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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우 Oct 08. 2024

한 사람의 독자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은 왜 쓰는가? 독자가 보라고 쓰는 것이다. 일단 고민하지 말고 글을 써라. 독자는 반드시 있다. 글을 쓰는데 관찰을 통한 글감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용기’가 있어야 한다. 당신이 쓰는 글은 어떤 글이든 반드시 독자가 있다. 그러니 그런 걱정일랑 베란다 한쪽 구석에 처박아 놓고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써라.



글을 쓰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이 없는 사람이 컴퓨터 앞에 앉아 한글프로그램을 열어놓고 빈 페이지에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보고 멍하니 있는 모습은, 할 말이 없는 사람이 마이크를 잡고있는 것과 같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글 쓰는 사람은 자신이 지금 쓰고 있는 그 글이 어떤 사람에게 얼마나 영향을 줄지 모른다. 자기 삶의 사소하고 힘든 일이더라도 독자에게 좋은 영향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쓴다면 분명 그 글은 충분히 가치 있는 글이다. 



얼마나 괜찮은 글인지는 쓰는 당시에는 알기 힘들다. 글을 모두 쓰고 독자의 반응을 보고 나서야 그 글의 가치가 결정된다. 그러니 지금 쓰는 사람이 글의 가치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글의 가치는 읽는 사람, 즉 독자에 의해 매겨진다. 



어떤 글이든 상관없다. 일상의 작은 이야기라도 메모하고 써보길 권한다. 그리고 그 글에 이야기를 담는다면 읽는 사람이 편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는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어릴 때 할머니와 부모님에게서 듣고 학교에서 읽었던 전래동화가 대표적이다. 



<토끼와 거북이>, <콩쥐팥쥐>, <신데렐라>, <선녀와 나무꾼>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들은 보통 기-승-전-결로 이루어진다. 발단, 전개, 절정, 결말이라고도 한다. 



이야기라는 형식은 인간이 오랫동안 살면서 가장 재미있어하고 기억에 남는 방식이다. 그래서 몇 해 전부터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이라는 단어가 뜨고 있다. 사실 이 방식은 일반적인 에세이보다는 소설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설가들은 타고난 또는 후천적으로 노력한 이야기꾼이다.


 

쉽지 않겠지만 당신이 일상의 글을 쓰더라고 그 전개방식은 이야기식으로 한 번 써보길 바란다. 이렇게 힘들게 노력한 글을 독자가 본다면 분명히 감동받을 것이다.     



당신의 하루를 들여다보기 바란다.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있었는가? 가장 기분 좋은 일은 무엇이었고 가장 기분 나쁜 일은 무엇이었나? 하루 중 바쁜 나머지 그 순간을 지나쳐 버렸겠지만, 저녁을 먹고 약간의 포만감으로 기분이 좋아졌을 때 차를 한잔하며 하루를 떠올려보라. 그때의 감정을 되살려보며 간단히 메모해보길 바란다. 왜 기분이 좋았는지 왜 기분이 나빴는지. 



처음에는 그것에 대해 솔직하게 써 내려가라. 그 과정에서 당신의 감정이 치유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것이다. 이후에 그 이야기를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SNS에 올려 공유하기 원한다면 적절한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너무 솔직하지 않게 그리고 이야기 형식으로 독자를 배려한 글쓰기로 다듬어야 한다. 



독자는 당신의 글을 읽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늘 글을 읽는 사람을 생각하며 써야 한다. 그렇지 않은 글은 일기에 가깝다. 일기를 읽어 줄 사람은 드물다. 아니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독자는 당신의 글을 기다리고 있지만 가치 없는 글까지 기다릴 만큼 마음이 넓지 않다. 포인트가 있어야 하고 재미든 유익이든 읽는 사람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은 글쓰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진리다. 늘 읽을 사람을 생각하는 독자 지향적인 글을 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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