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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브 Aug 21. 2018

24개월 아들의 즐거운 배변 훈련 성공기

6개월간 조금씩 익숙해 질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양육자의 몫

 

아기들의 인생은 언제나 챌린지의 연속입니다. 젖병을 끊고, 두 발로 걸어야 하더니 이번에는 기저귀를 떼야합니다. 엄마들도 마찬가지죠. 아기가 어려운 도전을 하나하나 이겨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합니다.


 아기들에게 배변훈련도 참 어려운 도전 중 하나입니다. 이 때까지는 싸고 싶은대로 편하게 쌌는데(?), 이제는 참을줄도 알고 아무곳에서나 쉬야나 응아를 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실수를 하면 치우는건 다 엄마나 아빠의 몫이죠. 그래서 배변 훈련 과정에서 엄마와 아기 모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엄마가 시간을 오래두고, 여유를 가지고 조급하게 굴지 않는다면, 아이에게 적절한 칭찬과 익숙해질 시간이 주어진다면 배변훈련은 그렇게 어렵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 아니랍니다!





 배변 훈련은 언제 시작해야 할까요?



 보통 배변훈련의 정석은 18개월입니다. 그러나 요즘엔 엄마들이 억지로 기저귀를 떼려고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고도 합니다. 무엇보다 개월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준비가 되었을 때 시작하는 것이 맞습니다.


 1. 기저귀가 자주 축축해지지 않는다(소변을 모았다가 한 번에 본다)
 2. 기저귀에 배변활동을 한다는 의사표현을 할 수 있다.
 3. 말을 하기 시작한다.


 배변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아기가 엄마에게 '쉬야'라고 표현한 후 변기에 앉을때까지 참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변의를 참는 능력은 소근육 발달과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말 역시 소근육 발달과 관련이 있습니다. 호연이 역시 시키는 말을 곧장 따라할때쯤 배변훈련에 성공하였습니다.




18개월, 아기변기와 익숙해지는 것 부터 시작!



 배변훈련을 당장 시작하지 않더라도 먼저 아기 변기부터 선물해주세요. 저는 호연이가 18개월 때 아기변기를 사줬습니다. 자주 눈에 보이고, 무슨 용도로 사용하는지 알아두면 사용하지 않더라도 배변훈련을 할 때 거부감이 없습니다.



"호연아 여기 앉아서 쉬~하는거야. 한번 해볼래?"


 처음에는 거부감을 가지지 않도록 기저귀를 채운채로 변기에 앉혀주었습니다. 아기에게는 기저귀를 떼고 다른 곳에서 쉬야를 한다는게 충격적인 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기저귀를 차고 배변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호연이가 언제 쉬야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응아할때는 표정부터가 달라지기 때문에 금방 알아챌 수 있습니다. 그럴 기미가 보일때면 호연이를 들고 기저귀를 채운채로 얼른 변기에 앉혀줬습니다. 응아를 하면 폭풍칭찬을 해주곤 했습니다. 


"우와 호연이 변기에 앉아서 응아했네!! 앞으로는 여기서 쉬야랑 응아하자!"



Tip! 아기 변기의 용도를 알려주고 가끔 기저귀를 차고 앉아서 쉬야나 응아를 하게끔 도와줍니다. 아니면 그냥 잘 보이는 화장실 옆에 두고 아이가 익숙한 물건이라고 인식하게끔 해주세요.





20개월, 주말에는 기저귀를 벗고 지내다



 한동안 아기 변기는 가끔 의자처럼 앉을때 말곤 제 역할을 못하고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동안 호연이는 제법 말이 늘어서 말로 의사표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저귀가 자주 축축해지진 않지만 한번 쉬야하면 제법 많이 하곤 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배변훈련을 할 시기가 온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독박육아 워킹맘이기 때문에 ㅠㅠ) 주말에 집에 있을 땐 아예 기저귀를 벗고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호연이에게 말했습니다. 


"호연아, 쉬나 응아하고 싶으면 말해줘. 엄마 쉬! 엄마 응아! 라고 말해줘."


 처음에는 엄마에게 말하기도 전에 바닦에 쉬야를 해버리기도 했습니다. 본인도 꽤나 당황스러워하고 특히 응아를 바닦에 했을때는 큰일이라도 난 듯이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여기서 아이를 절대로 혼내지 않고 괜찮다고 아이를 다독거려 준 후 변기를 보여주면서 한번 더 인식시켜주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그런데 우리 다음에는 여기서 쉬야해보자"


 저도 호연이가 왠지 쉬야나 응아할 기미가 보이면 후다닥 안고 달려가서 변기에서 하도록 도와주었고, 호연이도 점점 익숙해지는지 쉬야나 응아를 하기전 엄마에게 급하게 SOS를 던져서 절반 이상은 성공을 했고, 특히 응아는 나오는데 시간이 걸려서 그런지 대부분 변기에서 볼일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변기에 배변을 성공하면 박수를 치며 폭풍칭찬을 해주었고, 함께 어른변기에 가서 잔여물을 내려보내면서 빠이빠이를 같이 해주었습니다. 엄마아빠에게 칭찬을 듣고, 변기레버를 눌러보고 변기뚜껑을 닫는 과정에서 제법 성취감과 재미를 느꼈는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잘 따라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저귀를 벗고 있는것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익숙해졌습니다.


 

Tip! 처음에 기저귀를 벗겨놓으면 옷이나 바닦에 흘려버린 쉬야를 닦느라 조금 힘들었지만, 그 시기는 아주 짧으니 귀찮아하지말고 도전해보세요. 아이가 실수해도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다독거려주고, 배변훈련에 성공했을때는 폭풍칭찬을 해줘서 성취감을 높여주세요. 


 



24개월, 배변훈련에 95% 성공하다



 호연이가 두 돌이 될 무렵, 말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문장으로도 잘 얘기할뿐더러, 시키는 말은 곧장 다 따라하곤 했습니다. 소근육이 그만큼 많이 발달했나봅니다.


 어린이집 방학으로 인해 호연이를 친정부모님께 4일간 맡겼습니다. 더운 여름 기저귀를 차고 있는 호연이가 불쌍해보였는지 친정엄마는 내내 기저귀를 채우지 않았습니다. 호연이는 기특하게도 가끔 실수하는 것 말곤 그동안 연습했던데로 쉬나 응아를 하고 싶을 땐 의사표현을 잘 해주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 폭풍칭찬을 들은건 당연합니다.


 그 이후 집에 돌아와서는 엄마나 아빠에게 말하기도 전에 본인이 아기변기에 쪼르르 달려가서 쉬야를 하고 난 다음에 우리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점점 발전되는 호연이의 능력에 놀라서 밤기저귀도 한번 끊어보기로 했습니다. 자러 가기전에 변기에 앉혀놓고 쉬야를 시킨 후 재워보니, 놀랍게도 이불에 지리지 않습니다! 아침에는 눈 뜨자마자 바로 변기에 데려가서 쉬야를 시켰습니다. 


 물론 아직 100% 성공한건 아닙니다. 밤기저귀까지 떼는건 좀 더 인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때는 괜찮지만 어떤때는 지리곤 했으니까요 ㅠㅠ 그리고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자기전에 쉬야하는걸 거부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때는 억지로 시키지 않고 그냥 자고 있으면 기저귀를 채워줍니다. 


 어린이집에서도 응아같은 경우는 선생님께 말해서 변기에 앉아서 하는데 쉬야의 경우는 노느라 귀찮은지 가릴때도 있는 반면, 기저귀에 그냥 해버릴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선생님께 굳이 억지로 시키지 말아달라고 부탁합니다. 



Tip! 밤기저귀를 떼려면 패턴을 만들어주세요. 자기전과 눈뜨자마자 쉬야하는 습관이 길러진다면 밤기저귀도 뗄 수 있습니다. 다만 조급하게 빨리 끊으려고 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스트레스입니다. 엄마가 아이보다 느긋하게 기다려주세요.

 





느긋함이 답이다


 4~5살된 아이도 밤중에 이불에 지도를 그리곤 합니다. 이렇게 배변훈련은 아기에게 참 힘든것이죠. 단기간에 성공하려는 생각 대신 부모가 아이보다 더 느긋하게 기다려주세요. 실수를 해도, 잘 못해도 혼내거나 다그쳐서 배변활동을 할때마다 스트레스를  주지 마세요. 아이들은 시기가 되면 다 하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점점 발달하는만큼 그에 맞춰 배변 환경을 제공해주는것이 양육자의 몫입니다. 변기를 사줘서 환경을 제공해주고, 배변활동을 위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일러주고, 기저귀를 떼고 잠깐 참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성공했을때는 폭풍칭찬을 해주세요. 아기가 즐겁게 배변훈련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주면, 아기도 스트레스 받지않고 잘 따라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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