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비 Feb 03. 2024

청렴수업 시작

청미새의 탄생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현재는 언제나 서러운 것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모든 것은 일순간에 지나간다.

그리고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


제가 인생의 모토로 삼고 있는 한 시의 일부입니다. (러시아 시인 푸쉬킨의 '삶'이라는 시의 일부)

이 시는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께 배운 시인데요. 얼마 전에 아버지를 잃은 친구한테 이 시를 소개해 준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힘들어하던 한 친구에게 그나마 마음에 위안이라도 얻으라고 한 말인데 그 친구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시에서


마지막 문장은 제가 애써 되새기는 부분이니까 다시 한 번 말씀드릴게요.


'모든 것은 일순간에 지나간다. 그리고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


이 글을 읽거나 쓰는 시간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것이고,

그리고 그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머지않아 그 시간을 추억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옛 성인들은 현재를 즐기라는, 현재를 잡으라는

그런 말들을 남겼는지 모르겠습니다.


공무원이 되고 청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청렴이라는 업무를 맡게 됐을 때,


'그래도 내가 공직 생활을 하면서 무언가 열정을 가지고 해볼 만 한 주제를 찾았다.'고 생각했고

굳이 안해도 되는 업무들을 만들어서 했습니다.


굳이 안 해도 되는 일들, 이런 일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케팅이 전공이라는 것도 도움이 되었답니다.)


 청렴 체크리스트, 청렴 방문 교육, 청렴 클러스터, 이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죠.


맨 왼쪽이 체크리스트, 가운데가 방문교육, 맨 오른 쪽이 클러스터 모습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청렴 체크리스트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만 하고 있는 청렴에 대한 문구들을 적어서 직원들의 모니터나 책상 위, 화장실 등에 붙여 놓고 청렴이나 반부패에 대해 자주 환기시킬 수 있도록 만든 내용입니다.


그리고 청렴 방문 교육은 코로나19로 인해서 직원에 대한 반부패/청렴에 대한 대면교육이 힘들어지자 청렴 강사가 직접 사무실을 방문하여 소독을 실시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뒤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과감하게(ㅋ)

직접 대면교육을 실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청렴 클러스터는 유관기관들과의 협의를 통해서 협력 클러스터를 만들어서 각 기관의 청렴에 대한 정책 및 교육을 공유한 것입니다.


이 중에서도 제가 가장 노력했던 부분은 바로 청렴 레터인데요.

1년 6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 직원들에게 청렴에 대한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거나 메모로 공람하여

다양한 내용들의 청렴과 반부패에 대한 내용을 전달한 것입니다.


지금 보니 다양하네요. 청렴레터.


길지도, 짧지도 않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청렴 업무를 담당하면서 청렴 레터에 어느 정도 애착을 담았는데요. 이 내용이 직원들에게 어떻게 전달됐을지는 저도 궁금합니다. 직원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내용들이었다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청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행하는 저에게 한 후배는 청미새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청렴에 미친 베이비, 청미새.


 이 말을 듣고 이 별명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새끼라는 말은 좀 그렇지만^^;)  집에서 아내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여섯 살짜리 아이가 이 청미새가 진짜 새의 종류인 줄 알고 새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6살 아이가 생각한 '청미새' 그림


진짜 청미새라는 새가 있다면 혹시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요?(자세히 보면 속눈썹 있음ㅋ)

작가의 이전글 민들레 법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