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육아를 하면서 가장 듣기 싫은 말
다양한 가족의 형태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독박육아를 하면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독박육아를 대수롭지 않을 일로 여기는 말보다도, 나를 쓸데없이 동정하는 말보다도 바로 '애들은 아빠랑 사는게 좋지않을까요?'라는 말이다.
나도 알고 있다. 그런데 사정이 안되니까 같이 못살고 독박육아를 하는거다.
외부에서는 독박육아로 징징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주변 사람들 중 은근히 나의 절박하고 힘든 상황을 자신의 불행과 비교하며 우위감를 느끼는 사람들을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런치라는 창구를 통해서 나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다. 그런데 오지랖 넓은 종족의 특성답게 쓸데없는 걱정으로 나를 불쾌하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도 아이는 아빠랑 사는게 좋지 않을까요? 아이가 말을 시작하면 우리집엔 아빠가 없다는걸 알고 물을텐데요?
스스로 독박육아는 괜찮다며 다독이고 잘 해내고 있지만 이 말은 가장 나의 깊숙한 아픔을 찌르는 말이다.
나도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집 사정이 이런걸 어쩌란 말인가? 그러면 나보고 일을 그만두고 남편이랑 같이 살아란 말인가? 그 이후에 내 인생은 당신이 책임질텐가?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가정을 가진 그 사람에게는 오지랖 넓은 쓸데없는 걱정이었겠지만, 대한민국에서 독특한 가정을 가진 나에게는 굉장히 상처가 되는 말이다. '나만 일을 그만두면 우리 아이는 아빠랑 엄마랑 같이 살 수 있을 텐데, 나만 일을 그만두면 우리 아이는 오랜시간 남이랑 같이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될틴데, 나만 일을 그만두면....'. 자격지심과 죄책감은 아직도 한 구석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많다. 엄마아빠자녀들이 함께사는 4인 가정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이 정답은 아니다. 한부모 가정, 입양 가정, 조부모 가정, 혼혈 가정, 심지어 외국에는 동성애자 가정 등 가족의 형태는 다양하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만한 사정이 있고, 모든 엄마아빠들 비롯한 양육자들은 가족의 형태가 어떻든 간에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자 열심히 노력한다. 나도 우리 아들에게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아빠도 주말마다 아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엄청 잘 놀아주며 노력하고 있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걱정말아요. 우리는 우리대로 우리 아이를 위해서 잘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