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눈빛에 힘이 있는 이유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입사원이 오리엔테이션을 받는 기간 동안 선배들에게 교육을 받죠.
사람들한테 어떤 교육을 받고 선배들한테 어떤 이야기를 듣고 동료들한테 어떤 공감을 얻어내는지는 이 신입사원이 나중에 어떤 모습으로 회사에 적응할지를 알려주는 나침반이 됩니다.
역시 끝과 시작이 만나는 곳에서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회사마다 멘토링 제도가 있는데요. 신입사원이 새로 입사를 하면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기존 직원과의 만남과 교육, 의사소통을 하고 새로운 곳으로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멘토링 제도는 다소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누군가에게,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프로그램도 사람이 없이는 힘이 들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도 사람이 하는 것이거든요.
이 부분에서 우리, 여러분한테는 막중한 책임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기존에 있는 사람들(선배들)입니다. 처음 들어오는 신입사원들에게는 우리가 꽤 큰 영향을 줍니다. 여러분의 눈빛이 신입사원들에게는 천사같은 도움이 될 수도, 넘어야 할 장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NTL(new town lock)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많이들 아시는 은행이죠.^^
이 회사는 약 3천여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고, 수개~수십개의 지점 마다 이사장이 있습니다. 이 이사장이라는 사람들의 임기는 4년인데 연임을 두 번 할 수 있어서 12년간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1980년대부터 근무해서 약 40여년간 근무하신 분도 계신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이사장님의 자녀가 이 회사 어느 지점에 입사를 합니다.
직원들은 소문만 듣던 이사장님의 자녀가 궁금하겠죠. 그래서 직원들이 신규 직원에게 묻습니다.
"이사장님이 혹시 아버지니?"
이사장님은 이 소식을 듣고 화를 내십니다.
직원 세 명에게 자필 반성문을 받아서 소속 지점 7곳에서 확인도장을 받아오라고 합니다.
그리고 두 명의 직원에게는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합니다.
화가 많이 나셨네요.
K라는 직원은 사직(해고) 후에 민원을 제기해서 한 달 만에 복직합니다. 그리고 부당 해고로 이사장님을 형사 고발 합니다.
이사장님은 또 화가 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직원들에게 K와 친하게 지내지 말고 사적으로 대화도 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물며 (이사장님의 뜻인지는 모르지만) 2차례 승진 배제가 됩니다.(이유는 협동심과 성실성 부족이랍니다.)
이 내용은 어느 기사에 나오는 갑질 관련 내용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이것이 어느 정도의 갑질이라 보십니까.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합니다. 4년 임기인데 2차례 연임할 수 있고, 중간에 퇴직했다가 다시 들어와서 연임을 해대면, 거의 종신계약이죠. 이렇게 오래 우두머리 자리에 있으면 일반 직원들이 얼마나 가소로워보일까요.
해당 이사장님은 사내 회의 자리에서 '이사장은 부모같은 존재인데 신고를 하는 것은 패륜'이라고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답답합니다. 그렇다면, 누가 자식을 해고합니까?
너무 극단적인 사례인가요? 아닙니다. 누구나 이런 갑질을 할 수 있고, 누구든지 갑질을 당할 수 있습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2299114i <== 해당 기사 내용
갑질을 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는 "나는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라는 생각이 숨어 있다고 하고, 그리고 갑질을 당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는 질투와 시기가 섞인 르상티망이라는 분노의 감정이 생긴다고 합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우리도 갑질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이를 것이고, 이를 경계하고 조심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숙제가 될 것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발전해도 쉽게 바뀌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통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우리, 선배들은 쉽게 바뀌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단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따듯한 눈빛, 위로의 말 한마디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