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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H Jul 27. 2022

다음에 올 상사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렇게 신박한 헛소리 들어보셨나요?

회사가 이사를 했습니다. 직원들은 짐을 옮기고 각자의 자리를 정리하고 컴퓨터를 연결했어요. 사무실에는 빈 공석들이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우선 빈 공석에도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들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한 직원이 상사에게 물었어요. 



공석인 자리의 컴퓨터들도 연결을 해야 할까요?


그러자 상사는 이렇게 대답했죠. 


아니요. 연결하지 않아도 됩니다. 빈 공석은 깔끔하게 정리만 해놓으세요. 


직원들은 상사가 지시한 대로 행동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대표가 나와서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공석인 자리들의 컴퓨터는 왜 연결하지 않았나요? 


직원은 들은 대로 대답했죠. 상사 중 한 명이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고요. 대표는 의아했어요. 그리고 그 업무를 지시한 상사에게 물었습니다. 


왜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나요? 



그러자 그 일을 지시했던 상사는 자기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거짓말을 시작했어요. 당연히 그 말을 들은 직원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죠. 그럼 자신이 거짓말을 한 꼴이니까요. 그래서 방금 전 이것에 대해 물었을 때 분명 그렇게 대답하지 않았냐 반박했습니다. 이때 그 상사는 뭐라고 답을 했을까요? 여기서부터 퀴즈입니다.


1. 아 맞다. 내가 그랬지 깜빡했네. 미안해요.
2. 제가 말을 잘못 전달했나 보네요. 미안하지만 지금이라도 연결해주세요.
3. 그럼 지금 연결하면 되겠네요.
4. 내가 언제 그랬죠? 빨리 연결해요.


과연 상사는 뭐라고 대답을 했을까요? 3번 또는 4번을 예상하셨나요? 안타깝지만 정답은 3번도 4번도 아닙니다. 물론 1번이나 2번도 아니었어요. 정답은 


5. 꼭 내가 시키는 대로 할 필요가 있나요?


였습니다.



이 질문을 읽고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일은 실제로 겪은 일이다. 저 문장에는 단 1%의 과장도 거짓도 없다. 너무 황당한 대답이라 머릿속에서 잊히지도 않는다. 상사는 이렇게 답을 함으로써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인정했고 또 내가 너에게 지시는 했지만 책임은 지지 않을 거야라고 대답한 꼴이다. 



직장에서는 누구든지 자신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는 가족이 아니고 친구가 아니다. 실수였어, 장난이었어. 이런 말은 사회에서 먹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의 말에 어떤 무게와 책임이 있는지 생각해야 하고 또 내뱉어야 한다. 이건 꼭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알고 있어야 하는 너무도 당연한 룰이 아닌가. 이건 어제 입사한 직원부터 대표까지 예외는 없다. 그리고 자신이 누군가의 상사라면 그래서 지시를 내리는 입장이라면 자신이 한 지시의 말에 어떤 책임이 실리는지 더 고민하고 신중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이 상사는 자신이 지시한 일을 하지 않았다는 거짓말에 이어 책임 회피까지 했다. 최악이다. 더 최악인 건 본인은 자신이 내뱉은 이 문장이 최악이라는 것을 모를 거라는 것. 한편으로는 이런 무책임한 사람이 내 근처에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물론 이 사람의 실체를 아주 몰랐던 건 아니지만 저 문장은 내가 사회생활을 하며 들은 말 중 최악의 5에 들어가도 될 것 같아 마음속에 등재해 놓았다. 상사라 내가 그 이상으로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은 없었지만 부디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크게 후회하는 날이 오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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