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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보카도 May 16. 2024

봄의 끝자락에서 반추하는 겨울 뉴질랜드 여행기

뉴질랜드는 멕시코만큼이나 좋은 나라입니다.

가끔 브런치에서는 이런저런 알람이 오곤 한다. 아무개님이 어떤 글에 좋아요를 누르셨다는 둥 어떤 글의 조회 수가 얼마를 돌파했다는 둥. 오늘도 두 개의 글이 조횟수를 1000회 돌파했다는 알람을 받았다. 그 글은 다름 아닌 지난여름에 갔다 온 이탈리아 여행기 중 돌로미티 편이었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쌀쌀한 가을과 차디찬 겨울이 흐른 후, 살포시 봄이 찾아오나 싶었는데 어느덧 에어컨을 가동해야 하는 여름이 오고야 말았다. 여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페퍼톤스의 '여름날'이다. 무더위를 싫어하지만 싱그러운 초록빛 내음이 코를 찌르는 여름 특유의 냄새는 좋아하는 나라서 해 질 녘 한강을 바라보면서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곤 했었던 것 같다.


'지구는 공기 때문인지 유통기한이 있대.'


이 기사에 꽂혔던 나는 이 노래가 질릴 때까지 듣곤 했었다. 무려 16년이나 된 노래지만 지금 들어도 그 청량함은 여전하다. 봄의 끝자락에서 후텁지근한 여름을 앞두고 있자 하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백만 년 만에 브런치를 열어보았다. 원래는 1월 말에 다녀온 뉴질랜드 여행기를 주저리주저리 쓰려고 했었다. 호주야 워낙 워킹홀리데이를 많이 가서 익숙했지만 뉴질랜드는 내가 꿈꾸던 여행지 리스트에는 없던 나라였다. 1월 말 2월 초에 어디론가 갔다 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다가 남자친구와 함께 각자 다녀온 나라를 하나둘 제거하며 꿈꾸던 나라를 하나둘 읊어보기 시작했다. 나는 탄자니아, 터키, 이집트 정도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곽튜브나 빠니보틀에 비하면 내가 간 나라가 터무니없이 적겠으나 그래도 꽤 많이 돌아다녀서인지 꼭 가고 싶다고 할 만한 나라는 거의 없던 터였다. 남자친구는 시끌벅적한 도시보다는 자연을 즐기고 싶다고 했고 반지의 제왕의 나라인 뉴질랜드 이야기를 꺼냈다. 뉴질랜드는 단 한 번도 여행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나라였다. 극 P였던 우리는 이탈리아 여행 때보다도 더 촉박하게 비행기를 끊었다. 무계획형 인간 둘은 계획도 대략적으로만 짜놓고 여행을 시작했다. 인생 여행을 꿈꾸며 갔던 이탈리아보다 무념무상으로 갔던 뉴질랜드 여행이 백배 좋았다. 여행을 떠나기 전이면 항상 아날로그인간처럼 여행책을 사는 게 취미인 남자친구가 동선을 꼼꼼하게 잘 짠 덕분에 생각보다 더 알찬 여행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과연 나는 무려 3-4달 전의 여행을 복기해서 다시 잘 쓸 수 있을까.



돌로미티 여행기가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 것처럼 내 뉴질랜드 여행기도 많은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 책보다는 블로그나 구글 평점, 인터넷 후기에 의존해서 맛집이나 관광지를 찾는 나 같은 분이 계시다면 내 브런치를 통해 쏠쏠한 뉴질랜드 정보를 많이 얻어가시길 바란다.


일단, 저희는 남섬으로 들어가서 북섬으로 아웃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남섬으로의 직항은 애석하게도 없어서 호주에서 1회 경유를 한 다음 퀸즈타운에 도착했답니다. 10박 11일이었던 터라 처음에는 조금 고민했죠. 남섬만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에이 그래도 북섬도 보는 게 낫지 않나? 둘 다 봐 본 입장에서는 둘 다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남섬의 자연 풍광이 압도적이어서 남섬에서 북섬으로 가면 조금 짜게 식는 느낌이 들지만 북섬의 매력도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종차별 하나 없는 뉴질랜드는 동양인이라고 차별도 안 하고 크게 관심도 없어서 차별과 관심을 좋아하지 않는 저 같은 분들은 정말 좋아하실 겁니다. 어찌 되었든 뉴질랜드 여행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으니 당분간 뉴질랜드 여행기를 복기하며 열심히 써 보겠습니다!


덧, 남미 예찬론자인 제 입장에서 뉴질랜드의 자연 풍광은 남미에 준한다고 생각합니다. 뉴질랜드는 인생에서 한 번쯤은 가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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