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8 작성
본 글은 tbsTV 특별기획 3부작 마을보고서 [2부-도시마을의 명암편]을 보고 난 후에 생겨난 의문점들을 영상의 내용과 내 생각을 정리해서 자문자답 식으로 정리한 글이다. 필자의 몰이해로 인한 오해들이 있을 수 있으니,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유튜브에서 본편을 직접 보기 바란다.
Q1 주민들의 이주로 인한 공동체 붕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A. 잦은 이사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필수불가결한 문제로, 마을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가장 큰 골칫거리라고 본다. 하지만 그 마을이 정말 살기 좋고, 그 마을에서 사는 것 자체로 누군가에게 자랑거리가 되는 마을이라면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쉽게 이사를 결정하진 않게 될 것이다. 즉, 마을의 브랜드화가 그나마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
Q2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되면 땅값이 올라 주민들이 쫓겨나지 않는가?
A. 마을공동체가 잘 살아난다고 해도 땅값이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부산 감천마을, 통영 동피랑 마을* 등 공동체가 성숙하기 전에 관광화가 되어버릴 경우에는 우려하던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마을을 예쁘게 꾸미고 사람 사는 냄세가 나는 좋은 곳이지만, 관광객이 모인 것 외에 그 마을에 사는 주민들의 삶이 정말로 나아졌는가? 진정한 도시재생은 주민들이 자신들의 의사결정을 통해 마을을 가꾸고 자신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다.
Q3 결국 마을에 사는 사람 전부가 아닌, 일부 적극적인 사람들 만의 리그가 아닌가?
A. 마을 주민 모두를 위해 만들어진 주민협의체가 폐쇄성을 갖게 된다면 망할 예정이거나, 망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만큼 주민들이 주민협의체에 접촉할 수 있는 접점을 항상 열어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항상 문이 열려 있어도 소식에 어두운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으면 언제나 소외되는 사람들은 발생하기마련이다. 지속적으로 잡지나 소식지 등을 통해 소식을 늘 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Q3-1 잡지/소식지가 정말 효과가 있는가?
오프라인 홍보는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마을 공동체의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그 소식지가 우리들의 활동과 진척상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내용만을 담아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보단 '나와 연관된 정보'가 담겨있어야 그 소식지를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들이 뭘 했다는 소식을 가득 적기보다는 모임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곁들여 "우리 마을에 공동체가 있다!"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어차피 소식지는 접점에 불과한 것이고, 사람들은 소식지에 설득되기보다는 호기심으로 접근해올 것이기 때문이다.
Q5 공동체 내 의사소통으로 인한 갈등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A.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런 이상적인 대안보다는 갈등해소를 위한 소통 교육이 필요하다. 마을 학교에서 소통의 방법 등에 대한 인문학 강의를 개최한다면 점차적으로 보다 나은 소통이 가능 할 것이다. 수평적이고 관계지향적인 소통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해줄 수 있다.
Q6 마을공동체는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것 아니야?
A. 마을공동체는 그만큼 시간을 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마을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대안학교∙마을 유치원 등은 아무래도 입학금이 비쌀 수 있어 형편이 좋지 않은 주민들에게 차별감을 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마을 공동체가 진행하는 사업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이 사업이 마을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민 개개인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마을공동체에 참여하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게 도움이 된다는 걸 공감할 수 있다.
그리고 주민들이 마을공동체에 참여하는 기간 동안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정부차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마을공동체, 마을기업이 영리목적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할 명분이 있다. 오히려 지역주민의 복지적인 측면을 보완하기에 정부 보조금을 통해 자립성을 가질 때까지 지속적인 지원을 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
Q1 마을기업과 마을공동체, 중간지원조직의 관계는?
A. 마을기업은 주민들의 필요에 따라 주민 협의체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실행할 문제다. 마을기업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해야 하기에 중간지원조직이 주도해서 만들어선 안 된다. 하지만 주민들의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마을기업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부족하다면 중간지원조직에서 컨설팅 혹은 외부 네트워킹 자원 연계를 해줄 수 있다. 이렇게 마을기업이 세워질 경우 공간과 사업이 생기기에 마을공동체의 성장과 결속력이 더 강해진다. 또한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마을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기에 마을활동가들은 권장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마을기업은 양날의 검이다. 주민협의체를 꾸려 학교, 보육원, 카페 등을 운영하게 되더라도 당장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면 오히려 주민공동체의 불화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주민들의 직접적인 필요에 의한 창업이 아니라 그저 돈벌이로 사업을 시작할 경우 그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전반적으로 정리가 안 되어 있는 편이었다. 일단 마을 공동체의 명암과 마을기업의 명암이 뒤섞여 있었고, 중간에 그런건 "돈 많은 사람들만 하는 것 아니냐"라는 한 개인의 의견이 반복해서 나왔기에 억지스러운 점이 있었다. 영상에서 한 공무원이 말한 "여러분도 마을 공동체가 처음이고 정부도 마을 공동체를 지원하는 것이 처음입니다. 그러니 모든 것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게 어떨까요?"라는 의견은 한국의 마을 공동체 현황을 잘 정리해 준다. 즉, 마을 공동체는 정답이 아니라, 공동체의 재건을 위한 수단의 하나일 뿐이다.
작은 사례들을 통해 일희일비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 최선의 방안을 찾아내는 것. 이것이 이 시대에서 마을 활동가로 일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생각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