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민규 Sep 05. 2018

#04 가장 위대한 독서가를 만나는 방법 : 네이버 포


모든 지배계급을 공산주의 혁명 앞에 떨게 하라. 프롤레타리아가 잃을 것은 쇠사슬밖에 없으며 얻을 것은 온 세상이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칼 마르크스 『공산당 선언』 중 일부분이다. 칼 마르크스는 자신이 소망했던 공산주의가 아닌 자본주의의 본영인 영국에서 대부분의 세월을 보냈다. 그는 당시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고 있다는 대영박물관 도서관에 30여 년을 거의 거르지 않고 매일 다녔고 하루 종일 독서하고 연구하며 평생 동안 책을 쓰며 살았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인 자본론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냉철한 비판을 한 것으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체제에서는 바이블로 평가되는 책이다. 비록 그가 이상적으로 추구했던 사회주의는 모두 실패했지만 세상은 그를 위대한 사회 개혁가로 인정한다. 민주주의나 자본주의에 바로 서지 못하고 패배한 것은 그의 사상이나 시스템에 문제가있었던 것이 아니라 체제를 관리하는 지도자의 잘못된 운영의 결과라는 것을 우리가 알기 때문이다.










칼 마르크스의 대표적인 저서 『자본론』은 총4권으로 제1권만 자신의 손으로 간행했고 제2권, 제3권은 죽마고우인 F.엥겔스에 의해 유고가 정리되었다. 제4권은 K.J. 카우츠키가 편집하였다.
이처럼 방대한 양의 『자본론』을 쓰기 위해서 마르크스는 대영박물관 도서관의 문턱이 닳도록 다녔을 것이다. 수천 권이 아니라 수만 권의 책을 읽었을 것이고 그에 비례해 수만 명의 경험과 지혜를 빌려 위대한 대작을 만들어냈다. ‘문사철600’이라 하여 문학역사철학 서적600권을 읽으면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다고 말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의 노력과 집념은 위대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칼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단편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공산당 선언』은 세계를 광풍 속으로 몰아넣었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곳에서 하는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이 되어 남한과 북한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분열시켜 놓고도 모자라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수백 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공산당 선언의 본질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세상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을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여기에서 더 이상 깊이 있는 내용은 뒤로 하고 칼 마르크스가 어떻게 세상의 모순을 정확히 보고 공감하는 글을 쓸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보자










마르크스가 위대한 독서가였기 때문이다. 위대한 독서가는 자신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꾸는 능력을 겸비하게 된다. 무엇을 말하든 어떻게 행동하든 세상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그것을 대중들에게 선보인다.
  










모든 해답은 책 속에 있다. 책은 인생의 나침반이다. 책은 희망이며 자유다. 책은 혁명이다.
  
이런 말들은 책을 잘 이해시키는 말들이다그저 선망으로 바라보는 책이 아니라 자기 관점을 수정하고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주는 책의 이점을 부각시킨 문장들이다책을 읽을 때 어떻게 읽어야 할지강조하는 부분이 무엇인지핵심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을 이끌어갈 묘수가 책 속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한 권의 책값은 얼마 되지 않지만 내용의 가치는 값으로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것임을 알고 있다.

여기에 위대한 독서가가 있다.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그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독서를 중시하는 가풍에서 스스로 책벌레가 되어 온갖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자랐다. 배고프고 힘든 예술가의 길로 들어서려는 그를 반대하는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부터 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동생인 테오와 주고받은 수많은 편지는 그의 책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주 작품인 ‘해바라기’, ‘아를르의 침실’ 등은 세계 최고가로 경매되는 작품들이다. 작품에 값을 매기는 기준은 무엇일까? 아마추어 작가도 대작을 똑같이 따라 그릴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도 구별이 어려울 정도의 정교함도 가능하다. 우리는 대중매체를 통해 작품의 진위여부를 가리는 상황을 볼 때가 있다. 그림의 값을 매기는 척도가 있겠지만 최고의 가치는 작가의 영혼에 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해바라기'를 산다는 것은 고흐를 사는 것이고, '고흐'를 산다는 것은 그의 위대한 영혼에 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영혼에는 그의 삶과 고뇌추구하는 가치가 고스란히 들어 있다위대한 예술가에게는 평범함을 뛰어넘는 창조가 있고분명한 철학이 작품 안에 녹아들어 있다.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비뇽의 아가씨들’과 ‘게르니카’를 그린 20세기 입체파의 거장인 파블로 피카소가 그런 예술가들이다. 작품에는 그들만의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 예술을 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최고의 미덕 중 하나는 자기만의 인문학적 가치관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그가 작품을 만드는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문학에 대한 어떤 감흥도 없이 어떻게 인물화가가 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네. 어떤 화가들의 화실에는 현대 문학 작품들이 전혀 없더군.
  
미술작품이라고 해서 단순히 표면만을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아닌 인간을 이해하고 그 속에 담긴 얼까지 그림에 담아야 함을 의미한다. 그림을 그린 다음 표정을 넣는 작업이 아니라 표정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을 그려야 함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작가는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사람을 일컫는다. 책을 쓰는 사람만이 아닌 예술 분야에서 통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주제의식을 갖고 세상을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관찰 능력이나, 풍부한 어휘력으로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 수 있는 능력 이전에 기존에 없었던 생각과 사상, 그리고 사물을 창조하는 사람이 작가다.











책을 쓰기 위해서 작가는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필요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 직접 체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과 직접 경험은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쉽게 시도할 수 없다. 책은 이와 같이 시공간을 초월한 간접 체험을 주기에 작가에겐 보물 창고나 다름없다한 권의 책이 위대한 영혼들의 삶의 체험으로 가득한 곳임을 생각하면 도서관이나 서점은 보물섬이다.
작가들은 보석과 쓸모없는 광석을 판별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책이 차곡차곡 쌓여 그들의 삶의 양식이 되어준다.


위대한 독서가인 작가의 지식과 지혜를 우리 것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은 작가의 영혼의 바닥까지 보여주는 거울이다. 또한 그 거울은 독자의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교보문고
https://goo.gl/GWS8CL
예스24
https://goo.gl/PrQJow
인터파크
https://goo.gl/48CqZf
알라딘
https://goo.gl/xg2NZ5










책은 망치다
저자 황민규
출판 미디어숲
발매 2018.09.20.









작가의 이전글 #03 토끼를 달에 보낸 사람이 작가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