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뇌를 복제하라
영원히 사는 것은 인류가 추구하는 목표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손아귀에 쥐고 있었던 진시황제의 마지막 소망이기도 했다. 생사고락을 넘어 인간적인 성취를 이룩한 그의 염원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불로초를 구하는 일이었다. 유한한 인간의 삶은 무한하고 광대한 우주의 시간과 크기 앞에선 미약한 존재임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그의 무덤에는 생전의 모습과 흡사한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도용들로 가득한데, 죽어서도 권력을 잡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보는 듯하다. 진시황제가 그토록 열망하던 영원이라는 말은 위대함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존재의 시간이 길면 길수록 영원에 가깝고 위대함은 커진다.
책 또한 오랫동안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책이 좋은 책이다. 한 사람이 아닌 수많은 독자들에게 검증되고 삶이 다른 환경 속에서, 시대를 넘나들어 살아남았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
책이 이처럼 오랫동안 전해내려 오는 데는 그 이유가 있다. 시대와 환경이 변화더라도 변화지 않는 삶의 본질, 세상의 존재 이유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가치들을 말해 주기 때문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책의 위대함을 인정한다.
작가는 시대의 정신이자 스승이란 말처럼 위대한 영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들의 뇌는 신선한 생각과 세상을 꿰뚫는 혜안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니 작가 뇌의 복제는 독자인 자신도 위대함으로 가는 최고의 방법이다.
만약 한 사람의 뇌를 복제할 수 있다면 여러 분은 누구의 뇌를 복제하겠는가.
그 사람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인간이고 닮고 싶은 사람일 것이다. 복제도 잘 해야 한다. 나폴레옹의 독서에 대한 열정과 영웅주의가 잘못 복제되면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악마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책을 쓴 영혼의 뇌라면 그대로 복제해 따라하고 싶은 욕망이 솟을 것이다. 하찮은 정보나 상품도 복제하면 힘이 되고 돈이 되는 데, 위대한 작가의 뇌를 복제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작가의 뇌를 복제하는 것, 그 자체로 훌륭하고 자신이 위대함으로 가는 최고의 방법이다. 작가의 뇌를 복제한다는 것은 그의 상상력, 창의력과 세상을 꿰뚫어볼 수 있는 통찰력을 물려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단어들 속에는 이미 수많은 경험과 지식, 지혜를 내포하고 있다.
인간의 삶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완벽한 복제는 불가능하더라도 우리의 삶이 완전히 변화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작가의 뇌를 복제하는 것이 좋다.
위대한 작가의 뇌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뇌라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방법은 오직 책을 읽고 또 읽은 다음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작가의 뇌를 복제하는 것은 그의 삶을 복제하는 것이며.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책의 작가처럼 생각하는 데 있다. 단순한 제품의 카피나 대중매체의 카피는 노예적인 삶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러니 인터넷의 바다가 아닌 책의 바다에서 위대한 영혼을 만나고 작가의 뇌를 복제해야 한다. 작가의 뇌를 복제하는 것은 위대한 일이다.
작가의 뇌를 독자가 복제하는 것은 진정으로 작가들이 소망하는 일이다. 그러기에 좋은 책으로 거듭나 오늘도 이곳저곳에서 자신의 책을 자가 복제하고 누군가의 뇌에 복제되길 기다린다. 복제의 방법은 현상만 복사하는 카피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뇌 속에 있는 DNA를 복제해야 오롯이 그들의 능력을 전달받을 수 있다.
먼저 그들의 상상력ㆍ창의력ㆍ통찰력을 복제해야 하는데 방법은 그들의 방식대로 생각하고 느끼고 보는 관점을 익히는 것이다. 복제하고 싶은 작가의 전집을 여러 번 읽고 또 읽어야 한다. “모방 속에 창조가 있다”라는 말처럼 어느 순간에 비슷하게 닮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계속적인 행동이 습관이 되는 것처럼 책을 읽고 읽으면 어느 순간 작가의 뇌와 자신의 뇌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뇌를 복제하는 것이 단순히 책 속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이 성장해온 환경, 추구해온 목표를 이해하고, 그들의 가치관 및 세계관에 대한 삶의 태도를 흉내 내는 것이다. 이런 것은 그들의 자서전이나 평전을 통해 알 수도 있으며 그들의 책 속 여기저기에 숨겨져 있으므로 찾아내는 즐거움도 있다.
마지막으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작가의 책을 필사하는 것이다. 필사는 시간이 걸리고 힘든 과정이지만 그것만큼 그들의 뇌를 빠르고 강력하게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작가의 뇌를 복제한다는 것은 닮아가고 싶은 작가처럼 생각하는 데 있다. 자신의 작은 뇌를 세상이 공감하는 큰 뇌로 만드는 것이다.
논리적 사고력이 높은 작가의 책을 읽으면 자신의 논리력이 높아지는 것이며, 높은 통찰력을 가진 작가의 책을 읽으면 자신의 통찰력이 높아진다.
작가의 뇌 복제는 일반 복제하곤 다른 점이 있다. 작가의 뇌 복제는 독자의 노력과 열정 없인 불가능하고 복사처럼 똑같이 복제할 수 없는 유일성이 있다. 지금 우리의 뇌는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과 대단히 유사하다. 뇌도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흔한 복제품은 가치가 없기에, 우리는 위대한 작가의 뇌를 복제함으로써 ‘only one’이 돼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가치가 새롭게 매겨지며 어디서든 자신의 중요도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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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망치다
저자 황민규
출판 미디어숲
발매 2018.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