 시대를 준비하여 온라인 서비스들을 시도하면서 다양한 실패와 고난을 겪고 있었다. 심지어 넷플릭스는 디즈니의 실패 경험을 보고, 이를 타산지석 삼아 그들 자신의 서비스 방향을 더 구체화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디즈니의 온라인 서비스를 살펴보기에 앞서, '넷플릭스'는 어떻게 시작하였는지를 살펴보자.




넷(Net) + 플릭스(Flicks) : 넷플릭스 (Netflix)


  '넷플릭스'는 인터넷을 뜻하는 '넷(Net)'과 영화를 뜻하는 '플릭스(Flicks)'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이름이다. 1997년에 세워졌던 이 회사는 첫 비즈니스 모델이 영화 DVD 온라인 대여 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완전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었던 것만 같다. 세계 최초였던 DVD 온라인 대여 서비스의 운영 방식은 고객이 넷플릭스 웹사이트에서 영화를 선택하면 넷플릭스가 해당 DVD를 고객에게 우편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였다.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 넷플릭스는 이미 영화 DVD를 오프라인으로 대여/반납하는 불편함을 인식하고 이를 보다 편리한 방법으로 바꾸고 있었던 혁신적인 DNA를 가진 기업이었다. 이에 넷플릭스는 2002년에는 70만 명의 가입자, 2005년에는 360만 명의 가입자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DVD 대여 사업을 이끌었고, 2007년에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의 전환을 이루게 된다. 


출처 : unsplash.com


 이렇게 넷플릭스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게 된 배경에는 인터넷의 충분한 성장과 발달, 유튜브(Youtube) 서비스의 발전을 통해 본 스트리밍의 사업성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디즈니(Disney)의 온라인 서비스 무비빔(Moviebeam)의 실패이다.




디즈니의 온라인 시도, 무비빔(MovieBeam)


 2003년,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에 가까운 이때, 디즈니는 DVD 시장의 성장과 함께 홈시네마 시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디즈니가 계획하고 있던 서비스의 이름은 바로 무비빔(Moviebeam)이었는데, 이는 DVD를 번거롭게 대여해야 하는 점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가정에 셋탑박스를 설치하면 고객이 원하는 때에 영화를 선택해서 볼 수 있도록 하는 *VOD 서비스였다.


(*VOD 서비스 : Video On Demand 서비스 - 기존의 공중파 방송과는 다르게 인터넷 등의 통신 회선을 사용하여 원하는 시간에 매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출처 : awn.com


 물론 그 당시에는 비디오 가게에서 직접 대여하는 번거로움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서비스이다. 하지만, 최신 영화도 극장에서보다 집에서 먼저 볼 수 있는 2021년의 현재 시점에서 보았을 때는 매우 많은 애로사항들을 가지고 있었던 서비스였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점 2가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콘텐츠 구입 후 24시간 내에 시청

 디즈니의 '무비빔' 서비스의 경우, 영화 구입 후 무조건 24시간 내에 시청을 해야 했다. 시간 내에 시청을 해야 한다는 점이 주는 불편함과 압박감은 2003년에도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 당장 보고 싶은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를 구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4시간이라는 시간제한은 사람의 마음을 쫓기게 만든다. 


 넷플릭스는 '내가 시청 중인 콘텐츠'를 비롯해서 지금 뜨는 콘텐츠와 추천 콘텐츠들이 나란히 줄지어 자신들을 시청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느낌을 준다. 반면, 24시간 내에 시청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콘텐츠들은 내가 소유하고 언제든 접근 가능하다는 느낌보다는 휘발되어 버린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들을 시청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주는 플랫폼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 



    2. 200달러의 셋탑박스 구매 후 영화 구매 시 별도의 비용 부과

 '무비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200달러짜리 셋탑박스를 구입하고 TV에 연결하는 번거로움까지 마친 사람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또 한 번 더 구입과 결제를 해야 한다면 어떨까. 매몰비용을 생각하면서 영화 시청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지불하기는 하겠지만 마음속으로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뿐만 아니라 한 영화, 한 영화를 시청하는데 더욱 신중함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일상화되어 있는 요즘, 우리는 1분, 30초, 아니 5초만 보고도 이 콘텐츠를 내가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를 판단하기도 한다. 영상미, 음악, 인물, 콘셉트가 나와 맞을지를 계속해서 탐색하고 입맛에 따라 고르기를 좋아하는 우리들의 습성이 20년 전이라고 없었을까. 영화 한 편을 위해 2달러, 4달러를 다시 지불하고 5분을 시청하다가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2달러, 4달러가 아까워서라도 그 영화를 계속 봐야 할까.


 

 언제 어디서나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사용성을 보장하지 못했던 무비빔 서비스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이는 넷플릭스가 이를 타산지석 삼아 더 발전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도록 하는 배경이 되었다. 즉, 넷플릭스는 TV에 셋탑박스를 연결하는 틀을 넘어서서 언제 어디서나, TV가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서라도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게 된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의 테스트 서비스? 디즈니 라이프(Disney Life)


DisneyLife (출처 : https://whatsondisneyplus.com)

 

 2019년 론칭했던 디즈니 플러스와 가장 가까운 형태가 있다. 이는 바로 '디즈니 라이프(Disney Life)'라는 서비스이다. 2015년 영국에서 먼저 론칭한 디즈니 라이프 서비스는 디즈니의 콘텐츠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스트리밍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현재의 디즈니 플러스와는 다르게 스타워즈 및 마블 영화들은 제외된 채 디즈니 클래식 영화들이 주된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던 서비스였다고 한다.


 이러한 '디즈니 라이프' 역시 '디즈니'만이 가지는 색채가 뚜렷한 플랫폼이 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기존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플랫폼들에서 이미 사람들은 디즈니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었고, 굳이 넷플릭스보다 더 비싼 구독료를 내고 디즈니 라이프를 구독해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이 특성들 때문에 결국 디즈니 라이프는 현재의 디즈니 플러스처럼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후 '디즈니 플러스(Disney+)' 서비스가 론칭하면서 자연스럽게 디즈니 라이프는 서비스를 종료하였고, 이는 곧 디즈니 플러스의 테스트 서비스로 여겨지고 있다. 결국, 디즈니 라이프는 본격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임과 동시에, 단점은 개선하고 장점은 발전시키기 위한 하나의 중간 단계였던 것이다. 디즈니 라이프 자체가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결국 더 발전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원동력이 되었다.   




실패, 테스트, 도전, 그리고 성장


 '디즈니 플러스와 대한민국 OTT 전쟁'이라는 김종원 작가님의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디즈니 플러스라는 시도 이전에도 디즈니에서 계속해서 온라인 서비스로의 전환을 시도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디즈니는 '무비빔'이라는 실패를 거쳤고, '디즈니 라이프'라는 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하며 계속해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계획해오고 있었다. 

 

 다만, 그들의 시도와 도전이 처음부터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 수 있었다. 그들 역시 실패의 쓴맛을 맛보고, 넷플릭스가 타산지석 삼는 대상이 되기도 하였으며, 시장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서비스 테스트를 출시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거대한 미디어그룹인 '디즈니' 역시도 이런 실패와 테스트 과정을 지난하게 거쳤다는 점에서 꼭 '디즈니 플러스의 전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기술과 콘텐츠로 무장하며 글로벌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넷플릭스나, 온라인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이나 다양한 시도 끝에 '디즈니 플러스'라는 유망한 서비스를 내놓은 디즈니나, 그들 모두의 성장과 선의의 경쟁을 응원한다. 이외에도 수많은 차별화 아이디어를 내세우는 다양한 OTT 플랫폼들 모두가 실패와 테스트를 반복하며 더욱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서비스들을 만들어 내기를 응원하고 기다려본다. 




[참고] 

『디즈니 플러스와 대한민국 OTT 전쟁』, 김종원 지음, 이은북 출판

https://www.dailypop.kr/news/articleView.html?idxno=43978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4/21/20210421013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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