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철학의 창시자 르네 데카르트는 생각을 인간의 본질로 여기고 이성의 힘을 중시한 철학자다. 그는 몸이 허약해서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있었다.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잠에서 깬 데카르트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파리 한 마리가 천장에서 자리를 옮겨가며 그의 생각을 흩뜨려 놓는 것이었다. 파리의 움직임을 쫓던 그는 ‘파리의 이동 위치를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는 천장에다 만나는 두 선을 그리고 각각 가로축과 세로축이라 한 후 각 축에서 떨어진 만큼 숫자를 표시하여 파리의 위치를 정확히 표시했다.
이게 바로 평면좌표이다. 고정된 위치뿐만 아니라 이동경로를 평면상에 나타낼 수 있어 오늘날에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어떤 국가나 마을도 위도, 경도로 구분하고 태평양 어느 지점도 정확하게 위치를 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것을 ‘생각’이라고 한다. 생각의 힘인 사고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현상이 아닌 본질을 이해할 수 있으며, 생각을 통한 깨우침으로 참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르네 데카르트의 위대한 명언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은 생각의 힘을 다시 새겨준다. 모든 것에 대해 질문하고 의심하는 데카르트는 자신의 존재조차 의심하는 인물이었다. 피상적으로 보이는 모습 외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생각 자체가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임을 깨닫고 ‘생각’한다는 것이 살아있는 존재라는 명제를 입증했다.
생각하지 않는 인간은 세상을 보이는 것만 보며 자신의 내면조차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생각하는 사고를 거치지 않은 정보나 지식은 체화되지 못하고 손 안에 잡은 모래처럼 빠져나간다. 세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없다면 자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껍데기만 있고 본질이 없으므로 존재의 의미도 없다.
사고력은 자신을 존재하게 하는 능력이며, 타인과 세상을 바로 보고, 참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힘이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각 장마다 생각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고 수만 번 생각하고 책장을 덮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력은 책이 아니면 제대로 키울 수 없다. 책을 읽는 사람과 안 읽는 사람의 사고력 차이는 엄청나다.
사고력은 사물, 사람, 상황에 대해 논리적인 추리로 이치를 깨닫게 하는 힘이다. 사고력은 독서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책을 읽을 때 만나는 단어, 문장, 생각, 상황 등은 ‘사고력’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다. 단어나 책 속에 깃든 사물의 이치를 깨달은 지식은 내면에 스며들어 참된 지식으로 축적된다.
사고력이란 이렇게 내면에 들어온 정보를 모아 자신에게 맞도록 재창조를 하는 것이다. 단어의 의미를 새롭게 탄생시키고 지식을 변형하여 자신의 논리에 맞춰 재단하고 가공하는 과정이 일어난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으면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기 그지없는 것처럼 사고력이 없으면 책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고 내 것이 되지 않는다.
사고력은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똑바로 읽게 하는 힘이다. 사고력 향상을 위한 책들이 있지만 본질을 가르쳐주는 책을 찾기란 어렵다. 본질이 아닌 현상에 주목하다 보니 사고력 향상을 위한 방법도 제각각이다. 사고력은 평온함을 주는 명상이 아니며, 무조건 생각한다고 길러지는 것도 아니다. 어디에서 배울 수 있는 능력도 아니다.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지만 직접 물을 마셔야만 갈증이 해소되는 것처럼 나 스스로 한 걸음씩 옮겨가는 과정에서 길러진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을 조금씩 키우는 방법은 느린 것 같지만 가장 빠른 사고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책을 읽은 후 책 전체에 흐르는 핵심 내용과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사색을 병행한다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엑기스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자동차를 사치품에서 필수품으로 만들고 포드자동차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운 헨리포드는
“생각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아마도 진정으로 생각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라며 생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헨리포드가 자동차를 대중화하고 대량 생산할 수 있었던 힘도 사고력에서 나왔다. 당시 자동차 생산은 일일이 사람의 힘으로 조립해 완성하는 수공업 형태의 방식이었다. 어느 날 그는 도살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컨베이어 시스템을 보고 자동차 조립라인에 응용할 방법이 없을까를 생각했다. 결국 그는 좀 더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생각한 덕분에 남들보다 싸고 좋은 차를 생산할 수 있었다.
또한 사고력은 참된 지식을 얻는 힘이다. 깊은 통찰력으로 인생의 본질을 추구했던 작가인 레프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다.
기억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색에 의해서 얻어진 것만이 참된 지식이다.
반박하거나 오류를 찾기 위해 책을 읽지 말고, 이야기와 담화를 찾아내려고 읽지 말며, 숙고하고 고려하기 위해 읽어라.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은 독서의 올바른 방향을 말한 것이다. 책을 읽고 이해하는 진정한 독서력은 사고력에서 나온다. 독서력이 높은 사람은 사고력이 높은 사람이며, 생각의 크기와 깊이가 커진 사람이다. 사고력은 생각의 변화를 일으켜 자신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능력이 있다. 사고력이 높을수록 좋은 책을 읽게 되고 삶의 본질과 세상의 이치를 깨달음으로 성공에 한 발짝 다가서는 힘이 된다.
책에는 사고, 사색, 사유 등 온갖 종류의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 작가는 생각의 힘으로 글을 쓴다. 한 글자 한 글자마다 자신의 생각이 녹아 들어가 있다. 책을 읽고 사고의 힘으로 이치를 깨달아서 자신에게 맞게 변형시켜보자. 생각의 힘으로 읽어야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는 스콧 니어링의 말이 가슴에 깊게 파고든다.
온몸으로 책을 읽고 실천하면 삶의 어떤 어려움도 두렵지 않다”
인생의 미로에서 헤매고 있다면
독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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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필요한 순간
저자 황민규
출판 미디어숲
발매 2018.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